[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주변의 모든 것에서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무대에서 '나'를 발견한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이하 아시테지 한국본부)가 7월 21일부터 8월 2일까지 총 13일 동안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를 개최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기며,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꾸며진 이번 축제는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 마로니에 공원 등에서도 다채로운 공연과 부대행사를 만날 수 있다.

1993년 시작된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현재까지 약 130,000여 명의 유료관객과 약 45개국 해외작품들의 참가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다. 이러한 신뢰와 전통을 바탕으로 올해는 한국을 포함하여 스페인, 독일, 캐나다, 벨기에, 이스라엘, 스웨덴, 일본, 호주에 이르는 총 9개국의 우수작 13편을 초청하여 선보인다.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해마다 특정 국가의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그 국가의 주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구성한다. 어린이 관객들이 공연으로 각 나라의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축제다. 작년 덴마크주간에 이어, 올해는 한국-스페인 수교 65주년을 기념하여 '스페인주간'으로 자유로운 상상력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라 스페인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만난다.

올해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의 주제는 '무대에서 나를 발견하다!'다. 아이들이 무대의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통해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의 방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길 기대한다. 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아이들에게 경험은 즐거움인 동시에 때로는 불안과 두려움이기도 하다. 산과 들, 나무, 마을과 집, 사람들 등 주변의 모든 것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고,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자 했던 축제 메인 이미지의 주인공 장욱진 화가처럼 공감을 통한 자아발견이 이번 축제의 주요 주제다. 지식의 강요와 과도한 경쟁으로, 정작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공감을 통해 용기와 지혜를 얻는 소중한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여름,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엔 어린이들이 공연에 직접 참여해서 함께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객석에서 관람하는 공연관람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함께 연극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체험의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더불어 작품에 참여하고, 연극을 함께 만들어가면서 창작의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이다.

   
▲ '트롤손 할아버지'

캐나다 '판게아 예술단'의 '트롤손 할아버지'는 관객들이 무대의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하여, 서로 다른 생각들을 능동적으로 탐구해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라이브음악, 가면, 슬랙스틱 코미디에 즉흥연기를 더해 다양한 볼거리들이 가득한 공연이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공연되는 스페인 '시리끼떼올라 극단'의 '앙코르 ¡Hola! 기린!'은 작년 여름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서 관객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은 작품이다. 기린 3마리와 악사들의 행렬에 함께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거리극으로 무료공연이다.

한국과 호주의 합작 공연인 '디스, 댓 1'은 만2세~5세 이상의 아이들이 공연에 직접 참여해 함께 공연을 완성해가는 진정한 실험놀이극이다. 이 공연은 아이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감지해, 극에 바로 반영하는 연출기법을 통해 공연이 완성된다. 2012년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서 'Look'으로 호평받은 호주 이메지너리 극단의 작품으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최소한의 대사를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진행한다.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어린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스스로 놀이를 발견할 수 있는 공연들을 선보인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주변의 사물을 이용한 다양한 놀이방법으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무한 자극한다. 특별한 교재나 교구가 아닌,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 놀이를 발견하고,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가는 방법을 공연을 통해 함께 찾아가는 시간이다.

스페인 '시리끼떼올라 극단'의 '파피루스'는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의 공식 개막작이다. 전쟁 중에 우연히 만난 남자와 아가씨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로,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접고, 만들면서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스페인 '엘 파티오 떼아뜨로'의 '아 마노 - 손으로'는 두 명의 배우들이 점토를 빚으면서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배우들의 손끝에서 생명을 얻은 점토 물체들이 삶의 곳곳에 숨어있는 작은 실패들을 마주하면서도 결코 사랑을 잃지 않는다는 내용을 전한다. 일반관객과 더불어 평론가와 전문연극인의 찬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연극상을 다수 수상했다.

   
▲ '평강, 공주와 온달, 바보'

이스라엘 '나딘 애니마토 무용단'의 '인비저볼'은 '보이지 않는 축구공(Invisi' Ball)'으로 고요한 극장을 순식간에 왁자지껄한 축구장으로 바꾸어 놓는다. 신나는 음악과 뛰어난 유머, 풍자를 더해 독특한 무용극 언어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보이지 않는 축구공으로 무한 상상을 자극해 어른들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매우 감각적인 작품이다. '평강, 공주와 온달, 바보'는 한국 '이야기꾼의 책공연'이 창의적인 물체놀이극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붓, 빗자루, 휴지, 주전자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물들을 이용해 한 편의 연극을 완성하며,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무한 자극한다.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무대에서 나를 발견하다'를 주제로 나와 내 주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이야기한다. 요즘은 아동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대다수인데, 사실 그 내면에는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숨어있다. 공연에 등장하는 친구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가족을 통해 나와 주변과의 관계를 발견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된다.

일본 '교우게이 인형극단'의 '오모시로 인형극장'은 일본에서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4년 일본 후생노동성 사회보장국 아동복지문화유산으로 특별 추천된 작품이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인형들과 친근하면서도 창의성이 돋보이는 오브제들이 등장해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벨기에 '라이카'의 '내로우'는 동심을 간직하고 있는 키덜트들이 보아도 좋을 작품으로 작은 집을 오르내리는 커플을 통해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가 지켜줘야 하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생각들을 탐구하게 한다. 한국 '예술무대 산'의 '달래이야기'는 주인공 달래의 동심으로 바라본 전쟁이야기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일깨워준다. 한국적인 색채를 잘 표현한 무대와 인형들로 전 세계에서 극찬을 받는 작품이다. 한국무용과 마임, 그림자극과 영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관객들을 색다른 판타지의 세상으로 초대한다.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엔 다양한 명작의 인물들이 찾아와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명작의 인물과 내용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언제나 삶의 지혜와 용기를 전한다. 각 명작마다 철학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구성했다. 공연으로 재구성한 명작을 통해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 '찰리 채플린의 키드'

스페인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한국 '극단21'의 '돈키호테'로 새롭게 태어난다. 아이들처럼 엉뚱하지만, 행복한 상상을 마음에 품기를, 모든 꿈은 실천하는 순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스웨덴 '판토밈떼아뗀'의 '찰리 채플린의 키드'는 희극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찰리 채플린의 영화 '키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공연이다. 떠돌이 찰리와 버려진 아이가 만나 힘겨운 삶 속에서도 늘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전한다.

독일 '쿤스트듕어 극단'의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독일 아동청소년문학의 대가인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늙어가는 것, 영원히 사는 것과 같은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어린이들도 동화 속 이야기를 통해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슬프고도 아름다운 삶을 서정적으로 그려내 어른과 아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다.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는 세계 9개국의 우수작 13편과 더불어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축제 전 기간 마로니에공원과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에서 만날 수 있으며, 온 가족이 함께 문화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풍성하다.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선 '아시테지 프린지 스테이지'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의 책캠핑장은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그 외에도 박스를 활용한 체험놀이, 투우놀이, 국내 아동·청소년 관계자들을 프로그램 등이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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