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들이 포토 타임 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대종 배우가 소극장 공연에서 처음으로 편을 나눠 축구를 할 수 있었다고 할만큼 출연 배우들만으로도 무대가 꽉 찼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면 연극 '춘천 거기'를 꼭 보셨으면 좋겠다"

연극 '춘천 거기'는 2005년 초연 당시 관객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던 작품으로,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 출신인 김한길이 작·연출을 맡아 주목받았다. 작품은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아픈 사랑, 확고한 믿음 아래 완성되는 사랑, 솜사탕처럼 달콤하기만 한 사랑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현실에서 누구나 겪었을 법한 관계와 감정으로 솔직하게 그려낸다. 초연 1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오른 연극 '춘천 거기'는 지난 2일 프리뷰 공연을 통해 그 시작을 알렸다.

8일 오후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연극 '춘천 거기' 프레스콜이 열렸다. 한 시간여의 공연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에 이어 김대종 배우의 재치있는 진행으로 배우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프레스콜엔 김한길 연출과 박호산, 임학순, 김강현, 유지수, 전병욱 김대종, 김혜나 등의 배우가 참석해 무대를 꽉 채웠다.

▲ 김한길 연출
공연이 올해로 10주년이다.
ㄴ 김한길 연출 : 10주년이란 기간과 맞으며 공연이 올라갈 수 있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초연을 함께했던 배우들도 있고 새롭게 참여하게 된 배우들도 있다. 그 만남에 대해서도 감사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십 년 전에 썼던 작품이라 같은 사랑이고 장면이지만 이전과 해석이 달라지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다. 배우들이 해석하는 면면을 조금 더 활용하려고 애를 썼다.

이번 공연에서 특히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는지.
ㄴ 김한길 연출 : 이전 공연과 똑같아 보이지 않기 위해 달리 보이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무대 컨셉이 그동안은 십 년 전 구조랑 비슷했는데 이번 공연에선 컨셉 자체가 바뀌었다. 또, 초연 때는 극본을 처음 쓰던 당시의 마음이 배우들한테 전달되도록 노력했다면 지금은 그것을 내려놓고 배우들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방식, 누가 먼저 다가가고 다가오느냐 하는 입장이 달라졌다.

▲ (왼쪽부터) '병태' 역의 김대종, 노현우, 박기덕
작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ㄴ 박기덕 : '춘천 거기'란 작품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아름다운, 아름답지만은 않은 사랑 이야기. 개인적으로 사랑에 좀 더 집중해서 힘을 실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초연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명수' 역할을 맡았는데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ㄴ 임학순 :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연습하면서 십 년 전의 느낌이 새록새록 떠올라 좋았다. 다만, 명수와 선영이의 모습을 십 년 후에 보니까 연습 초반엔 그때 내가 뭔가를 잘 몰랐구나 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십 년 전보다 슬픈 느낌으로 다가왔다.

▲ (왼쪽부터) 박호산, 김혜나, 임학순, 유지수, 전병욱
오래전부터 '춘천 거기'에 참여하고 싶어 했다고 들었다.
ㄴ 김혜나 : 김한길 연출님 작품을 굉장히 좋아한다. 3년 전, 8년 만에 무대로 돌아올 기회가 생겨서 같이 작품을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못하게 됐다. 그때부터 공연을 다시 하게 되면 꼭 불러달라고 술만 마시면 계속 말씀드렸다. (웃음) 무대 올라올 때 떨리지 않은 공연이 처음인 것 같다. 굉장히 행복하다.

새롭게 합류했다.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ㄴ 김승현 : 대학로에서 10년 동안 공연하는 연극은 거의 없다. 좋은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 선택했다. 또, 작품이 영화로도 제작될 수 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조금은 노리고 있다. (웃음)

▲ (왼쪽부터) 송유현, 이창훈, 유민정, 김강현
본인을 있게 한 작품이라고 들었다. 다시 참여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ㄴ 김강현 : 십 년 전 배우란 칭호를 듣지 못했던 저에게 배우란 칭호를 듣게 해준 작품이다. 제가 올해로 39살인데 시간이 더 지나면 대학생 역할을 맡을 수 없을 것 같아 다시 한 번 시켜달라고 했다. (웃음) 아직 첫 공연을 못 했는데 빨리 무대에 서고 싶다.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무대 연기를 계속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ㄴ 김강현 : 무대 위에 있을 때 꿨던 많은 사람한테 사랑받아야겠단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첫 발판을 마련해준 곳이다. 무대는 정말 꿈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다. 드라마, 영화와 달리 연극은 관객과 만날 수 있단 매력이 있다. 관객들 코앞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매년 이곳에 올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 같다.

▲ (왼쪽부터) '지환' 역의 김찬형, 손용환, 김승현
유부남으로서 불륜을 저지르는 '명수'를 받아들이기 힘들지는 않았는지.
ㄴ 전병욱 : 살인자 역할을 맡았다고 꼭 살인을 해봐야 아는 것은 아니듯이 간접 경험과 주변의 일들을 보고 들으면서 캐릭터를 이해하고 있다. 같은 역할인 (박)호산 형님, (임)학순 형님은 작품에 참여하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있다. 연출님께도 많이 질문하며 괴롭히고 있다. (웃음) 이런 상태, 감정일 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인물에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전 공연과는 달리 '선영' 역할로 참여한다.
ㄴ 유지수 : 2009년에 '수진' 역할로 극에 참여했었다. 그땐 '사랑 참 어렵다'가 주제였다. 지금은 사랑에 대한 의문 자체가 주제다. 선영 입장에서 명수와의 사랑은 단순히 어려운 사랑이 아니라, 사랑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계속 그에 대해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

▲ (왼쪽부터) 김진욱, 류혜린, 박기만
'주미' 역할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ㄴ 류혜린 : 작품에 여러 사랑 이야기가 있는데 그중에서 주미와 응덕의 사랑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기운이 있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는 그런 사랑을 못 하고 있어서 무대 위에서 경험하고 있다. (웃음)

▲ (왼쪽부터) '수진' 역의 이지해, 김나미
'수진'이 다른 커플과 달리 명확한 러브라인은 없다. 섞일 듯 섞이지 않는 역할인데 어떤 느낌인지.
ㄴ 김나미 : 너무 외로웠다. (웃음) 연습 시간에 다른 배우들은 파트너하고 연습하고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하는데 수진이는 혼자 해내야 하는 대사들이 많았다. 그래서 괜히 남자친구 앞에서 대사를 들려주기도 하면서 혼자 연습했다. (웃음)

극 중 '수진'은 대사뿐 아니라 나레이션을 한다.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에 대해 배우들의 해석이 궁금하다.
ㄴ 김나미 : 나레이션 부분은 소녀라고 따로 지문이 돼 있다. 사랑에 대한 착상이나 주미의 독백 등 소녀가 하는 말들이 결국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장면들을 이렇게 보고 있고, 해석하고 있다고 나레이션을 통해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ㄴ 이지해 : 처음엔 수진이란 역할이 가볍다고 생각했다. 커플로 연기하는 부분이 없어서 쉽게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인 흐름을 모르면 연기를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연출의 입장에서 내가 정말 이 작품을 썼다면 어떻게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생각했다.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대부분 세 커플만 언급해서 서운한데 (웃음) 오히려 수진이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일하면서 썸타는 부분들을 표현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다른 역할보다 관객에게 조금 더 다가가는 입장으로 연기하고 있다.

어떤 분들이 '춘천 거기'를 보면 좋겠는지 꼽아달라.
ㄴ 송유현 : 사랑하고 있는 사람, 사랑하고 싶은 사람, 사랑이 끝나가는 중인 사람. (웃음) 모든 분이 보셨으면 좋겠다. 연출님과 배우들이 서로 사랑해서 사랑이 충만한 작품인 것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면 꼭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

ㄴ 유민정 : 사랑에 굶주리신 분들, 외로우신 분들 오셔서 좋은 기운 받고 가셨으면 좋겠다. (웃음)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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