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 루이 비통(Volez, Voguez, Voyagez Louis Vuitton)' 전시장 입구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서울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열었다. 루이비통, 샤넬, 까르띠에가 제품 판매가 아닌, 브랜드의 역사가 담겨 있는 제품들을 전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럭셔리 브랜드들은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브랜드 제품들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식하도록 한다. 이는 다른 신흥 브랜드와는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그 이름을 공고히 하고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여준다. 특히 스토리텔링 기법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시키고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특히 한국은 섬세하고 까다로운 취향의 소비자로 새로운 트렌드 및 제품 모델을 실험하기 적합한 일명 '테스트베드(실험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이 활발해 '온라인 입소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2015년에 주요 휴양지나 관광지에서 크루즈 컬렉션을 열던 샤넬이 서울로 행하면서 세계적인 영화배우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서울에 집결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다녀온 럭셔리 브랜드들의 전시는 어땠을까?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가 열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베'가 열린 디뮤지엄, 까르띠에의 '하이라이트'가 열린 서울시립미술관을 직접 다녀왔다.

▲ 가스통·루이 비통이 소유했던 모노그램 캔버스 소재의 로우 트렁크, 1906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 루이 비통(Volez, Voguez, Voyagez Louis Vuitton)' 전시회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 루이 비통(Volez, Voguez, Voyagez Louis Vuitton)' 전시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8월 27일까지 개최한다.

패션 전시의 대가로 잘 알려진 큐레이터 올리비에 사이야르(Olivier Saillard)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1854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160여 년에 이르는 브랜드의 여정을 조명한다. 아티스트 디렉터 겸 무대 세트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로버트 칼슨은 한국에 헌정하는 공간을 추가해 총 10개의 주제로 이번 전시를 구성했다. 주제별로 분류된 루이비통의 전시품들은 각 시대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특히 19세기 이후 교통수단 진화에 따른 여행 스타일의 변화를 조명하고 각 변화를 당시 루이비통 의상과 여행 가방을 통해 보여준다.

▲ 아티스트와 콜라보한 루이비통 가방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루이비통의 트렁크를 연상하는 DDP의 육중한 전시관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큰 가방과 투박하면서도 안전한 세련된 디자인. 사진과 여행의 컨셉은 루이비통의 브랜드를 가장 잘 표현한 하나의 전시관이었다. 여러 협업한 루이비통의 디자인과 예술, 게다가 한국적인 요소까지 고려한 작품 구성은 섬세함이 느껴진다. 루이비통의 광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물론 선호도는 자유다.

▲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 전경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회

샤넬이 마드모아젤 프리베(Mademoiselle Privé) 전시를 서울 디뮤지엄(D MUSEUM)에서 7월 19일까지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서 '우아한 여성들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샤넬이 브랜드 콘셉트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칼 라거펠트는 창조적인 시각으로 재해석을 통해 샤넬의 코드와 상징 및 아이콘을 대담함과 놀라움으로 담아낸다. 샤넬의 철학과 역사를 담은 다양한 조형물, 라거펠트의 오뜨 꾸뛰르 디자인, 가브리엘 샤넬이 생전에 유일하게 선보인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1932년 '비주 드 디아망 (Bijoux de Diamants)'의 리에디션, 전설적인 샤넬 N˚5 향수, 그리고 가브리엘 샤넬에 대한 비디오로 샤넬 브랜드에 대해 알아갈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전시회는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엔 휴대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시켜 벽을 비추면 증강현실(VR)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 전경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샤넬, 특히 칼 라거펠트가 재해석한 브랜드 샤넬을 여러 체험으로 느낄 수 있다. 향수 제조법부터, 직접 뜯어가는 샤넬이 중요하게 여기는 주요 패션 스케치, 최신 핸드폰을 이용한 증강현실까지, 마치 샤넬 놀이동산을 간 느낌이었다. 한편에서 상영하고 있던 샤넬 관련 영화까지도. 그런데 샤넬 그 자체 인물보다는 현재 샤넬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칼 라거펠트를 진정으로 만날 수 있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전시로 재미에 신선하다.

▲ 레이몽 드파르동, 프로방스-알프-코트 다쥐르, 알프-마리팀, 앙티브, 프랑스(좌) / 레이몽 드파르동, 노르-파-드-칼래, 파-드-칼래, 바방, 프랑스(우)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전 'HIGHLIGHTS'

'HIGHLIGHTS'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전이 8월 1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재단의 소장품을 프랑스 밖으로 처음 가져온 이번 전시는, 론 뮤익 Ron Mueck, 사라 제 Sarah Sze, 데이빗 린치 David Lynch, 레이몽 드파르동 Raymond Depardon, 유나이티드 비쥬얼 아티스트 UVA,쉐리 삼바 Cheri Samba 등 25명의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금번 서울 전시는 아시아 순회전의 첫 발자국을 서울에서 다수 한국 예술가들과의 협업으로 시작해 더욱 그 의미가 깊다. 디자인, 사진, 비디오, 패션에 이르는 다양한 전시들은 아티스트가 지닌 가장 독특하고 창의적인 세계로 대중을 인도하며 현대미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전시된 총 1500여 점의 세계적 미술품들은 1984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설립 후 50여 개국 350여 명의 예술가로부터 직접 사들인 작품들로 미술가와 과학자, 철학자, 음악가, 조각가 등 여러 분야 예술가들의 작품이 포함돼 있다. 

▲ 레이몽 드파르동, 랑그독-루시옹, 가르, 르 비강, 프랑스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까르띠에의 모든 컬렉션이 훌륭하다고 말할 순 없다.(물론 개인마다 선호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까르띠에가 이렇게 현대 미술에 관심을 갖고 소장해 오고 한국에 와서 전시를 한다는 것은 그 자세를 높게 생각하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이 가는 작가는 레이몽 드파르동이었다. 그의 보도사진 자료는 아카이빙이 되면서도 시각적으로 완벽하다. 텍스트와 노트와 결합된 부분도 어색하지 않고 눈길을 끈다. 그리고 요코오 타다노리의 인류 역사에 족적을 남긴 100인 초상화 작업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추구하는 바를 잘 보여준다. 의뢰를 받아 제작된 이 작품은 다양한 개성과 화법으로 세상에 소리치는 것과 같다.

▲ 요코오 타다노리, 113 초상 연작, 2014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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