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비정상회담' 방송 화면

[문화뉴스 MHN 홍신익 기자]'비정상회담' 김영하와 나눈 문학 이야기는 절대 '비정상'이 아니었다.

21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하가 출연했다.

김영하는 "해외여행만 가면 읽지도 못하는 책들이 가득한 서점을 찾아다니는 나, 비정상인가요?"를 안건으로 각국 비정상대표들과 세계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하는 "일본에서 하이쿠 시집을 산 적도 있다"라며 "읽을 수 없죠. 그냥 '하이쿠'구나 했다"라고 밝혔다. 

이를 들은 MC 전현무가 "심리가 뭐냐"라고 묻자 김영하는 "예를 들어 폴란드 서점에 갔다고 하자. 잘 보면 아는 작가가 있다. 그러면 이 사람들도 나와 똑같은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있단 생각에 마음이 편해진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작가로서 책 고르는 법이 따로 있냐"라는 질문에 김영하는 "읽기 위한 책을 고르는 법과, 집필용 책을 고르는 법이 따로 있다"며 "집필할 땐 주인공에 대해 깊이 연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읽고 싶어 할 책을 상상해서 읽어본다"고 말했다.

이어 "읽기 위한 책은 (여러분과) 똑같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따라가고, 작가와 친한 작가의 작품을 따라간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의 베스트셀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닉은 독특한 독일의 베스트셀러 순위로 눈길을 끌었다. 닉은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에 법과 관련된 서적이 다수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며, 독일인들의 법에 대한 높은 관심을 설명했다.
 
책 구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며 전현무는 김영하에게 "책을 자주 사느냐"고 질문했다. 김영하는 "작가는 책을 내면 보통 출판사에서 많은 책을 보내주기 때문에 살 일이 거의 없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김영하는 "자신의 책을 직접 사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영하는 "책을 사면 서점에서 주는 예쁜 유리잔이나 미니북 같은 굿즈를 많이 준다"며 "굿즈로 주는 유리잔이 너무 예뻐서 제 책을 직접 사봤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영하는 자신의 책 구절이 적힌 유리잔 굿즈의 예상 밖의 부작용을 설명했다. 그는 "(컵에 새겨진 글귀를 보면서) '이렇게 쓰면 안 되는 거였는데' 하는 생각에 술을 마시다 술이 깬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한국에서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탄생하지 않는 이유를 분석했다. 김영하는 "한국 사람들이 한국어로, 한글로 문학을 하게 된 지가 몇 십년 안 됐다"며 "또 전쟁 이후 수습하느라 제대로 한글로 소설을 쓰게 된 건 60년대 이후다. 연도가 짧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학이라는 건 그 나라가 매력이 있어야 읽는다. 알프스 가고 싶으니까 '하이디'를 읽는 거다. 한국은 거의 알려져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 문학 작품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김영하는 일본 대표 오오기로부터 "이번 신작이 우울한데 어떤 심경으로 쓴 거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김영하는 "원래 글을 쓰는 작업이라는 게 우울한 일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글을 쓰면 결과는 2년 뒤쯤이나 알 수 있기 때문에 내가 글을 잘 쓰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어 답답할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는 밝은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그는 "요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요리는 바로 먹고 바로 결과를 알 수 있어서 좋다"라고 설명했다.

녹화의 마지막. 소감을 묻자 김영하는 "과거 어학당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지금 이렇게 얘기해보니) 수업에 들어간 느낌이다. 그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좋다"라고 말했다.

한편, JTBC 비정상회담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tlslr2@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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