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사랑은 비를 타고' 출연하는 걸그룹 '마틸다' 해나, 세미 인터뷰 ①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Before Sunrise', 해돋이가 주는 기운은 늘 고요하면서도 웅장하다. 문화뉴스가 '비포 선라이즈'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역시 붉은 태양처럼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예술가다. 이들의 예술혼을 앞으로 연재를 통해 독자분들의 온몸에 전하고자 한다.

걸그룹 '마틸다'의 해나, 세미와 함께한 이야기를 꺼낸다.

2016년 데뷔해 지난 3월 18일 싱글 3집 '넌 Bad 날 울리지마'를 발표한 '마틸다'는 해나, 단아, 세미, 새별 네 명으로 이뤄진 개성 넘치는 색깔의 보컬그룹이다. 7월 방영된 '주간아이돌'에서 다채로운 개인기와 커버 댄스 등을 선보이며 '믿고 보는 예능돌'로 등극하기도 한 이들은 데뷔 1년 만에 뮤지컬에서도 존재감을 알렸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시즌4 '미리' 역으로 세미가,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선' 역으로 해나가 발탁된 것.

다만 아쉬운 점은 지난 4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가 조금 더 빨리 나왔어야 했다는 점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시즌4를 지난 27일로 마무리짓고, 새로운 캐스트와 새로운 극장으로 시즌5를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유니플렉스 2관에서 오는 9월 3일 해나의 공연을 끝으로 폐막한다.

시종일관 밝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웃으며 한 이야기들이기에 더 안타까워보일 수도 있지만, 둘의 진지한 태도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마틸다'가 앞으로 보여줄 것들이 더 많아 보인다.

두 사람의 뮤지컬 데뷔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선 작품 공연 중인 소감이 듣고 싶다.

ㄴ 세미: 저는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미리' 역을 맡고 있다. '세미'라는 이름으로 처음 하는 뮤지컬인데(해나: 세미는 어릴 때 가족 뮤지컬을 한 적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 영광이다. 너무 뻔한 말 같다(웃음). 재밌게 잘하고 있고 즐겁다.

ㄴ 해나: 저는 '위대한 캣츠비'에서 '선' 역을 맡은 해나다. 첫 뮤지컬인데 좋은 분들과 함께해 즐겁고 많이 배우면서 하고 있다.

연기 자체가 처음이더라. 두 시간 동안 계속 작품에 등장하는 건 3분의 음악방송과는 다른데 어렵지 않았나.

ㄴ 해나: 당연히 처음엔 어려웠다. 하지만, 연출님부터 많은 언니 오빠들이 도와주셨다. 잘 안 알려주실 법도 한데 물어보는 것마다 정말 많이 알려주시고 응원과 격려해주셨다. 두 시간 동안 공연하는 무대에 적응할 때까지 이끌어주셔서 처음보단 더 많은 것을 신경 쓸 수 있는 타이밍인 것 같다. 어렵지만, 늘 열심히 하고 있다.

 

배우는 공연하며 무대 위에서 성장하기도 한다. '위대한 캣츠비'는 페어가 다양해서 더 변수가 많을 텐데.

ㄴ 해나: 아직 첫공을 못 한 페어도 있다. 제 생각엔 하운두는 끝날 때까지 못 하는 조합도 생길 것 같다. 어차피 대사는 한 마디 뿐이지만(웃음). (당신의 캣츠비는 여기 없습니다. 돌아가세요) 그 대사다.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선'들이 그 대사를 강력히 밀었다. 초연에선 없던 대사였는데 추가한 거다.

'선'끼리 의견도 같이 내고,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

ㄴ 해나: 이야기도 많이 하고, 서로 사랑 이야기를 꺼내며 작품 이야기도 많이 했다. 제가 힘들어서 찡찡거리면 몰래 와서 모니터도 해주시고 가시고, 도움 많이 받았다(웃음).

그럼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가족 뮤지컬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ㄴ 세미: 스무 살 때 좋은 계기로 '허풍선이 과학쇼'라고 성남아트센터에서 크게 한 작품이다(*2015년 1월 9일부터 2월 1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씨어터에서 공연). 제가 '마리 퀴리'였다(웃음). 공연 중에 암전됐을 때 단 위에 몰래 올라가 서있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저기 누구 올라간다! 다 보여!"하고 소리치고 그랬다(웃음). 아이들 상대로 연기하기 어렵더라. 제가 했을 때 잘 된 편이어선지 그 후로도 계속 공연 중이더라.

 

유니플렉스 2관은 관객과 정말 가깝지 않나? 앞 열 관객은 얼굴이 다 보이겠더라. 동양예술극장도 마찬가지다.

ㄴ 해나: 저는… (세미 보며)넌 보여?

ㄴ 세미: 저는 공연이 끝나가지 않나.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다. 처음에는 안 보였는데 관객이 조금 적은 날에 아는 사람이 오면 살짝 민망할 때가 있더라. 그래서 멀리 본다.

ㄴ 해나: 유니플렉스 2관도 가깝지만, 객석이 한 3분의 2정도부터 까맣게 보여서 멀리 보려고 한다. 워낙 감정이 중요한 작품이라 모르는 사람이어도 눈이 마주치면 확 깨지더라. 스스로 멘탈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아이돌이고 가수기에 음악 무대는 대부분 규모가 크기에 관객과 조금이라도 더 눈을 맞추며 공연하는 게 습관이 됐다. 무대 크기에 따른 소통 방식의 차이도 있더라. 가수와 배우의 차이도 느꼈다.

그런 차이도 있고 노래 발성 등에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어떤 편이었는지.

ㄴ 해나: 많이 달랐다. 전 오직 가요, 실용음악만 했기에 말하며 가사를 또박또박 부르고 감정도 어색하지 않게 전달해야 한다. 발성이 다르더라. 고음이든 저음이든 말하듯 앞으로 내뱉어야 한다. 내 기교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 인물이 말하려는 걸 정확히 전달하는 게 중요하니까 그 차이를 좁히는 데도 오래 걸렸다. 처음 연습 때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일부러 어떻게 부르라고 하진 않지만, 다른 선배들 사이에 있으니 제가 들어도 너무 다르더라. 그래서 많이 보고 듣고, (유)주혜 언니 많이 괴롭혔다(웃음).

ㄴ 세미: 저는 오히려 앨범 녹음 때도 뮤지컬 같이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 어려움보다는 연기 쪽이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미리' 역의 경우 체력적으로도 힘들다.

ㄴ 세미: 앨범 활동 중에는 밥을 안 먹고도 하루 종일 스케줄을 뛰었다. 그런데 '미리'는 밥 없이는 못하겠더라(웃음). 밥 못 챙기고 공연장에 오면 하다가 픽 쓰러지면 어떡하나 걱정됐다.

ㄴ 해나: 저도 며칠 전에 다이어트를 시작해볼까 하고 처음으로 공연 전에 식사를 안 했는데 힘이 안 실리니까 대사에서도 실수가 나더라. 그래서 중간에 급하게 먹을 거 없나 찾아보고 그랬다. 두 시간을 무대 위에서 버티려면 밥을 먹어야 하더라.

서로 공연을 본 적 있는지.

ㄴ 세미: 제가 '사비타' 오디션 합격 후에도 언니랑 같이 시즌3을 보러 갔었다. 제 공연도 보러왔다.

'위대한 캣츠비' 쇼케이스 때도 멤버들이 왔던 것 같은데.

ㄴ 세미: 언니 나올 때마다 엄청 시끄러웠을 거다(웃음).

ㄴ 해나: 뿌듯했다(웃음). 저희가 좀 주책이다. 멤버 다 같이 '사비타' 보러 갔을 때도 커튼콜에서 눈물이 막 나더라. (세미: 저는 안 우는데 언니들이 우는 거다) 너무 장하더라. 매일 넷이 하다가 혼자 가서 당당히 잘 해내고 있으니까...

반대로 동생이 보는 언니는 어땠는지.

ㄴ 세미: 언니가 저보다 삶의 경험도 많고, 친구 중에 뮤지컬도 하니까 다 잘 알고 안 힘들어할 줄 알았다. 그런데 작품 들어가니 저한테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더라. 공연 외에 사람 대하는 태도처럼 작은 일까지도 물어봤다. 그런데 첫공을 보러 갔더니 '에이 괜히 걱정했네' 싶었다. 너무 잘하더라.

ㄴ 해나: 사실 저랑 세미는 같은 학교(서울예대)인데 제가 실용음악, 세미가 연기 전공이다. 연기로서는 선배기도 하고 뮤지컬도 먼저 시작했다. 친구들보다도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멤버다. 또 잘 알려주고 같은 처지를 공감해주기도 했다. 제가 연습을 시작하니까 새삼 먼저 이 길에 혼자 뛰어든 동생이 무척 대견하더라.

 

'위대한 캣츠비'는 '캣츠비'의 시선 위주로 극이 흐르기에 '선'의 행동은 좀 미스터리하지 않았나? 10년도 넘은 작품이라 감성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어 보인다.

ㄴ 해나: 웹툰을 오디션 준비하며 처음 봤는데 제가 좀 옛날 감성인지 밤새며 너무 재밌게 봤다(웃음). 후속작인 '아름다운 선'까지 다 봤다. 원래 강도하 작가님은 '페르수'가 아니라 '선', '캣츠비', '하운두'를 주요 인물로 이야기를 그리려고 했다고 하셨다. 그러다가 '페르수'가 생겼고 '선'의 이야기를 더 담기 위해 '아름다운 선'을 그렸다고 들었다. 웹툰을 볼 땐 그냥 독자의 마음으로 막 누군 나빴네. 누군 착하네. 누군 답답하네 하면서 즐기며 봤다. 그러다 연습을 들어가니까 첫날엔 인사만 한다고 들었는데 바로 테이블 작업을 저녁까지 꽉 채워 하더라. 원래 뮤지컬은 이런가 싶었다. 그런데 (위대한 캣츠비를)이야기하면 할수록 어려웠다. 저희가 원작에 비해 재해석된 장면들이 많은데 만약 다음에 '위대한 캣츠비'가 공연되면 또 다른 재해석이 들어갈 것 같다. 이게 사랑 이야기니까 정답도 없고, 수많은 '각자의 사랑'이 있지 않나. 그래서 극이 올라가기 직전까지 계속 대사가 바뀌었다. 정말 많은 작업이 들어갔고, '선'이 처음에는 철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름다운 선'을 보니 어떤 인물인지 조금은 공감됐다. 그런데도 '선'의 입장에서 보면 '캣츠비'가 너무 미울 텐데 어떻게 저런 사랑을 할까? 싶어서 '선'이 위대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랑은 늘 변하지 않나. 그래서 어떤 날은 이해가 안 돼서 '캣츠비'가 미웠다가 어떤 날은 '그래서 그랬겠지'하고 고개를 끄덕이고(웃음). 그래서 '선'끼리 이게 가장 가까울 거야. 이게 선의 마음일 거야 하면서 길을 찾아갔다. 저는 '위대한 캣츠비'가 그래서 더 재밌는 것 같다. 볼 때마다 인물의 감정도 다르고, 인물을 맡은 배우가 달라질 때마다 감정이 다르다.

뺨 때리는 장면도 상당히 난해할 것 같다. 배우마다 감정이나 생각이 달랐을 것 같은데.

ㄴ 해나: 오히려 그 부분은 딱 의견이 모인 게 처음엔 저도 '뭐야 얘는' 이랬다(웃음). 관객께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 '캣츠비'에게 처음으로 이야기하는 거다. '우리 이래도 되는 사이니까 내게 마음의 문을 열어'라고. 그래서 이 장면은 '우리가 표현을 잘하면 불편하지 않게 관객들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정말 잘해야겠다' 싶었다. 관객들도 다행히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 많이 웃으면서 봐주시기도 하고. 저희도 밝게 표현하려 했다.

[비포선라이즈] "소중한 '마틸다', 뮤지컬로 업그레이드" 해나, 세미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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