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문화 人] 성악 전공생이 뮤지컬 배우가 되기까지…배우 강성욱 인터뷰 ① 에서 이어집니다.

 

뮤지컬 '뉴시즈'에서부터 뮤지컬배우로서 존재감을 나타냈던 것 같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 뮤지컬 '베르테르'가 끝났는데, 바로 '뉴시즈' 오디션 정보가 떴더라. 기간이 정말 딱 맞았다. 어떤 작품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서 바로 오디션에 들어갔다. 작품을 쉬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엄청난 댄스 뮤지컬이더라. 춤이 정말 자신 없는 사람이다. 오디션 때 몇 가지 춤 동작 알려주셨는데 그 자리서 솔직하게 데이비드 스완 연출가에게 말씀드렸다. '뮤지컬 경력이 많지 않아 춤춰본 적 거의 없다. 그래서 여기서 춤을 보여드리기는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라고. 꼭 춤을 춰야 하는 오디션이면 돌아가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춤 대신 노래와 연기만 보여 달라고 하시더라. 연출가가 춤추지 않는 역할이 하나 있는데 그 역할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 그 작품서 유일하게 나만 춤이 별로 없다(웃음).

원캐스트로 출연하다 보니 공연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 사건 사고가 꽤 잦았다. 나는 아역을 데리고 다니는 역할이었다. 아역들도 오랜 기간 공연이 지속되니 편해져서 애드리브를 하더라. 아역들 역시 배우이다 보니 끼가 있더라(웃음). 한 번은 아역의 애드리브를 듣고 당황해버려, 대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적이 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원래 대본에 있는 대사가 아니라 이상한 말을 만들어냈는데 경수(배우 서경수)가 그걸 재치 있게 받아쳐 주더라. 고마웠다. 경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동생이지만 닮고픈 점이 많다. 

 

최근 다수의 뮤지컬 배우들이 JTBC '팬텀싱어'에 출연하며 노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욕심나지는 않는지?

└ 어렸을 때 성악을 전공하긴 했지만, 군대 다녀오고 시간이 점점 지나다 보니 목이 많이 상했다. 성악 전공할 당시의 고운 목소리가 나오기 힘들다. 관리를 못한 제 탓이다. 그래서인지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 나갈 자신이 없다. 부담감이 굉장한 것 같다.

주변 배우 중 '팬텀싱어'에 출연한 배우들 꽤 있다. '여신님'에 같이 나오는 배우 정휘와 윤소호는 시즌 1에 나왔었다. 얘기 들어보면 엄청 힘들었다고 하더라. 곡을 매주 준비해야 하고  생방송도 있으니 엄청난 연습량이 엄청나다고 하더라. 시즌 2에도 뮤지컬 배우들 많이 나온 것 같더라. 뮤배들 승승장구하길!

 

15년부터 올해까지 '팬텀', '베르테르', '뉴시즈', '경성특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짧은 기간 내에 뮤지컬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배우 강성욱의 강점이나 매력이 있다면?

└ 잘 모르겠다(웃음). 뮤지컬계에서 이게 강점일지 모르겠으나, 늦게 데뷔한 탓에 내 또래 배우들보다 신선함이 있지 않나 한다. 내 또래인 선배 배우들은 거의 20대 초반부터 활동해 경험이 많다. 그리고 작품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이미 뮤지컬계에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나는 아직 데뷔한 지 3년 차이다. 또래 배우 중 3년 차 배우는 거의 없다. 그런 데에서 오는 신선함이 있지 않나 한다. 

 

얼마 전 종영된 채널A '하트시그널'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프로그램의 기본 축은 '추리게임'이지만, 시청자들은 참가자들의 러브 라인이 리얼리티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게 됐다. 이중 무엇이 리얼이었고, 무엇이 설정(연기)이었나? 우리는 이 프로그램에서 강성욱의 어떤 모습을 진짜라고 알아야 할까?

└ 모르겠다. 다른 친구들의 속까지는 내가 읽지 못하니 모든 걸 분명히 말씀드릴 수는 없다. 사실 처음에는 '뭔가 설정을 해야 되나',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 있는 남자 캐릭터를 생각해야 되나'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100%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을까 싶더라. 그래서 '첫날 분위기 좀 보고 캐릭터 만들어볼까'라 생각하며 임했다. 

그런데 한 달이라는 기간을 같이 살다 보니, 더구나 카메라 수십 대가 익숙해져 버리니 '설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무너지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내 모습이 그대로 나온 것 같다. 나중에는 설정 자체를 잊고 심지어는 카메라가 편해졌다. 촬영임에도 평소에 쓰던 은어들이 많이 나올 정도로 정말 편해졌다.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설정이냐는 질문에는 '거의 다 진짜였다'는 대답이 맞는 것 같다.

단, 이거 하나는 틀리다. 사람 많은 장소에서 주도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지금 연습실에서도 그렇고 평소의 나는 그렇지 않다. 특히 연습실에서는 선배님들이 계시다 보니 주도적이기보다는 조용한 편이다. 심지어 '내성적'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다. '여신님' 감독님도 나를 내성적이라 말씀하셨다. 

근데 '하트시그널' 내에서는 나라도 말을 해야 될 것 같더라. 초반 다른 출연자들은 배우 등의 대중에게 노출되는 게 당연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윤경이(배윤경)도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촬영 초반에는 데뷔 전이었으니까. 그래서 처음 '시그널 하우스'에 들어갔을 때 굉장히들 어색해했다. 나는 그게 힘들고 불편하더라. 그래서 의도적으로 말을 더 하기는 했다.

 
 

치솟는 인기에 방송뿐 아니라 공연 쪽에서도 섭외 연락이 많이 올 것 같다. 올해 강성욱을 또 어느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까?

└ 우선은 공연 쪽에서 섭외 연락들이 들어왔다. 하지만 우선 '여신님'에 집중하고자 한다. 1월 말까지 4개월 동안 공연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더블캐스트로 출연한다. 거의 하루 쉬고 하루 공연하는 상황이다. 아직 다른 공연을 겹쳐 할 정도의 여유 있는 배우가 아니라, 지금은 여기에 열심히 집중하기로 했다. 다른 공연 섭외들은 죄송하지만 거절한 상태다.

방송 쪽에서도 연락 많이 올 텐데?

└ 방송 쪽에서도 연락이 온다. '하트시그널' 끝나고 바로 방송 계속하면 좋을 것 같았지만, 사실 본업에 목말라 있는 상태였다. '하트시그널' 하면서는 바빠서 무대에 거의 오르지 못했다. 방송 끝나고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고, 이제 간만에 본업에 들어왔으니 여기에 전념하고자 한다. 사실 이번 '여신님' 연습이 스케줄이 굉장하다. 지금까지 작품 중에서 가장 스케줄이 타이트하다. 집중하지 못하면 못 따라갈 것 같다. 방송은 숨 고르고 있는 상태다.

팬들에게 한 마디

└ '하트시그널' 통해 저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은 이번 '여신님' 무대를 보러 오시면 좋을 것 같다. 그곳에서의 강성욱과 비슷한 모습을 보실 수 있는 작품이다. '하트시그널' 전에 계약한 작품임에도 우연찮게 캐릭터가 비슷하다. 눈치 없고, 푸드덕대는(웃음). 그런 느낌이 여신님에도 있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하고 있다. 

'주화'는 밝고 따뜻한 친구다. 그리고 제 못 추는 춤도 함께 보실 수 있다. 주화가 춤을 공부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요즈음에는 왈츠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못 추는 춤이기 때문에 귀엽게 보이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기대하지는 않으셨으면(웃음). '강성욱치고는 많이 노력했네' 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장소=댄디스시, 므농]

key000@mhns.co.kr 사진ⓒ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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