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生] 2017년 명예회복 원년 다짐한 BIFF "앞으로 BIFF 존폐 불신 없다"
  • 석재현
  • 승인 2017.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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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
▲ ⓒ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1996년부터 줄곧 달려오면서 22번째를 맞이하는 한국영화제의 큰 형인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의 최근 행보는 살얼음 그 자체였다. 지난 2014년 '다이빙벨' 상영에 당시 정치권에서 개입해 취소하라는 압력을 넣은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해촉하는 등 한국영화계의 큰 축제로 손꼽혔던 BIFF는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BIFF를 보이콧해야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 영화제 전체가 타격을 입었고, 이러다 BIFF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며 존폐위기까지 걱정해야할 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2015년과 2016년 BIFF를 무사하게 치렀고, 22살 영화제의 성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안팎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2017년, BIFF는 올해를 기점으로 명예회복에 나섰다. 

11일 오후 제22회 BIFF를 알리기 위한 공식 기자회견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지던트 호텔 슈벨츠 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엔 BIFF 초청작 상영과 영화제 개요 및 프로그램 발표, 영화제 관련 질의응답, 그리고 개막작인 '유리정원' 소개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 그리고 개막작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과 배우 문근영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번 BIFF에 상영작들이 소개되었다. 이번 BIFF는 개막작으로는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그리고 폐막작으로는 대만의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이 선정되어 BIFF 역사상 최초로 개·폐막작으로 여성 감독의 작품이 상영되기도 했다. 이외 갈라 프레젠테이션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세번째 살인'과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마더!' 등 4편, 뉴 커런츠 부분에 10편 등이 소개되었다.

▲ ⓒ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BIFF 김동호 이사장은 "故 김지석 부위원장 타계를 비롯해 영화계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선을 다해준 강수연 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입을 열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지난  2015년에 개최를 못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처음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위기는 점점 심해져, 개최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아직도 영화계에 해결되지 못한 부분도 많다. 이 불신이 더이상 있으면 안되겠다고는 일념으로, 앞으로 계속 치러야 한다는 책임으로 올해 BIFF를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위원장을 향한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BIFF를 끝으로 동반사퇴하겠다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당연히 두 사람을 향한 첫 질문은 동반사퇴 이후, BIFF의 방향이었다.

강 위원장은 "정확하게는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떠안고 있고, 집행위원장으로서 책임지고 올해 영화제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대중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 것이 안타깝고 이번에는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앞으로도 영화제를 개최해야한다고 생각하기에 올해 BIFF를 책임진 후에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 ⓒ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현재 여러 영화 협회들의 보이콧에 대해 "크게 변화한 것은 없다. 하루아침에 어떤 일로 쉽게 바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행스럽다면 PGK(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는 철회했고, 여성영화인협회는 유보결정을 했다는 점이다. 영화계 모든 이들이 BIFF에 대한 애정과 BIFF를 지켜야 한다는 다른 표현이기에 잘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이사장은 부임한 이후, 현재까지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오랫동안 미뤄왔던 BIFF 정관개정을 7월 23일에 비로소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민주적·독립적·자주적으로 정관 개정해 영화제를 맞이하는 것으로 내가 해야 할 1차적인 역할은 다 했다. 주위에서 영화제가 끝난 다음에 사퇴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사퇴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동반사퇴에 대해 "현 정관상으로 후임 문제는 이사장이나 집행위원장은 여기 두 사람 포함한 18명으로 구성된 이사 총회에서 선출하기로 되어있다. 나와 강 위원장이 물러나더라도 이사총회 중 최연장자가 임시 의장 혹은 이사장 역할을 직무대리 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년에도 BIFF는 차질없이 잘 운영될 것"이라 대답했다.

이사회 구성에 대한 질문에 "이사회는 부산 현지인 대표 9명과 서울 영화인 대표 9명으로 구성된다. 부산 쪽 대표는 행정부 영향을 받는 이들이 아니며, 개인 자격으로 이사를 선출해서 위촉된다. 행정부시장이 명단에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다. 그 외 상공회의소나 교육감, 후원회 회장, 대학총장 등이기에 행정부의 이익단체나 대표하는 의사가 투영될 수 없다"고 정리했다. 

이번 BIFF 개최 준비에 화두가 되는 예산 문제에 대해서 강수연 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걱정을 많이 끼쳐드렸던 부분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4억 8천만 원이 증액되었다. 예년 대비 본 예산 112억에서 4억 8천만 원 증액된 사안이다"며 공개했다.

올해 BIFF 출품작 구성이 중국과 일본에 치우친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강 위원장은 "예년보다 작품이 편중되어 보일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없다. 세계 영화계 흐름을 반영했을 뿐이며, 지역별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없다. 오로지 프로그래밍은 수준, 예술성 등 각 파트별로 선정했고, 그와중에 중국과 일본 작품이 많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 ⓒ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사퇴를 결정하기까지 과정에 대한 질문에 김동호 이사장은 "내부 간 문제도 사퇴의 원인 중 하나라 생각한다. 2012년에 발생했던 회계상 착오가 지금 와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때는 나나 강 위원장이 없었을 때다. 그 일이 현재까지 불거졌다면 영화제를 이끌어가는 책임자 입장에서 책임지고 물러나는 게 이사장 혹은 집행위원장의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건,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억지로 모셔왔고, 거의 못하게 될 뻔했던 상황에서 단독 집행위원장으로서 영화제를 어렵게 이끌어 나오다가 5, 6월 경부터 소통이 안 된다는 이유로 그가 그만둬야 하는 지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강 위원장이 그 화살이 본인에게 향하고 있기에 즉시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했기에, 결국 둘이 함께 물러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 함께 그만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사퇴 시기를 이번 BIFF가 끝난 후로 잡은 것은 올해 영화제가 제대로 열릴까 하는 불신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3년 내내 나에게는 매일매일 위기였고, 불안감에 나 자신도 시달렸으며 주위에서도 많은 걱정을 해주었으나 덕분에 오늘날 이렇게 22회 BIFF를 맞이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3년 내내 위기 속에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사항도 많았고, 운영과정에서 바꿀 수 있는 여유도 없었다. 그렇기에 내부 직원들의 마음고생에 여태껏 말할 기회가 없었고, 당연히 불만을 가졌을 것이다. 어떤 이유이든 집행위원장인 내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아직 BIFF 준비가 덜 마쳤다. 원만하게 치러야 BIFF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불신을 안 가져줬으면 좋겠다.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 ⓒ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두 사람을 향한 질의응답이 끝난 후, BIFF 개막작인 '유리정원'에 대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영화 소개에 앞서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은 "이 자리에 오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안타깝다. 몇 년 전 한 집단 때문에 BIFF를 일궈왔던 분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그 후 많은 일이 생겨 마음이 무거웠다. 22살이 된 BIFF가 앞으로도 '유리정원'이 내세우는 공존가치처럼 계속 생명력을 갖고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2015년 '사도' 이후 2년 만에 '유리정원'으로 복귀한 문근영은 "이전에 BIFF에 여러 번 참석한 적은 있지만, 내 작품과 함께 참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매우 기쁘고,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재연'에 대해 그는 "그동안 접해본 적 없는 인물이라 매력적이었고, 깊게 빠졌다. 촬영 내내 재연으로서 살았고, 재연으로 사는 동안 행복했다. 오히려 촬영이 끝나고 재연을 향한 감정들이 남아서 힘들 정도로 행복하게 사랑했다"며 촬영 소감 또한 밝혔다.

▲ ⓒ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근영을 섭외하게 된 계기에 대해 신 감독은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눈에 반했다. '유리정원'은 여러 가지 극단적인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는데, 문근영의 눈을 보고 확신을 했다. 눈동자로 감정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런 부분들이 엄청 좋았다"며 문근영의 연기를 칭찬하기까지 했다.

'유리정원'을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신 감독은 "극 중에서 많은 숲이 나온다. 재연이라는 과학도와 세상의 루저로 비춰지는 소설가 두 사람이 꿈과 이상이 현실에 의해 좌절을 겪는데, 이들을 위로하는 게 숲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는 관객들이 힐링을 얻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한편, 올해 22번째를 맞이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75개국 298편이 5개 상영관에서 상영되며, 제니퍼 로렌스와 아오이 우유, 대런 아로노프스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올리버 스톤 등 동·서양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10일간 열릴 예정.

▲ ⓒ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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