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pjg5134@mhns.co.kr

▶ 공연메모
극단 앙상블의 김진만 작 연출 보석보다 찬란한
- 공연명 보석보다 찬란한
- 공연단체 극단 앙상블
- 작 연출 김진만
- 공연일시 2017년 9월 15일~10월 1일
- 공연장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 관람일시 9월 16일 오후 3시

[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극단 앙상블의 김진만 작 연출의 <보석보다 찬란한>을 관람했다.

김진만(1969~)은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국문학과 출신으로 예술의전당 공연예술아카데미 극작 평론 수료, 세종대학교 문화콘텐츠 대학원 졸업, 서울예전 교수, 성균관대,국민대 강사, 제35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배우공모 대상 수상, 제4회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특별상 수상, 제37회 서울연극제 2관왕 수상, 2인극 페스티벌 총감독, 딴짓축제 총감독, ITI세계극예술협회 한국ITI국제페스티벌위원장, 2인극 페스티벌 집행위원장, 현재 극단 앙상블 대표다.

<시집가는 날> <산타가 된 눈사람> <춘향전> <우중산책> <닐리리 맘보> <회심곡> <패러디 판타지아> <큐빅스 대모험> <집으로> <판도라의 날씨상자> <뮤지컬 국내성> <노인과 바다> <킬리만자로의 눈> <다목리 미상번지> <HOLE> 등을 발표 연출한 배우 겸 작가이자 연출가다.

무대는 건축용 널빤지인 패널(panel)을 제조하거나 재생시키는 작업장이다. 패널(panel)은 순수한 우리말로는 거푸집이라 부른다. 거푸집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일정한 형태나 크기로 만들기 위하여, 굳지 않은 콘크리트를 부어 넣어 원하는 강도에 도달할 때까지 양생 및 지지하는 가설 구조물을 일컫는다. 배경의 흑색 커튼 사이로 등퇴장 로가 있고, 그 앞 커튼은 조명효과에 따라 안쪽의 풍경이나 사람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커튼 좌우로도 등퇴장 로가 있고 커튼외곽을 돌아 들어가거나 나올 수도 있다. 무대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는 탁자와 의자 그리고 확성기가 있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방송을 한다. 상수 쪽에는 건축자재나 폐기물을 쌓아놓고, 못뽑이와 망치로 재생작업을 한다. 배경 상수 쪽에는 계단식으로 패널(panel)을 쌓아 후에 그 위로 올라가 건설사무소의 사무실로 들어가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마라톤 경기가 펼쳐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친구들이 응원을 하고 그 중 한명이 우승을 한다. 친구들이 기뻐하며 장끼자랑을 하듯 노래를 부르면서 잔치마당이 벌어진다.

장면이 바뀌면 친구 한명이 새로운 건축소재를 개발해 건설회사와 거액의 계약을 했노라고 알리면 함께 개발에 참여한 친구들이 축하하고 기쁨을 함께 나눈다. 다시 장면이 바뀌면 그중 한 친구가 그 신건축소재를 계약금을 세배나 주는 건설회사에 이중으로 팔아, 먼저 계약을 한 친구는 이중계약자로 고소되어 교도소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세배의 이익금을 챙긴 친구는 건설회사의 사장이 되어 떵떵거리며 지내고 승승장구한다. 그 뿐 아니라 소시 적부터 사귀던 처녀에게 아기를 배도록 하고는 그녀 곁을 떠난다.

세월이 흐르면 건축용 널빤지 거푸집을 제조 재생시키는 작업장에 교도소에서 출소한 청년이 등장한다. 청년은 이 작업장에서 일을 하면서 생활을 꾸려나가는 듯싶다. 그런데 이 집의 자재로 건물을 짓는 건설회사 사장이 바로 이중계약을 해 친구를 곤경에 빠뜨린 인물이고, 배신한 친구와 보조를 함께한 친구가 건설감독관으로 등장을 하는가 하면, 배신자에게 버림받은 처녀는 실성한 상태가 되어 등장을 한다. 물론 출소한 친구는 처녀를 가엾게 여기고 끌어 안아주지만, 처녀는 배신자의 이름만을 부르고 찾을 뿐이다.

여기에 복선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명목으로 땅장사를 하려는 마을 회장이 등장을 하고, 방송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위해 마을사람들이 궐기할 것을 독려한다. 건설감독관이 그와 함께 일을 벌인다. 교도소에서 출감한 친구와 마을회장은 첫 대면부터 충돌을 일으킨다.

그러나 회장은 충돌을 매끄럽게 피하면서 건설회사 사장과 결탁한 일을 벌여나간다. 작업장에서 일을 하는 노인들과 출감한 청년의 인간적인 대화와 술자리가 펼쳐지고, 실성한 처녀의 행태가 점점 발광하듯 변해 출감청년의 마음을 더욱 아프고 안타깝게 만들지만, 정작 배신자인 건설회사 사장은 과거 동료나 처녀를 의식조차하지 안하는 듯싶다.

한편 밤이 되면 출감한 청년은 작업장에 남모르게 등장해 건설회사 건물 사무실 가까이 널판을 층층이 쌓아 올린다. 사무실 가까이까지 높게 쌓아올리고 돌아가면, 잠시 후 작업장의 노인 한사람이 등장해 청년이 쌓은 걸 모두 다시 내려놓는다.

다음날 다시 내려진 널판을 보고 출감한 청년은 아연실색을 한다. 청년은 그날 밤 다시 쌓아올리고, 잠시 후 노인은 다시 나타나 그걸 다시 내려놓고, 그러기를 되풀이 하다가 청년은 결국 쌓아올리기를 성공시킨다. 이중계약을 한 서류를 찾아내어 진실을 밝히려는 의도인 듯싶다.

그런데 마을회장과 건설감독관이 널판을 딛고 올라가 사무실에 침입을 한다. 물론 그 전에 방해가 될까봐 실성한 처녀를 결박해 방에 가두어 놓고 일을 벌인다. 건설감독관도 바로 옛 친구 중 한사람이라 그런 건설회사 사장의 배신과 비행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이중계약서류를 찾아내어 공개를 하겠다는 협박으로 금품수수를 하려는 목적인 듯싶다.

침입한 두 사람이 서류를 찾아냈는지 출구로 나오려는 순간, 감금당한 방에서 뛰어나온 처녀의 부르짖음이 폭발하듯 크게 들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모여들 기미를 보이니, 두 사람은 황급히 출구에서 나와 사라져버린다.

출소한 청년은 자신이 공개하지 않아도 건설사 자장의 비행을 두 사람이 공개할 것으로 믿는지, 두 사람을 쫓아가지 않고 부르짖던 처녀가 거리에 나둥그러진 곳으로 다가가 처녀를 일으켜 안아 조심스레 등에 업는다. 그리고 아빠나 엄마가 아기를 업듯 처녀를 업고 달래며, 어둠속을 한 발자국 한발자국 튼튼한 모습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장용석이 출감한 청년, 김미란이 실성한 처녀, 박정순이 박씨 아저씨, 김효배가 윤씨 아저씨, 맹봉학이 마을회장, 이계영, 이동준, 이영민, 윤차연, 김연진, 김희경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은 물론 정확한 대사와 감정전달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감동을 창출해 낸다.

 

협력프로듀서 이훈희, 슈퍼바이저 조정민, 조연출 김효신, 조명 오택조, 디자인 안미령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앙상블의 김진만 작 연출의 <보석보다 찬란한>을 장기공연을 해도 좋을 친 대중적인 감성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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