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1983년 하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가?

세계청소년축구에서 한국이 4강에 올랐다는 사실, 대한항공 007편이 소련 상공에 격추되어 탑승객 269명이 전원 사망했던 안타까운 소식(작품에도 직접적인 영상을 통해 등장한다) 등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는 KBS의 이산가족 찾기 특집 생방송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지난 겨울,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던 이 장면은 요즘 들어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방송이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이 방송은 지난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138일에 걸쳐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어 기네스북에도 오른 세계 최장 생방송이었다. 또한, 지난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진행됐다.

이러한 시점에 뮤지컬 '서울 1983'은 6.25 전쟁으로 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네 명의 자식과 친정 동생을 키우기 위해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 돌산댁의 인생을 그려낸다. 돌산댁과 가족들의 주 무대는 1950년도, 1983년도 아닌 1968년이다. 왤까? 그 이유를 공연 현장에서 확인해보자.

   
▲ 뮤지컬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엔 수많은 이산가족들의 인적사항이 적혀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이름 '양백천'.
   
▲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해 서울이 탈환되자 북한군은 퇴각하면서 양민들을 포로로 잡아간다.
   
▲ 이 중에 '돌산댁'(나문희)은 울부짖으며 끌려가는 남편 '양백천'(박인환)과 생이별한다.
   
▲ 그렇게 시간은 18년이 흐르고, 1968년. '돌산댁'은 '일식', '이식', '삼순', '사식'의 네 자식과 친정동생을 키우며 어렵게 살아간다.

   
▲ 하지만 이들은 '돌산댁'에게 큰 아픔을 남겨준다. 친정동생 '춘삼'(박성훈)은 전쟁 통에 한쪽 팔을 잃고 술과 도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 첫째 아들 '일식'(주성중)은 고시공부를 하지만, 시험에 낙방하면서 고시공부를 한다. 그러나 시험에 낙방하면서 어머니와 가족의 기대가 부담스럽다.
   
▲ '일식'은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아무리 시험을 잘 봐도 합격 되지 않아요. 아무리 공부해도 소용없다고요"라며 현실을 원망하며 술집을 드나든다.
   
▲ 둘째 아들 '이식'(박원진)은 주먹질을 일삼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를 조직에 끌어들이려던 '나이아가라 클럽' 사장 '독고장'과 항상 충돌한다.
   
▲ '독고장'(원유석)은 '이식'에게 "그 주먹 솜씨를 가지고 고작 8군 PX 물건 장사라니? 푼돈에 놀아나지 말고 내 밑으로 들어와서 일해"라고 회유하지만, '이식'은 거부한다.
   
▲ 한편, 가수가 꿈인 셋째 '삼순'(유미, 가운데)은 동네 노래자랑에서 입상할 정도의 실력이 있다. '삼순'은 '안개'를 열창한다.
   
▲ 그러나 이를 본 '독고장'은 '삼순'이 '이식'의 친오빠임을 알고, 음모를 계획한다. 그리고 '나이아가라 클럽'에서 일하면 가수를 시켜주겠다고 제안한다.
   
▲ 그리고 넷째 '사식'(신대성)이는 악극 배우인 아버지를 닮아 작곡을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한다.
   
▲ 이처럼 '서울 1983'은 상연시간의 절반 이상을 이 시기에 할애하면서 '돌산댁'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 대한 헌사를 남긴다.

   
▲ 어느덧 시간은 흘러 1983년이 된다. 대한민국을 울음바다로 만든 이산가족 찾기에 나선 '돌산댁'은 신의주에 남편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접한다.
   
▲ 그리고 압록강 국경에서 갈대숲 속에 마주선 '돌산댁'과 '양백천'은 30여 년의 세월 끝에 재회하게 된다.
   
▲ 과연 이 둘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오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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