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양덕원 이야기' 중 어머니의 대사

   
 

[문화뉴스] "올라들 가. 느 아버지 죽으면 연락할게."

위독하시다는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내려온 자식들. 그러나 아버지는 가족들의 바람대로 금방 떠나시지는 않았다. 자식들은 그 날 이후에도 위독하시다는 소식에 몇 번이고 고향집에 내려온다. 3시간이면 갈 것 같다던 아버지는 세 달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병상에 누워 계신다.

자식들은 모일 때마다 옛 추억을 꺼내어 본다. 삼남매의 이야기보따리는 도란도란 즐겁게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아버지의 죽음을 놓고 유산 및 묘지 문제 등으로 갈등의 소리가 높아져만 간다. 날선 소리들이 오가며 고함이 난무하는 가운데, 방에서 아버지를 지키던 어머니가 나와 자식들에게 소리친다. "올라들 가. 너희 아버지 죽고 난 후 연락할게"라고 말이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몇 번이고 머나먼 고향집을 달려온 것이었건만, 결국 이날 이후 자식들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정말 돌아가신 이후에야 찾아뵙게 된다.

'양덕원 이야기'는 실제적인 대화로 가득하다. 특히나 남매 간의 대화와 이웃 간의 대화는 실제로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할 정도로 실감난다. 자식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엄마는 이내 답답하고 애통한 마음을 한 대사로 표현하는데, 관객들은 이때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싸우고 있는 남매의 모습을 객석에서 제삼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게 됨에 따라, 이들의 싸움을 지켜봤을 엄마의 심정을 헤아리게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엄마가 던지는 뼈아픈 대사는 어디서 들어본 적 있었던 것처럼 실제로 있음직한 대사였기 때문에, 더욱이 가슴이 아려온다.

  * 연극 정보

   - 연극 제목 : 양덕원 이야기

   - 공연날짜 : 2016. 1. 8 ~ 1. 31.

   - 공연장소 : 대학로 예술마당 2관

   - 작, 연출 : 민복기, 이상우

   - 출연배우 : 강신일, 정석용, 박지아, 이지현 등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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