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폐막 이틀 앞두고 마지막 공연 기대
정형일 Ballet Creative,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 최수진댄스, 유회웅 리버티홀 등 다각도에서 발레 맛볼 수 있어...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6월 15일,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시작으로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예술의전당)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통해 한국의 여러 발레단이 대중들 앞에 소개되고 있다. 그 중 6월 24일(목)부터 25일(금)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 정형일 Ballet Creative의  <Two Feathers>와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In your Sleep>을 관람했다.

정형일 Ballet Creative의 'Two Feathers' , 흑조와 백조의 대립과 조화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정형일 Ballet Creative의 'Two Feathers' , 흑조와 백조의 대립과 조화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정형일 Ballet Creative의  <Two Feathers>는 <백조의 호수>속 백조와 대립된 대상인 흑조. 빛과 어둠은 선과 악을 상징하며 무한히 무대에 올랐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그 색깔에 대해 재해석했다. 백조의 뒤에 숨어있던 인간의 속성에 대해 고민했고, 흑조의 외면 속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선은 악이 있음으로 구분되며 악은 선을 헤친다. 누구도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선악의 공존과 혼란스러움을 <Two Feathers>의 발레를 통해 풀어냈다. 

 'Two Feathers' ,긴장감 속 서로를 주장하는 두 무용수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Two Feathers' ,긴장감 속 서로를 주장하는 두 무용수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결국 그들이 입은 색은 온전히 그들의 전부를 표현할 수 없다는 의도를 무대에 드러냈다. 백조를 표현하는 무용수도 흑조를 표현하는 무용수도 의상의 색만 다를 뿐 그 내막은 이분될 수 없는 삶의 고뇌를 지니고 있음을 연기해주었다. 

 'Two Feathers', 밀고 끌어 당기기를 반복해 서로의 경계를 풀어갔다. / 사진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Two Feathers', 밀고 끌어 당기기를 반복해 서로의 경계를 풀어갔다. / 사진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인류는 자신의 색깔을 찾기 위해 극단적인 욕망을 앞세우고 목 끝까지 차오르는 열망을 채우기 위해 끝없는 이데아 속을 걸어간다. 우리는 그 속에서 보이는 것에 의존하고 맹신하며 지내온 것은 아닐까? 흑을 ‘악’으로 정의하기보다 여느 때처럼 찾아온 저녁, 나의 존재를 깨우치게 하는 그림자로 볼 수도 있는 것처럼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시선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Two Feathers>는 결국 발레 본인이 발레를 통해 만든 대립을 깨고 새로운 영혼의 탄생을 바라게 했다. 이는 발레의 현 상황을 비판적인 태도로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도 말해주는 것 같았다. 

15분의 휴식 후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In your Sleep>을 이어 관람했다.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In your Sleep', 해먹을 이용해 잠을 표현, 극대화 함.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In your Sleep', 해먹을 이용해 잠을 표현, 극대화 함.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어렴풋이 들었는데, 정말 공연이 시작되고 잠과 사투를 벌이다가 잠에 빠지는 한 남자 무용수가 등장한다. 실제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무용수가 발레와 현대무용의 조합으로 표현했는데, 관객들을 숨죽이게 하고 집중력을 고조시키는 데에 한몫했다. 이후  EDM으로 된 음향이 계속해서 나왔다. 귀를 찌르는 듯한 일정한 음으로 관객들에게 최면을 거는 듯하기도 했다. 

'In your Sleep'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In your Sleep'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바쁜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잠’이 유일한 도피처이고,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 잠에서 깨어나면 잠자고 있던 잠시 동안의 기억으로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곤 하는 점에서 어쩌면 그 잠깐의 기억이 이 현실에서의 유일한 도피처가 될 수도 있을 것을 공연을 통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수많은 ‘잠’ 속에서 펼쳐졌던 꿈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꿈’에서 나는 가끔 동심을 얻는다고도 생각했다. 초현실주의자가 되어서 모든 것을 이루는 듯 했지만, ‘꿈’조차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In your Sleep' , 꿈속에서 보여주는 두 남녀무용수의 절제된 호흡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In your Sleep' , 꿈속에서 보여주는 두 남녀무용수의 절제된 호흡 / 사진 =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제공

무대는 ‘꿈’에 대해서 바쁜 걸음을 멈추고 기억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레 겁먹지 말고 행복했던 꿈을 꿨을 때 그 꿈으로 며칠을 버티기도 하는 것처럼, 우리들의 마음에서 순수했던 꿈을 다시 찾아보고 기억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제11회대한민국발레축제는 6월 29일(화)부터 30일(수)에 마지막을 장식할 최수진댄스의 <register_시작의 시작>과 유회웅 리버티홀의 <NO NEWS> 두 공연을 앞두고 있다. 

최수진댄스의 <register_시작의 시작>은 동양적인 한국의 감각이 발레와 만나 관객들에게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회웅 리버티홀의 <NO NEWS>는 국립발레단의 단원으로 활약했던 유회웅의 지휘 속에 변질되어버린 사회문제를 발레를 통해 다루고 관객들과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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