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나, 임혜영·김려원과 윤세리 役 출연
"'네가 손예진을?' 반응에 당황...이제는 그냥 받아들여요"
"드라마 열혈 애청자...귀한 감정들이 매력인 작품"
'사랑의 불시착', 오는 11월 13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국내외 인기를 얻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창작 뮤지컬로 제작, 초연되고 있다. 드라마 주연을 맡은 배우 현빈과 손예진이 실제 부부의 연을 맺으며 더욱 주목받은 작품이다. 자연스레 뮤지컬에서는 누가 현빈과 손예진 역을 맡을지 관심이 쏠렸다. 그 주인공 중 한 명은 뮤지컬배우로서 꾸준히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나하나다.

나하나는 손예진이 연기한 윤세리 역을 맡았다. 톱클래스 배우이자 인기스타가 했던 역할이니 당연히 부담감이 컸을 터. 그러나 그는 "그냥 새로운 뮤지컬의 윤세리를 맡았다고만 생각했다"며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전 그냥 한 작품의 하나의 캐릭터라고만 생각하고 했어요. 근데 주변에서 다들 '네가 손예진을 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때서야 '아, 내가 손예진 선배님 역할을 하는구나' 자각하고 당황스러웠어요. 전 그냥 새로운 뮤지컬의 윤세리를 맡았다고만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주변에서 놀리면 '네 그렇습니다' 하고 받아치고 받아들여요(웃음)"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윤세리는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다. 북에서 맞이하는 위기 속에서 그를 지켜주는 북한 장교 리정혁과 사랑에 빠진다. 나하나는 그런 윤세리에 대해 "배우가 연기할 때 재밌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의 세리는 차갑고 자기중심적이지만 관계에 대한 외로움과 공허함이 있어요. 근데 북한에서는 사랑스러워요. 순수하게 그를 바라봐주는 북한 사람들 덕에 세리의 진짜 모습이 발현되는 것 같아요. 또 애절한 사랑을 경험하고 인간적으로도 성장하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성이 변화해요. 그런 모든 서사가 있는 캐릭터는 만나기 참 어렵거든요. 배우로서는 탐이 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예요"

매번 본방사수를 할 정도로 드라마 애청자였다는 나하나. 뮤지컬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는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봤다"며 기대했다고 한다. 캐스팅 이후에는 창작 초연작이라는 점과 맞물려 더욱 애정을 쏟았다. 어떤 점이 그렇게도 매력적이었을까. 그는 "감정들이 참 귀하다"라며 극중 인물들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랑의 불시착' 안에 있는 사랑이 너무 순수하고 귀한 것 같아요. 리정혁의 사랑이 특히 귀하잖아요. 자기 사랑을 어필하거나 자랑하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희생하죠. 세리를 통해 리정혁이 생기를 얻기도 하고요. 그래서 전 항상 정혁한테 해준 게 없다는 생각에 울컥해요"

"극 중 북한 사람들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서단의 사랑도 너무 슬프고요. 북한여성으로서 가진 무뚝뚝함과 애잔함. 그런 것들이 세리랑 대비되면서 더욱 슬퍼요. 또 북한은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호기심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유쾌하게 잘 풀어낸 것도 매력인 것 같고요. 심각하게 다루기보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식으로 다뤄진 것들요"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16부작의 분량 안에 담긴 러브스토리가 2시간 안팎의 뮤지컬로 재구성됐다. 서사도, 캐릭터도 축약되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배우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 숙제였다.

"많은 부분이 축약됐기에 하나의 신에서 모든 걸 설명해야 해요. 정말 리얼한 감정으로 집중도 있게 보여주지 않으면 관객이 극의 흐름이 따라가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어요. 감정도 극대화해서 써야 하고. 에너지도 그렇고. 부드럽게 넘어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드라마에선 충분히 설명되니까 대비가 확실한데, 뮤지컬은 그 시간이 짧으니까 캐릭터 잡기가 어려웠어요. 초반부에 성공한 기업인으로서의 도도한 이미지를 보여줄 시간이 좀 짧아요. 그걸 가지고 북한에 넘어가면 극적인 상황이 잘 안 다가올 수 있어요. 그래서 도도한 이미지는 나중에 서울에 갔을 때 보여줄 기회로 삼고자 했죠. 1막에서는 북한에 떨어진 캐릭터로 쭉 가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천방지축 엉뚱 발랄하게. 대비가 돼야 성장도 보이고 하는 건데, 그게 좀 고민이었죠"

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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