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로 이어진 인연 '말할 수 없는 비밀'
문제아와 모범생의 로맨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짝사랑 도와주기 작전 '나의 소녀시대'
[문화뉴스 임효정 기자] 누구에게나 학창 시절의 첫사랑은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첫사랑을 다룬 청춘 영화는 그 시절의 향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주며, 큰 감동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대만의 청춘 영화에는 손꼽히는 명작이 많다.
첫사랑이 가지는 의미와 청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만의 멜로 영화 3편을 소개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 (2007)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중화권의 인기 가수 주걸륜이 각본, 감독, 주연을 전부 맡은 작품으로, 그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감독이 본인의 첫사랑의 기억을 토대로 제작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법한 영화다.
피아노에 천부적 재능이 있는 주인공 샹륜(주걸륜)은 예술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학교를 둘러보던 샹륜은 신비로운 멜로디가 나오는 오래된 음악 연습실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샤오위(계륜미)와 마주한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빠르게 가까워진 두 사람 사이에는 애틋한 마음이 싹트고, 샹륜은 샤오위를 더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학교에 잘 나오지도 않고 툭하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샤오위는 비밀이라고 일관하며 자신에 대해 잘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샹륜은 샤오위에게 음악 연습실에서 만나자고 쪽지를 보내는데 이를 같은 반 여학생인 칭이(증개현)가 잘못 받게 된다. 모범생인 칭이는 점점 샹륜에게 다가간다.
결국 샹륜과 칭이는 실수로 입을 맞추게 되고, 이를 목격한 샤오위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음악 영화로도 유명하다. 피아노 연주가 샹륜과 샤오위를 이어주었고,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사랑을 나누게 된다. 주걸륜이 직접 연주한 영화 속 피아노 배틀 장면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다.
또한 풋풋한 첫사랑에 예상치 못한 반전을 더한 판타지 로맨스는 보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올해의 대만 영화상을 포함 3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흥행과 작품성 부문에 전부 인정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첫사랑의 추억에 젖어들고 싶다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감상해 보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1)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소설가 구파도의 감독 데뷔작으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감독의 자전적인 첫사랑을 소재로 제작된 작품으로, 영화의 무대는 감독의 모교이며 당시 교복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한다. 또한, 남녀 주인공 이름도 감독의 본명과 첫사랑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말썽을 자주 일으키는 17살 소년 커징텅(가진동)과 그의 친구들은 학교 모범생 션자이(천옌시)를 좋아한다.
션자이가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아 안절부절못하던 순간, 자신의 교과서를 건네준 커징텅은 그녀 대신 벌을 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션자이는 커징텅에게 매일 숙제를 내주며 특별 감시를 한다. 이후 모범생 션자이과 문제아 커징텅 사이의 거리는 점점 좁혀진다.
대입 시험이 끝나고, 커징텅과 션자이를 비롯한 모든 친구들은 다른 학교로 진학하며 흩어진다.
대학 생활 중에도 커징텅과 션자이는 자주 연락하며 지내지만, 마음과 달리 두 사람은 자꾸만 어긋난다.
게다가 커징텅이 용기 내서 한 고백에 션자이는 대답하지 않고, 두 사람은 15년 후 다시 만나게 된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대만 영화 사상 최단기간 1억 타이완 달러 수익을 거뒀고, 당시 사회 현상에 가까울 정도의 인기를 얻었다.
사실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커징텅이 서둘러 결혼식에 가자는 친구들의 말을 들으며, 1994년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과거를 추억하는 영화답게, 그 시절의 대만과 연관되는 모티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또한 영화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15년 후 재회한 첫사랑과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감상해 보자.
나의 소녀시대 (2015)
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프랭키 첸 감독의 데뷔작으로, 저예산으로 제작했지만 엄청나게 흥행하며 중화권의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의 첫 장면은 반복된 야근과 남자친구와의 다툼에 지친 여자 주인공이 옛 일기장을 꺼내며 시작된다.
유덕화의 열렬한 팬인 평범한 여고생 린전신(송운화)은 학교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전교회장 오우양(이옥새)을 짝사랑하고 있다.
어느 날 린전신은 일주일 내로 누군가에게 보내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다는 행운의 편지를 받게 된다.
그녀는 오우양을 괴롭히는 학교의 문제아 쉬타이위(왕대륙)의 가방 안에 몰래 행운의 편지를 넣지만, 눈치 빠른 쉬타이위는 이를 금세 알아차린다.
이를 계기로 쉬타이위는 린전신을 못살게 굴지만, 투닥거리며 붙어 다니던 이들은 어느새 가까워져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짝사랑을 돕는다.
서로의 짝사랑을 밀어주는 작전을 하며, 린전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쉬타이위를 좋아하게 된다.
'나의 소녀시대'도 과거 첫사랑을 회상하는 영화로, 90년대의 추억을 환기시키는 요소가 많다. 학교, 롤러장, 문구점 등의 배경은 물론 카세트테이프, 연예인 책받침, 삐삐 등의 소품은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나의 소녀시대'는 약 4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대만 역대 흥행작에 이름을 올리고, 대만 청춘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쉬타이위 역할을 맡은 왕대륙은 '나의 소녀시대'를 통해 중화권 스타로 급상승했고, 린전신 역할을 맡은 송운화 또한 큰 인기를 얻었다.
학창 시절로 돌아가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첫사랑을 떠올리고 싶다면, 영화 '나의 소녀시대'를 감상해 보자.
앞서 소개한 세 영화에는 첫사랑뿐만 아니라 사랑을 통한 성장, 도전 등 다양한 청춘의 면모가 담겨있다.
또한, 순수함을 담은 첫사랑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우리에게 의미 있던 추억을 회상하게 만든다.
누구나 자신의 첫사랑에 있어서는 주인공이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를 감상하며 그 시절 첫사랑의 추억에 잠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