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이수현 기자) 고양시 경로당이 숲에서 치매 예방과 공동체 회복의 길을 찾고 있다.

고양시 160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진행된 숲 치유 프로그램 ‘경로당 마을숲 친구들’이 지난 3월부터 시작돼 10월까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사과나무의료재단이 산림청 녹색자금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주관한 이 프로그램은 대한노인회 덕양구지회, 일산동구지회, 일산서구지회의 협력을 통해 상반기 100개소, 하반기 60개소 경로당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프로그램에는 산림치유사, 숲 해설사, 보조활동가 등 20명이 함께했다. 가까운 마을숲에서 걷기, 명상, 놀이, 대화 등으로 구성된 활동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참가자들은 “숲에서 친구들과 웃고 대화하다 보니 우울하고 외로웠던 마음이 사라졌다”, “숲 놀이와 명상 덕분에 삶이 다시 활력을 찾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상반기 프로그램의 성과를 바탕으로 9월부터 이어진 하반기 일정은 고양시 정발산과 호수공원에서 주 2회, 총 8회기 과정으로 진행됐다. 특히 55세 이상 일반 시민도 함께 참여하면서 세대 간 교류의 장도 마련됐다.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사후 건강측정과 인지검사,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스트레스 지수 감소, 정서 안정, 인지 기능 유지·개선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일부 그룹은 구강미생물 검사까지 시도해 치매예방 연구의 가능성을 열었다.

고양시에는 1050곳의 경로당이 있다. 한국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경로당은 단순한 여가 공간을 넘어, 노년층 건강관리와 공동체 복원의 중심축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러한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사과나무의료재단 관계자는 “올 한 해 숲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경로당이 단순한 여가공간을 넘어, 치매예방과 건강관리의 중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향후에는 이 모델을 고양시 전역과 타 지자체로 확산시켜 더 많은 노년층이 숲의 치유력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사과나무의료재단

문화뉴스 / 이수현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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