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들, 도열 거수 경례…사망·실종추정 4명 매몰
붕괴 5호기 인접 타워 해체 본격화…효율적 수색 위해

9일 오전 소방 당국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 생존해 구조를 기다리다가 끝내 숨진 김모(44) 씨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이다. 사진은 김씨 시신 수습 직후 구조대원들이 도열해 김씨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9일 오전 소방 당국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 생존해 구조를 기다리다가 끝내 숨진 김모(44) 씨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이다. 사진은 김씨 시신 수습 직후 구조대원들이 도열해 김씨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40대 매몰자가 끝내 숨진 채 9일 수습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붕괴된 보일러 타워 5호기의 원활한 수습을 위해 인접한 4·6호기 해체를 위한 발파 사전 작업이 본격화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5분쯤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김모(44)씨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이고, 김씨가 사망 판정을 받은 지 약 54시간 만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 2분쯤 보일러 타워가 무너질 때 매몰됐으며, 약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이 팔이 낀 채로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됐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은 빽빽하게 얽힌 철재 구조물의 추가 붕괴 위험 때문에 김씨에게 바로 다가가지 못했다.

당시 김씨는 대원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의식이 또렷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구조대는 접근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김씨에게 진통제를 제공하기도 했다.

구조대는 구조물 제거가 여의치 않자 바닥의 흙과 자갈을 파내며 조금씩 다가가는 방법까지 동원하는 등 총력을 쏟았다.

보도에 따르면 소방당국이 한때 "곧 구조가 가능할 듯하다"는 기대를 드러낼 정도로 진전이 있었지만, 구조는 쉽지 않았다. 2차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장애물을 제거하며 조금씩 김씨와 가까워졌지만 지난 7일 오전 4시쯤 김씨의 움직임이 멈췄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오후 발전소 내부에서 보일러 타워 4·6호기 발파 사전 작업을 위해 고소작업차가 투입돼 타워 외부를 살피고 있다. 보일러 타워 6호기의 취약화 나머지 작업이 이날 이뤄진다. 울산 연합뉴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오후 발전소 내부에서 보일러 타워 4·6호기 발파 사전 작업을 위해 고소작업차가 투입돼 타워 외부를 살피고 있다. 보일러 타워 6호기의 취약화 나머지 작업이 이날 이뤄진다. 울산 연합뉴스

구조대는 미처 팔이 다 빠지지 않은 김씨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김씨는 끝내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현장에서 의료지원을 하던 의사는 53분 뒤에 사망 판정을 내렸다.

김씨의 시신이 수습된 직후 구조대원들은 두 줄로 도열해 김씨에게 거수경례로 예를 표하며 구조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매몰된 총 7명 가운데 사망자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사고 현장에는 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이 아직 매몰돼 있다.

한편 4·6호기 해체가 완료되면 매몰자 수색을 위해 5호기 잔해를 들어내는 작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효과적인 작업을 위해 당초 확보해둔 700t급 등 대형 크레인 대신 소형 크레인과 굴삭기 등으로 잔해를 고정해 절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thecenp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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