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살 때 82만원, 팔 때 71만원

 

(문화뉴스 이수현 기자)  9일, 국내 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의 국제 금 시세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원/달러 환율의 이중 압력을 받고 있다. 주말 간 국제 시장 데이터가 반영된 국내 금 소매가격은 1돈(3.75g)에 81만 원을 훌쩍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마감된 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0.60% 상승한 온스당 4,000.9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사적인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4,000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전례 없는 금값 랠리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 금값 '4000달러 시대' 연 이유: 미 금리 인하 기대감

국제 금값의 폭등은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11% 수준으로 하락(안정)하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 역시 99.55 수준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이 오는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90%를 상회한다.) 금리 인하는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의 매력도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 중동 및 러시아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해진 것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국내 금값 더 비싸... '킹달러' 아닌 '원화 약세'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부담은 더욱 크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 마감 기준 1,461.5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금값은 '국제 금 시세 × 원/달러 환율'로 책정된다. 국제 금값이 올라도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하면 국내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지금은 두 가지 상승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최악의 조합'이 발생한 셈이다.

환율 급등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7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달러로 환전해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금시세 전망... "단기 변동성, 장기 강세"

금값이 역사적 고점에 도달함에 따라 단기적인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한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 추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의 장기적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국제 금 시세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이번 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진정되며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지가 금값의 단기 변동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화뉴스 / 이수현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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