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티아트센터, 한불 창작 프로젝트 ‘부글부글 증후군’ 전시로 성 불평등과 여성 내면 회복 조명
현장감 더한 다큐-설치 작품…네온사인 ‘가부똥제’로 사회적 억압 시각화

‘화병’의 예술적 재해석…옴블린 레이, 부산서 여성의 분노를 말하다 / 사진=부산문화재단
‘화병’의 예술적 재해석…옴블린 레이, 부산서 여성의 분노를 말하다 / 사진=부산문화재단

(문화뉴스 주민혜 기자) 부산문화재단 홍티아트센터가 지난 1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프랑스 출신 작가 옴블린 레이의 개인전 '부글부글 증후군(Le syndrome de la cocotte-minute)' 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프랑스 간 예술 협력 프로젝트 ‘빌라 부산’의 세 번째 프로그램으로, 2024년 ‘Ghost&Found’, 2025년 ‘AFTERLIFES’에 이어 마련됐다.

옴블린 레이는 9월부터 부산에 머물며 새로운 작업을 준비했다. 작품에서는 한국 사회의 ‘화병’ 문화와 성 불평등, 여성의 내면적 회복을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 및 설치예술로 풀어냈다. 주로 광안리 해안 등지에서 부산 여성들과 나눈 실제 대화와 기록이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

‘화병’의 예술적 재해석…옴블린 레이, 부산서 여성의 분노를 말하다 / 사진=부산문화재단
‘화병’의 예술적 재해석…옴블린 레이, 부산서 여성의 분노를 말하다 / 사진=부산문화재단

전시장에는 사주를 보는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 해변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여성, 인어 이미지를 활용한 설치작품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히, 작가는 ‘가부장제’와 ‘똥’을 결합한 신조어 ‘가부똥제’, 그리고 프랑스의 ‘Cocotte-Minute(압력밥솥)’라는 단어를 네온사인으로 제작해 사회 구조 속 억압된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옴블린 레이는 “화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 분출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적인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히며, 화병이 단순히 잊힌 병이 아닌 여성들의 몸과 마음에 남아 있는 현실을 강조했다.

‘화병’의 예술적 재해석…옴블린 레이, 부산서 여성의 분노를 말하다 / 사진=부산문화재단
‘화병’의 예술적 재해석…옴블린 레이, 부산서 여성의 분노를 말하다 / 사진=부산문화재단

본 프로젝트에는 비디오 아티스트 Jeremy Tate와 사운드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인 Quentin Coulon 등 국내외 예술가가 함께 참여했다. 또한 부산 시민들과의 만남과 협업을 통해 현장성을 더했다.

홍티아트센터는 이번 전시를 마지막으로 올해 입주작가 릴레이전 '파도는 기슭에 도달할 수 있을까'를 마무리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총 8회의 입주작가전과 2회의 기획 전시가 열리며, 약 4천 명의 시민과 예술가가 참여해 예술 창작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부산문화재단

문화뉴스 / 주민혜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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