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힘에는 큰 책임 따라…공동 목표 달성 기대”
中서해구조물엔 “방치시 비정상적 행동 굳어져”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한국이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확보시 "그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말했다.
커들 총장은 지난 14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한국 원잠이 중국 억제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도 상당 부분 중국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전략적 계산에 포함돼야 할 요소"라며 "미국은 동맹과 함께 협력해 핵심 경쟁적 위협인 중국 관련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도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디젤잠수함은 잠항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 추적에 한계가 있다. 핵잠수함의 연료공급이 허용되면 우리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척 건조해 한반도 동·서해 방어에 투입할 수 있고 미군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원잠 필요성을 설명했다.

커들 총장은 이날 북한의 해군력 증강에 대해서는 “미국에 위협이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한국이 원잠을 자국 주변 해역에서 운용하고, 그 환경에서 한국 잠수함과 함께 우리가 활동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미 해군 잠수함전력사령관 등을 지낸 커들 총장은 한국의 원잠 추진에 "한미 양국 모두에게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미국이 한국과 파트너로서 여정을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커들 총장은 인터뷰에서 최근 서해 구조물 등 중국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해선 "이런 행태를 방치하면 시간이 갈수록 비정상적인 행동이 정상으로 굳어질 위험이 있다"며 일정한 선을 넘으면 한국과 함께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이나 한국군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그는 "강대국 간 충돌이 생기면 '전력 총동원'에 가까운 상황이 된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 될지 말할 순 없으나 분명히 일정한 역할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커들 총장은 한국 내에서 미 해군 전투함을 건조하는 문제에 대해 "규제로 인해 복잡한 문제이지만, 저는 이 문제를 계속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커들 총장은 이번 방한 기간에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체들의 조선소를 직접 방문하며 인력과 시설을 확인했다.
커들 총장은 올해 별세한 부친이 6·25전쟁 참전용사였다는 사실도 공개하며 "한국은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나라"라며 "부친께선 생전에 한국에서의 경험을 매우 따뜻하게 기억했고, 한국 국민에게 받은 환대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라고도 전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thecenpen@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