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 장관, 거제 찾아 장영실함 등 시찰…김희철 대표 직접 안내
'산업·경제적 타당성' 심층 검토 돌입…인도 시기 결정적 변수

(문화뉴스 이기철 기자)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의 수주를 향한 경쟁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사업 결정권을 쥔 캐나다 고위 인사가 한국을 찾아 건 역량을 확인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ISED) 장관이 24일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을 찾아 잠수함 건조 역량을 면밀히 점검했다. 캐나다 주요 정부 인사의 거제 방문은 지난달 30일 마크 카니 총리와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부 장관에 이은 행보다.
졸리 장관은 최근 진수된 장영실함 내부를 둘러보고 ‘장보고-Ⅲ 배치-Ⅱ’를 비롯한 잠수함 건조 역량을 살펴봤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등 경영진이 직접 안내하며 잠수함을 소개했다.
이번 방문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실무 책임자인 졸리 장관이 후보 업체의 생산 역량을 검증하는 차원이라고 한화오션은 설명했다. 졸리 장관은 지난 8월 한화오션의 최종 경쟁자인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사업장을 방문한 바 있다.
캐나다 정부가 이번 CPSP 사업을 단순한 무기 획득을 넘어 캐나다 산업 발전, 공급망 구축, 안보망 재확인 등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졸리 장관은 특히 산업부 장관으로서 잠수함 사업에서 정비 계약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캐나다에 경제적 이득을 최종 선택의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종 사업자는 캐나다 기업들을 공급망과 일부 제조망에 포함시켜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이는 캐나다가 잠재 후보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산업기술경제적 타당성을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캐나다 정부는 최근 한화오션과 TKMS에 CPSP 사업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전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제안서 제출 기한은 내년 3월 초까지다. 카니 총리는 이와 관련 “잠수함은 태평양뿐 아니라 해빙 아래에서도 수주간 잠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삼면의 연안에서 전천후로 기동할 수 있는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CPSP 사업은 기존의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향후 십수년 동안 새로운 잠수함 12척으로 교체하는 최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 규모가 60조원에 이른다. 특히 잠수함의 은밀성을 극대화할 한국의 배터리 기술도 세계적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캐나다는 1998년 영국으로부터 빅토리아급 중고 잠수함을 여러 척을 도입했으나 현재 운항 가능한 것은 한 척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사업자는 내년에 결정될 전망이다. 결정의 관건은 초도 잠수함의 인도시간이다. 첫 참수함은 늦어도 2034년, 두번째는 2036년, 세번째 2037년까지 인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번 방문은 사업이 본격적인 경쟁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면서 "한화오션은 캐나다 해군의 작전 요구조건을 충족할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캐나다가 원하는 속도, 규모, 기술 이전, 공급망 구축을 실행하고 캐나다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문화뉴스 / 이기철 기자 thecenpen@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