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회 그래미 어워즈의 주인공은…MAMA는 어떠한가?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 김수영 panictoy27@mhns.co.kr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문화뉴스] 매년 2월 미국에서는 전 세계 대중음악인들의 축제이자 시상식 중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가 열린다.

2월 15일에 열릴 예정인 그래미 어워즈를 앞두고 이미 지난해 12월 7일 58회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들이 발표됐다. 후보에 오른 뮤지션들에 대한 인지도와 그들의 음악이 다시 재조명되기 시작하면서,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지 아니할 수 없는 그래미 어워즈의 권위를 많은 사람이 다시 한 번 실감하기도 했다.

그래미 어워즈의 주인공을 만들어내는 NARAS

1959년부터 시작된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과 영국의 팝 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 라틴 음악, 가스펠 등 광범위한 음악 분야의 수많은 음악인에게 상을 수여한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사람들은 바로 미국 레코드 예술 과학 아카데미(Nation Academy of Recording Arts & Science : 줄여서 흔히 NARAS 라 부른다)의 회원들이며 이 NARAS라는 단체는 회장인 닐 포트나우(Neil Portnow)를 중심으로 음악 프로듀서, 작곡가, 엔지니어, 그리고 각종 음반산업과 관련된 수많은 분야의 기술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닐 포트나우는 매년 그래미 어워즈에 직접 참석하여 미국 대중음악의 발전과 그래미 어워즈의 권위, 그리고 음악과 예술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의 또 다른 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 비해
대중성과 상업성보다는 음악성과 예술성, 실험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

단순히 많이 팔린 음악만을 시상하지 않고 대중성보다는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에 조금 더 표를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뜻하는 예술성에 관한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애매모호한 그래미 어워즈의 수상 기준에 대해 논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슈퍼스타들의 환상적인 라이브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그래미 최대의 실수

매년 그래미 어워즈의 라인업은 마치 최신 트렌드의 모든 것이 함축된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뮤지션들을 한날한시,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보는 대중으로 하여금 살아있는 대중음악 역사에 함께할 수 있다는 뿌듯함과 자랑스러움마저 들게 한다.

당대 최고의 가수들과 프로듀서들, 엔지니어들과 각 분야의 음악인들이 참석하여 무대를 함께 만들고 즐기기도 하며 까마득한 선후배 가수들이 함께 노래하거나, 각기 너무나 다른 장르의 영역에 있기에 좀처럼 한 무대에서 보기 힘든 뮤지션들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재즈계의 거장인 토니 베넷(Tony Bennett)과 레이디 가가(Ladt Gaga), 그리고 톰 존스(Tom Jones)와 제시 제이(Jessie J)의 콜라보레이션, 리한나(Rihanna)와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그리고 비틀즈의 살아있는 전설인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한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는 모습, 그리고 1970년대에 데뷔한 아트록의 최고봉인 ELO(Electric Light Orchestra)와 2011년에 데뷔한, 아직 신인의 냄새를 풍기는 에드 시런(Ed Sheeran)이 무대를 함께 연출하는 등의 신선한 조합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은 그래미 어워즈가 자랑하는 최고의 강점이자 아시아의 그래미 어워즈가 되고 싶은 MAMA가 배워야 할 점이기도 하다.

또 그래미 어워즈에서 연출되는 모든 무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100% 라이브로 연출된다. 여기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관계되어 있다.

1990년에 열린 제3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밀리 바닐리(Milli Vanilli)라는 가수가 신인상을 거머쥐고 난 이후에 밀리 바닐리의 프로듀서였던 프랭크 패리언(Frank Farian)은 밀리 바닐리가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을 단 한 곡도 직접 부르지 않았던 립싱크 가수였다는 것을 폭로하며 그래미 어워즈에서의 밀리 바닐리의 무대 역시 립싱크였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 그 이후로는 모든 무대가 '절대 라이브'로 변신하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토니 베넷(Tony Bennett)과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함께 부른 'Cheek to cheek'

58회 그래미 어워즈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지난 57회 그래미 어워즈의 진정한 위너는 샘 스미스(Sam Smith)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그래미의 본상이라 불리는 상의 종류는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올해의 앨범상(Album of the Year), 올해의 레코드상(Record of the Year), 올해의 노래상(Song of the Year), 그리고 신인상(Best New Artist)부문이다. 작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샘 스미스는 'In The Lonely Hour'앨범과 'Stay with me'라는 곡으로 올해의 앨범상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부문의 본상과 더불어
최우수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57회 '그래미의 남자'가 되었다.

58회 그래미 어워즈에 최다 노미네이트된 뮤지션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총 11개 부문 후보로 오르며 마이클 잭슨이 가지고 있던 '그래미 어워즈 최다 노미네이트'기록(1984년, 12개 부문 노미네이트)을 잇게 됐다. 각 본상의 후보들을 살펴보며 과연 누가 그래미 어워즈의 역사적인 주인공이 될지 예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싶다.

제 58회 그래미 어워즈 노미네이트 명단

Record of the Year
"Really Love" D’Angelo and the Vanguard
"Uptown Funk," Mark Ronson featuring Bruno Mars
"Thinking Out Loud," Ed Sheeran
"Blank Space," Taylor Swift
"Can’t Feel My Face," the Weeknd

Song of the Year
"Alright," Kendrick Lamar
"Blank Space," Taylor Swift
"Girl Crush," Little Big Town
"See You Again," Wiz Khalifa featuring Charlie Puth
"Thinking Out Loud," Ed Sheeran

Album of the Year
Sound & Color, Alabama Shakes
To Pimp a Butterfly, Kendrick Lamar
Traveller, Chris Stapleton
1989, Taylor Swift
Beauty Behind the Madness, The Weeknd

Best New Artist
Courtney Barnett
James Bay
Sam Hunt
Tori Kelly
Meghan Trainor

 
▲ 샘 스미스와 메리 제이 블라이지가 함께 부른 샘 스미스의 'Stay with me'(제 57회 그래미 어워즈)

   
 

덧붙이면, 
MAMA는 언제까지 아이돌의 독식 무대로 남을 것인가

앞서 이야기한 그래미 어워즈의 강점 중 하나는 최강의 라인업과 신선한 콜라보레이션이다. 아시아의 최고의 대중음악 시상식이라 불리는 MAMA(Mnet Asian Music Awards)은 어떠한가. 

1999년 '엠넷 영상 음악 대상'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하여 2004년에 '엠넷 케이엠 뮤직비디오 페스티벌',2006년에 '엠넷 케이엠 뮤직 페스티벌(MKMF)', 2009년부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라는 명칭으로 변화되어온 MAMA는 그들 스스로 아시아 최고의 시상식이라고 자부하며 매년 싱가포르과 홍콩 등에서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역대 MAMA의 라인업과 수상자들을 잠시 살펴보면, 빅뱅, 엑소, 샤이니, 소녀시대, 투애니원, 씨스타, 에일리, 아이유, 인피니트, 미쓰에이 등등 케이팝의 아이돌 스타들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태지와 아이유의 콜라보, 밴드 'The KOXX'의 오프닝 무대, 고(故) 신해철을 향한 헌정 무대 등 한국 음악 방송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무대연출의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뻔한 아이돌 잔치'라는 느낌은 쉽게 지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한국의 대중음악은 지나치게 편향적이며 세대 간의 단절된 모습이 확연히 눈에 띈다. 이러한 모습들을 적어도 MAMA에서만큼은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아시아 최고의 대중음악 시상식이자 축제로 만들겠다는 의도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도움말] '음악잡수다'  

- 팟빵 앱· 홈페이지 : http://www.podbbang.com/ch/10372
- 아이튠즈 : https://itunes.apple.com/kr/podcast/eum-agjabsuda/id1055942908?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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