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피타이저처럼 맛보는 기초 화성학 용어들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김수영 panictoy27@mhns.co.kr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문화뉴스]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혹은 한두 번 다녀봤던 음악학원에서, 자주 들어봤던 전문용어(?)들이 있다. '이 노래의 조성은 무엇인가?' '이 곡의 템포는 어느 정도인가?' '이 곡은 몇 분의 몇 박자인가?' '음계란 무엇인가?' 등등.

조성은 어떻게 찾는지, 템포는 메트로놈을 어느 정도에 맞추고 연주해야 하는지, 다장조 음계란 무엇인지. 해답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 해답을 학교 혹은 학원에서 친절히 설명해주지만, 정확히 조성은 무엇인지, 템포와 박자의 차이는 무엇인지, 음계란 무엇인지…조금 더 원론적인 이야기들은 사실상 듣기가 힘든 경우들이 많다.

'X는 Y이다.'라는 설명은 많지만, ‘X는 이런 의미이기 때문에 결국 Y가 된다'라는 설명이 설령 화성학 교재에 나온다고 해도, 초보자들은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조성, 음계, 화음과 화성의 차이, 템포와 박자의 차이 등 한번쯤 들어봄 직한 단어들이지만 이것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 상기 내용은 '음악잡수다' 1편을 참고하면 더 쉽게 이해가 됩니다. 음악은 확실히 글보단 소리로 배우는 편이…

'조성'(Tonality)이란 무엇인가?

조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음이름부터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흔히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라고 음들을 지칭하는 단어들은 이탈리아어이다. 이것을 영어로 지칭하면 'C, D, E, F, G, A, B, C'가 되고, 우리말로 표현하면 '다, 라, 마, 바, 사, 가, 나, 다'가 된다.

다장조를 예를 들어보자. 다장조라는 표현의 '다'는 '도'를 뜻하는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장조'라는 표현이 곧 조성을 뜻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곧 다장조란, '도'라는 음이 대장인 세계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사장조라고 한다면, '사'는 '솔'을 뜻하는 것이니, 결국엔 '솔'이라는 음이 대장인 세계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한 가지의 숨은 용어를 해결할 수 있다. 다장조의 대장인 '도', 사장조의 대장인 '솔'을 우리는 보통 '으뜸음'이라고 표현한다.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한두 번씩은 으뜸음을 찾는 방법에 대해 배워봤을 것으로 생각한다.)

흔히 악보를 보면 우리는 높은음자리표 혹은 낮은음자리표 같은 음자리표 옆에 샤프(#)나 플랫(♭)을 발견하게 된다. 이 샤프와 플랫들이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샤프는 몇 개가 있고, 플랫은 몇 개가 있느냐에 따라 조성이 바뀌고, 조성에 따라 으뜸음도 바뀌게 된다. 바로 이 조성을 정해주는 샤프와 플랫을 우리는 '조표'라고 부른다.

조성은 흔히 장조와 단조로 나뉜다. 하지만, 현대음악으로 넘어오면서 조성에 의지하지 않고, 다른 원리와 법칙으로 음악을 이루는 '무조 음악'(Atonality)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음계'(Scale)란 무엇인가?

조성에 대한 이해가 끝났다면 음계에 대한 궁금증은 금방 풀린다. 그 조성의 으뜸음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그 으뜸음을 시작으로 일곱 개의 음을 차례대로 올리면 그 장조의, 혹은 단조의 음계가 성립된다. 장조와 단조가 존재하듯이 음계에도 장음계와 단음계가 존재하는데, 장음계는 기본적으로 으뜸음을 시작으로 한 일곱 개의 음 중에 3, 4음의 사이와 7, 8음의 사이를 반음 관계로만 만들어주면 간단히 성립된다.

예를 들어, 다장조의 음계라 하면,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바로 이 음들의 조합을 다장조 음계라고 하는데, 3, 4음인 미, 파는 반음 관계이고, 7, 8음인 시, 도 역시 반음 관계이므로, 반드시 3, 4음과 7, 8음이 반음 관계여야만 장음계가 성립될 수 있다.

장조마다 따라붙는 단조가 하나씩 존재하는데, 이 관계를 '나란한조'라고 부른다. 나란한조를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다장조의 나란한조라고 한다면, 도를 포함해 세 음을 밑으로 내린 음을 으뜸음으로 하는 조가 다장조의 나란한조인 가단조가 된다.

단조에서 쓰이는 음계는 세 가지가 존재한다. 자연단음계(Natural minor scale), 화성단음계(Harmonic minor scale), 가락단음계(Melodic minor scale). 자연단음계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단음계이며, 쉽게 표현하자면 '조표에 충실한 단음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단조를 예를 들어보자. '가'는 '라'를 뜻하니, 라부터 차례대로 일곱 개의 음을 올리면 된다. 그러면, '라, 시, 도, 레, 미, 파, 솔, 라'가 된다. 그리고 가단조는 결국 다장조로부터 파생돼 왔으니 조표가 전혀 붙지 않은 다장조의 조표에 충실한 '라, 시, 도, 레, 미, 파, 솔, 라'는 가단조의 기본형인 자연단음계, 즉 A Natural minor scale이 되는 것이다.

화성단음계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생긴다. 자연단음계에서 7번째 음을 반음 올리면 화성단음계가 성립되고, 상행할 때는 6, 7음을 반음 올렸다가 하행할 때 6, 7음을 다시 반음을 내리면 가락단음계가 성립된다.

   
 

'화음? 화성? 다 같은 말 아니야?'

화음(Chord)이란 두 가지 이상의 음이 한꺼번에 울리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코드'라는 개념이 결국엔 화음을 뜻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도, 미, 솔 이렇게 세 음을 한꺼번에 누르면 C 코드라는 화음이 생긴다. 파, 라, 도를 합쳐서 소리 내면 F 코드라는 화음이 생기고, 라, 도, 미를 합쳐서 소리 내면 A 마이너 코드라는 화음이 생긴다. 이렇게 한 곡을 이루는 여러 개의 화음이 합쳐져서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현상을 화성(Harmony)이라고 하고, 이 화성을 재배치하는 작업을 리 하모니(Re-Harmony)라고 한다.

'박자와 템포의 차이?'

어떤 곡을 부르거나 연주할 때, 반드시 숙지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박자와 템포이다. 박자는 친절하게 악보에서 제시해준다. 4분의 4박자, 혹은 4분의 3박자 등등. 악보의 제일 앞 부분에 쓰여 있는 분수 형태의 숫자가 바로 그 곡의 박자를 뜻하는 것이다.

4분의 4박자는 한마디 안에 4분 음표(한 박자를 나타내는 음표)가 4개 있다는 뜻이고, 4분의 3박자라고 한다면 한마디 안에 4분 음표가 3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수 형태의 숫자에서 분모 자리에 위치한 숫자가 그 곡의 기준이 되는 음표를 말해주는 것이고, 분자 자리에 위치한 숫자가 분모 자리의 음표가 한마디 안에 몇 개가 존재하는 지를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8분의 6박자라면 한마디 안에 8분 음표가 6개 있다는 뜻이고, 2분의 3박자라면 2분 음표가 한마디 안에 3개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주의할 사항은, 분모 자리의 음표가 한 박자를 나타내는 음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곡에서는 분모 자리의 음표가 곧 한 박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2분의 3박자를 예로 들어보면, 2분 음표는 원래 2박자를 나타내는 음표이지만, 2분의 3박자인 경우에는 2분 음표를 한 박자로 센다는 것이다.

템포는 곧 빠르기다. 악보의 시작 부분에 보면 '♩=80' 이런 표시를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이 숫자가 이 곡의 빠르기, 즉 템포를 제시해주는 것이다. 규칙적인 박자를 소리 내주는 메트로놈을 80에 맞춰두면 그 곡의 빠르기를 알 수가 있는데, 간혹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80'이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이것은 곧, 1분 동안 ♩(4분 음표)가 80번 연주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도움말] '음악잡수다'  

- 팟빵 앱· 홈페이지 : http://www.podbbang.com/ch/10372
- 아이튠즈 : https://itunes.apple.com/kr/podcast/eum-agjabsuda/id1055942908?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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