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종영, 클로저 이상용 웹툰 속에서 '실존 인물 찾기'

▲ 지난 4월 3일 종영된 웹툰 클로저 이상용. 긴 여운을 남긴 채 종영했다는 점에서 후속작 'GM2'를 기대하게 할 만했다. 사진ⓒ최훈 작가 웹툰 페이지
 
[문화뉴스]야구를 포함한 스포츠는 엄밀히 따지면, '문화'의 한 범주에 속한다. 여가 생활을 통하여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수단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 관람이다. 혹자는 영화를 보거나 콘서트를 갈 수도 있고, 때로는 텔레비전 시청이 문화생활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어 내거나 경기를 시행하는 선수들은 넓은 의미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Content Creator)'인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스포츠와 인터넷, SNS가 만나 또 다른 문화 콘텐츠를 형성하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 됐다. 다양한 스포츠 웹툰은 볼거리가 부족한 팬들에게 좋은 문화 콘텐츠가 되어주고 있으며, 이러한 만화들은 인쇄물(책)로도 출판되어 기성 야구/축구 팬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수단이 됐다. 그 중 '최훈 시리즈'는 다수의 야구팬이 즐겨 보는 웹툰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전날 경기의 리뷰 형식으로 연재되는 '네이버 웹툰'은 이미 오랜 기간 야구팬들에게 큰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8일 연재가 종료된 '클로저 이상용'은 오랜 기간 야구팬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 바 있다. 그래서 연재 종료에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다음 작품에 기대를 가지기도 한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야구 보여주는 남자(이하 야읽남 야보남)' 제3편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마무리 투수 이상용'은 허구가 아니었다.
 
사실 '문화 콘텐츠로서의 야구'를 즐기는 팬들도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높아진 야구 인기에 비례하여 '읽을거리'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최훈 작가의 '클로저 이상용'은 웹툰과 서적으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문화 콘텐츠라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읽고 싶어하는 욕구'를 십분 충족시켜 준 작품이라는 점에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클로저 이상용'의 가장 큰 특징은 내용 대부분이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캐릭터 하나에 다양한 선수들의 모습을 담고 있음은 물론, 각 구단 고유의 특징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엿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각 직업군(예 : 전력분석원, 경기감독관, 기자 등)에 대한 특징을 부여하여 웹툰 한 컷에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는 사실에도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 이상용'은 허구가 아닌, TV 브라운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선수였던 셈이다. 
 
▲ 클로저 이상용의 마지막 페이지. 클로저에서 스타터로 바뀐 모습에서 이상용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임을 암시해 주고 있다. 사진ⓒ최훈 웹툰 캡쳐
 
그렇다면, '투수 이상용'은 누구를 모토로 한 것일까. 사실 이는 누구 한 선수를 '콕' 집어낼 수는 없다. 다만, 어느 정도 추론만 가능할 뿐이다. 실제로 최훈 작가는 본인의 저술서인 'GM'에서 '클로저 이상용의 각 캐릭터는 두~세 선수의 특징을 모아 둔 것이 많다.'라고 언급하여 팬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독자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자극하게 하는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실제로 '이상용'의 캐릭터처럼, 직구는 느리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이 가능한 대기만성형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꽤 여럿 있었다. 도전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최향남은 그래서 '이상용'의 실제 모델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오랜 기간 2군을 전전한 끝에 뒤늦은 나이에 1군 데뷔전을 치른 모든 선수들도 사실은 '이상용'의 또 다른 모습인 셈이다.
 
'클로저 이상용'의 또 다른 묘미는 프로의 냉혹한 면도 함께 보여줬다는 데에 있다. 제아무리 스타 플레이어라 해도 개인주의에 물든 선수들은 언제든지 내쳐질 수 있다는 점(웹툰 후반부에 드러난 '게이터스 안준민'의 트레이드 소식), 한 해 좋은 성적을 낸 선수도 부상으로 오랜 기간 재활군에 머물면 방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상용 방출)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마지막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이상용'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는 야구팬들에게 최훈 작가가 던지는 일종의 매시지가 아닐까 싶다. 방출의 아픔을 딛고도 선발 투수로 새 출발을 선택한 이상용의 모습에서 야구팬들도 '좌절'이 아닌, '희망찬 내일'을 그려보라는 뜻일 수 있다. GM을 연재했을 때처럼, 가장 '최훈 작가다운' 방식으로 마무리를 지은 셈이다. 그렇기에, '클로저 이상용'에 이은 후속작 'GM 시즌 2'도 기대해 볼 만한 웹툰이라 본다.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기 전, 야구장에 가기 전 '웹툰 한 편'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 야구 담당 기자가 본 '클로저 이상용'의 캐릭터 실제 모델은?
 
이상용 : LG 트윈스 시절의 최향남/신윤호
진승남 : LG 트윈스 시절의 조인성
남승우 : LG 트윈스 시절의 이진영+이택근(FA/트레이드로 입단)
한정규 : 임지섭(전역 이후 돌아올 모습?)
김기정 : 넥센 히어로즈 시절의 박병호
정인권 : 넥센 히어로즈 시절의 강정호+삼성 시절의 박진만
이현 : 약간의 과장됨이 섞인 이승엽
원태재 : 약간의 과장됨이 섞인 나성범
김성욱 : 약간의 과장됨이 섞인, 롯데 시절의 이대호
김상덕 감독 : 김인식+김성근+김응룡 감독
유철수 감독 : 김성근+김경문 감독
이정학 코치 : LG 트윈스 투수코치 시절의 김용수 전 중앙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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