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경남고 부산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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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고 타선을 이끄는 리틀 이대호, 한기원. 사진ⓒ김현희 기자

경상권 : '우승후보 헤쳐모여!'

부산광역시에 많은 고교야구팀이 창단되어 아예 한 권역으로 분리된 부산/제주지역은 전국 전체를 감안했을 때에도 상당히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부산권역에서 황금사자기 우승팀이 나온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 '정말 무섭다!'라는 이야기가 절로 나올 만큼, 이 권역의 팀들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투-타에서 탄탄함을 과시하는 경남고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좌완 듀오, 손주영-이승호 듀오가 건재한 가운데, 포수 문상인이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남고 전력이 무서운 것인 1학년 노시환이 4번 타자로 뒤를 받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정도면, 이번 황금사자기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준우승은 부산 3강의 추격을 뿌리친 제주고가 차지했다. 이는 오석주-김기환 등 3학년 원투 펀치들에 의지한 바가 컸다. 경남고에 당한 1패를 제외하면, 쾌속 순항을 했던 것이 올 시즌 제주고의 모습이다. 따라서, 이번 황금사자기 대회 최대 복병으로 손꼽을 수 있다. 그 뒤를 이은 부산고는 제주고에 일격을 당하며 종합 3위를 차지했지만, 전력은 상당히 탄탄하다. 윤성빈-최지광 듀오는 벌써 전국구로 이름이 알려졌고, 특히 '리틀 이대호', 4번 타자 한기원이 타점/홈런 제조기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척돔구장에서 홈런을 친 경험이 본인에게 꽤 큰 영향으로 다가온 것으로 평가된다.

▲ 1학년임에도 불구, 4번 타자로 뛰고 있는 노시환. 사진ⓒ김현희 기자

4위로 본선 무대에 진출한 개성고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특히, '삼진머신' 투수 도윤은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체격 조건이 좋은 3학년 송후섭도 만만히 볼 만한 투수가 아니다. 선배 김주원(개명 전 김민식)이 못 이루었던 전국 본선 무대의 꿈을 이들이 대신 이뤄줄 수 있을지 지켜 볼 만하다.

한편,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상 A조에서는 김영직 감독 부임 이후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포항제철고교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무자책의 사나이', 이창율이 대회 MVP에 선정된 부분이 상당히 인상깊다. 리드 오프 김성윤은 이용규의 덕수고 시절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줬다. 그 뒤를 이어 대구고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초 대구고의 전력이 썩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돌았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아니었던 셈이다. 그 중심에는 '숨겨진 에이스', 이종혁이 있었다. 주말리그 감투상을 받으며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았는데, 이번 황금사자기 본선 무대를 어떻게 장식할지 기대되는 인재 중 하나다. 2학년 4번 타자 이동희도 안타 제조기로 이름을 날린 만큼, 서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리라 기대된다.

'리틀 이수민', 좌완 신준영이 1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을 살린 상원고도 간신히 본선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준우승팀인 만큼, 본 무대에서 그 저력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준영과 함께 '황금 배터리'를 이루는 포수 박민호, 3루 수비가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전다남, 유격수 김륜모, 1루수 최석호, 외야라인의 김기조-권순덕-이정호 트리오의 활약도 지켜볼 만하다.

창원/울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상 B조에서는 마산고가 용마고의 돌풍을 잠재우고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마산고 '이효근 사단'의 선수들이 빛을 발한 결과였는데, 3학년 에이스 최규보가 그 중심에 있었다. 팀의 대들보다운 역할을 톡톡히 했던 셈. 체격 조건이 좋은 2학년 김시훈도 3학년 형님들을 도와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같은 마산지역의 라이벌, 용마고는 2위를 차지했다. 그 중심에는 '고교 포수 랭킹 1위', 나종덕이 있다. 나종덕을 필두로 에이스 이정현, 3학년 강병무, 2학년 이승헌 등 '마운드 트리오'가 제 몫을 다 했다. 이번 본선 무대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인제군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리그 최고의 영웅 중 하나는, 신생팀 물금고교다. 창단 후 처음으로 본선 무대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기 때문. 그 중심에는 2학년 듀오, 최영하-우승훈이 있었다. 불방망이 타격 실력을 자랑한 김지운 역시 2학년.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이다. 이 무서운 신예들이 서울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볼 만하다.

충청/전라권, '복병들 여기 있소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충청지역. 그만큼 득/실점의 격차도 팀마다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한 가운데, 전통의 강호 북일고교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에이스 역할을 해 줘야 할 나용기가 다소 부진했으나, 제2의 김병현을 꿈꾸는 동명 이인, 김병현과 2학년 강준식이 팀을 살리는 투구를 펼쳤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타선에서는 이종수-안치영 3학년 듀오에 1학년 이동관이 제 몫을 다 했다.

▲ 팀의 대들보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광주일고 좌완 박주홍. 사진ⓒ김현희 기자

이국필 졸업 이후 제2의 중흥기를 준비하고 있는 공주고도 승자 승 원칙에 따라 2위로 본선 무대에 올랐다. 유재혁(3학년), 허태욱(2학년)이 제 몫을 다 한가운데, 체격 조건이 상당히 좋은 박상호가 팀의 에이스로서 대들보 역할을 해줬다. 한편, 3승 2패를 기록한 청주고도 마운드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많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준수-김진강에 2학년 김유신까지 가세했다. 이 모습은 마치 황영국-주권 듀오가 버텼던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전라권은 전국 모든 권역 중 가장 마지막 날에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주말에도 경기를 끝내지 못하여 월요일에서야 순위 결정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광주 동성고교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3학년 김진호가 버틴 마운드가 의외로 탄탄했기 때문. 여기에 2학년 신기인, 1학년 김기훈도 모교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한준수-전정배-박진수 트리오가 보여 준 타력의 힘도 상당히 강했기에 이번 본선 무대를 기대해 볼 만하다.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본선 무대에 나온 군산상고의 활약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5승 2패의 성적도 성적이거니와, 3학년 김영중-김진수, 에이스 듀오의 활약에 힘입은 바가 컸다. 타선에서도 성종훈-이동우 듀오가 제 몫을 다 한 만큼, 3학년들이 주말리그에서 활약했던 만큼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황금사자기 본선에서 '역전의 명수'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예상한다.

승자 승 원칙에 따라 3위를 차지한 광주일고는 사실 경기 막판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최종경기에서 진흥고에 패했다면, 본선 무대 티켓을 넘겨줄 수도 있었기 때문. 그러나 지난해 대통령배 패권을 차지한 팀 답게, 최종전 승리로 황금사자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부터 에이스 역할을 했던 2학년 좌완, 박주홍이 있다. 유창식의 재림을 황금사자기에서 볼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타선에서는 발 빠른 내야수 최효명, 3학년 거포 노승환, 홈런타자 2학년 김우종, 그리고 겁없는 1학년 김창평을 눈여겨볼 만하다.

효천고는 4승 3패로 4위를 차지했지만, 경기 내용은 매우 훌륭했다. 2위와 3위 팀에 모두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 예선탈락 팀에 의외의 일격을 당하지 않았다면, 우승도 가능했을 일이다. 그 중심에는 150km의 사나이, 유승철이 있다. 동문 선배인 차명진의 재림을 보는 듯한 느낌인데, 정말 공이 빠르다. 경험 부족만 극복하면, 전국구로 이름을 날릴 수 있는 재원이다. 또 다른 3학년, 강진호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팀을 이끌었다. 타선에서는 홈런포를 가동한 박용민이 눈에 띄는 가운데, 3학년 박성한과 2학년 양인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016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 최종 성적(경상/충청/전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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