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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하고 신나는 코미디 같은 작품이지만, 끝난 후에는 씁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간성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될 것이다." - 박지혜 연출

 
퓰리처상 수상 극작가인 손톤 와일더의 '가까스로 우리(The Skin of Our Teeth)'가 박지혜 연출을 통해 선보여진다. 국립극단의 '젊은연출가전' 시리즈 12번째 작품으로 소개되며, 10일부터 26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다. 국내에선 '위기일발', '벼랑끝 삶' 등 제목으로 번역된 바 있지만, 거의 공연되지 않은 연극이다. 박지혜 연출은 '가까스로', '간신히'라는 원제의 관용구 의미와 관계를 중시하는 원작 의미를 부각하고자 '가까스로 우리'를 붙였다고 밝혔다.
 
결혼한 지 오천 년이 된 '앤트러버스' 부부를 중심으로 소개되는 '가까스로 우리'의 베일이 9일 오후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프레스콜 행사를 통해 벗겨졌다. 손상규, 황순미, 양조아, 안병찬, 김예은, 양종욱 등 배우가 출연한 연극 '가까스로 우리' 이야기를 사진과 영상으로 살펴본다.
 
   
▲ 손톤 와일더의 '가까스로 우리'는 인간 뿐 아니라 공룡과 맘모스 등 지상의 모든 창조물이 등장하며, 미국 뉴저지 주의 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문을 연다.
   
▲ '가까스로 우리'는 수천 년을 살아온 '앤트러버스' 가족을 통해 인류 생존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 있음을 말한다.
   
▲ 총 3막에 걸쳐 구성된 작품은 전체적으로 인류의 재앙에 맞선 인간을 보여준다. 1막에선 자연과 맞서 투쟁하는 인간을 그린다.
   
▲ 2막에선 도덕규범 때문에 고뇌하는 인간을, 3막에선 인간 자신과의 내적인 갈등을 보여준다.
   
▲ 대자연의 위협과 구조적 위기 속에서도 인간들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왔지만, 그러한 관계들이 늘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 예를 들어, '앤트러버스 부인'(위, 황순미)은 가정부 '사비나'(아래, 양조아)에게 불을 꺼뜨리지 말라고 잔소리를 한다.
   
▲ 또한, 남편 '앤트러버스'(왼쪽, 손상규)를 두고 두 사람은 서로 견제를 한다. 여기에 7년간의 지루한 전쟁이 끝난 후 돌아온 아들 '헨리'(오른쪽, 안병찬)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을 해치려고 한다.
   
▲ 이처럼 '앤트러버스' 가족은 사소한 문제로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바퀴'와 같은 중대한 발명을 하며 좌충우돌의 수천년을 살아간다.
   
▲ 그러면서 시간은 현재, 과거, 미래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닌 서로 연결된 것임을 이야기한다.
   
▲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인 1942년에 발표됐다. 미국이 참전을 결정하기 전날 밤 쓰여진 이 작품은 당시 많은 사람이 느낀 위기감에 공감을 줬다.
   
▲ 그러나 이 이야기는 1942년 미국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미세먼지 농도 '나쁨'을 기록하는 등 지구변화와 지구온난화는 환경문제의 울타리를 벗어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화두가 됐다.
   
▲ 여기에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 등 감염병들이 기승을 부리는 시점에서 현대인 역시 생존의 위험을 맞닥뜨리고 있다.
   
▲ 박지혜 연출은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오늘도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글을 봤다"며 "남아있는 자체가 때로는 감사하고 기쁘지만, 동시에 무섭고 무의미한 일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그걸 함께 나눌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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