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우디 앨런 감독 특유의 위트와 철학적 텍스트, 호아킨 피닉스의 '미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은 영화 '이레셔널 맨'의 명대사를 찾아봅니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에이브'는 가장 이성적이어야 할 철학 교수이지만, 비이성적으로 돌변하는 순간에 삶의 활력을 되찾는 아이러니한 인물입니다. 강단에 선 '에이브'는 "철학은 대부분 언어적 자위행위",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지" 등 삶에 대한 염세로 가득하지만 어딘지 힘 있고 화려한 언변으로 학생들을 사로잡습니다.
 
이와 같은 '에이브'의 고통과 감성에서 '질 폴라드'(엠마 스톤)는 로맨틱한 환상을 자극받습니다. 이에 '질 폴라드'의 엄마는 "그는 글을 정말 잘 쓰지. 하지만 문장력이 좋은 거지 내용을 자세히 보면 별거 없어. 생각은 로맨틱한데 결점이 많아. 그 사람한테 너무 빠지진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딸에게 충고합니다. 하지만 '질 폴라드'가 이를 몸소 깨닫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한편, '질 폴라드'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자 영화의 복선으로 활용되는 손전등 에피소드는 관객들이 꼽는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행운과 확률의 영향력에 대한 강의를 늘어놓던 '에이브'는 놀이공원에서 룰렛 게임에 당첨되자 "우린 모두 기회에 좌우되지"라고 말합니다. 뒤이어 '질 폴라드'가 여러 상품 중에서 손전등을 선택하자, '에이브'는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말하죠.
 
이에 '질 폴라드'는 "내가 실용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싫어요"라며 그저 색깔이 예뻐서 선택한 것이라 항변한다. 이후 장소를 옮겨서도 "날 중산층 게으름뱅이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질 폴라드'의 대사는 관객들이 갖은 '질 폴라드'에 대한 로맨틱한 상상을 산산이 깨어줍니다. 한편, 이 예쁜 색깔의 손전등은 영화 끝에서 아주 실용적이고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 관객들의 놀라움과 웃음을 자아냅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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