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예측불가. 모르겠다. 필자도 지금껏 20여 년간 야구를 봐왔는데 올 시즌처럼 우승을 예측하기 어려운 적은 처음이다. 2014 한국시리즈의 주인공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진검승부 말이다.  양 팀은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하며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두 팀 모두 매 경기 창 vs 창의 대결로 관심이 쏠렸으나 이 예상을 완전히 뒤집고 투수전 또는 한 팀의 일방적인 타격전으로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다. 4차전까지 진행된 이번 한국시리즈를 자세히 살펴보면 넥센은 좌완 선발인 밴헤켄과 오재영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사실 넥센은 플레이오프부터 좌완 불펜이 없었다. 그래서 그게 약점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좌완 선발인 밴헤켄과 오재영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나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이 .327로 1위를 기록했던 삼성의 타선을 상대로 말이다. 리그 20승 투수 밴헤켄은 본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 단 2실점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열세를 보였던 4차전에서도 단 1실점으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의 좌완인 오재영은 드라마를 써냈다. 먼저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상대로 약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를 맛봤고 한국시리즈 3차전에선 팀은 패배했지만 무실점을 기록하며 삼성 타선을 무력 시켰다. 재미난 점은 오재영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승리가 2004년 삼성전이었다.

그 해 현대 소속의 오재영은 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며 팀의 우승에 이바지했다. 두 선수의 포스트시즌 합계 성적은 2승 1패 1.72로 철벽 방패다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런 넥센은 내심 7차전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7차전 선발이 이미 밴헤켄으로 내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7차전까지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넥센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지는 셈이다.

   
 

반면 타선은 기대만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리그 타격왕과 200안타에 빛나는 서건창이 .161로 부진하고 이택근 역시 .125 4번 박병호가 .286 강정호는 .310을 기록했다. 특히 서건창과 박병호의 부진이 뼈아프다. 서건창이 출루 역할을 해주고 박병호가 한 방씩 터져준다면 좀 더 손쉽게 시리즈를 이어나갈 수 이었지만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이며 계속해서 접전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3번 타자인 유한준이 .333 4홈런으로 소리 없이 강한 모습을 보이며 넥센 타선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한준이가 3번에 자리를 잡아주면서 택근이가 2번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1번부터 7번까지 힘 있는 타순이 완성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반면 삼성은 1~3선발진이 시리즈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부진했던 밴덴헐크가 한국시리즈에선 불펜으로 비교적 역투를 보여줬어고 윤성환 역시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빼면 1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거뒀다. 그리고 장원삼은 빅경기 킬러 답게 매년 강심장 모드를 보여주고 있는데 올 시즌 역시 세 명의 선수가 마운드의 기둥이 되어주고 있다.

   
 

밴덴헐크는 1차전에서 팀은 패배했지만 단 2실점으로 1선발 역할을 해줬고 예비 FA인 윤성환 역시 7이닝이나 투구를 해줬다. 그리고 친정을 상대로 부진했던 장원삼 역시 퀄리티 스타를를 기록하며 팀의 역전승을 이끄는 데 발판이 되었다. 앞으로 3경기가 남은 이번 시리즈는 모두 에이스가 출동한다. 결국은 투수전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시 말하면 어렵게 찾아오는 한 번의 기회를 살리느냐 마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은 바로 양 팀의 중심 타선이다.

삼성의 좌타라인과 넥센의 우타라인은 시리즈 내내 장군 멍군을 보여줬다. 넥센이 먼저 1차전에서 터지며 승기를 잡았고 2차전은 삼성 3차전 역시 삼성 4차전은 넥센이 터졌다. 그만큼 승패에 가장 영향을 끼쳤는데 5차전에선 과연 누가 먼저 터질지가 벌써 야구팬들의 기대를 사로잡고 있다.

[글] 박종현 문화뉴스 스포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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