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 7이닝 1실점 호투, 유강남 선제 결승 투런포

▲ 준PO 3차전에서 선제 결승 투런포를 기록한 후 베이스를 돌며 기뻐하는 유강남. 사진ⓒLG 트윈스 제공

[문화뉴스]고척 스카이돔 개장 이후 최초로 시행된 포스트시즌이 무르익어가고 있는 가운데,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 1, 2차전은 LG와 넥센, 양 팀이 각자 1승을 챙긴 상황에서 각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한 분위기였다. LG는 당초 '고척돔구장 1승'이 목표였고, 넥센 역시 에이스를 내세운 경기를 반드시 잡는다는 목표를 세운 터였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양 팀 모두 1승 1패의 상황 속에서 3차전부터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사실이었다.

3차전의 키포인트는 '선취점'과 '선발 싸움'이었다. LG가 1선발 에이스(데이비드 허프)를, 넥센이 올시즌 가장 뜨거웠던 신인 투수(신재영)를 내세운 가운데,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될 경우 누가 선취점을 내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선취점을 낸 팀이 승리를 거두었다. LG가 유강남의 투런 홈런을 신호탄으로 4득점을 뽑아내며 3차전 4-1 승리를 가져갔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LG는 2승 1패의 상황 속에서 시리즈를 자신들의 홈에서 끝낼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다. 반면 넥센으로서는 4차전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HOT & COLD Player는 누구?

- HOT PLAYER : 유강남, 허프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큰 경기에서는 그 경기를 지배할 만한 베테랑이나 큰 경기에 유독 강한 선수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준PO 3차전에서는 유강남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유강남은 4회 말 2사 2루 찬스에서 상대 선발 신재영을 상대로 좌측 펜스 살짝 넘기는 투런 홈런을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궁극적으로 이 홈런 한 방이 결승타가 된 셈이었다. 유강남의 홈런이 유의미했던 것은 앞선 3회 공격서 히메네즈의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가 협살에 걸려 아웃됐기 때문이었다. 만약에 LG가 패했다면, 3회 말 공격의 주루 플레이가 결정적인 패인이 될 뻔했다. 그러나 유강남의 한 방으로 이러한 고민은 결국 '없던 일'로 묻힐 수 있었다.

데일리 MVP는 놓쳤지만, 1선발 데이비드 허프의 호투도 가벼이 볼 수 없다. 넥센에 밴헤켄이 있다면, LG에는 허프가 있는 셈이었다. 허프는 넥센 타선을 상대로 7이닝 5피안타 1실점하는 짠물 투구로 포스트시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LG 선발 3인방(허프, 류제국, 소사)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만큼, 향후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 볼 만하다.

- Hidden Hero : 정찬헌
준PO 엔트리 합류 이후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 정찬헌이 1차전에 이어 3차전에도 등판하며 무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틀어막았다. 정찬헌의 합류로 진해수, 김지용 등 기존 필승조를 아낄 수 있었다는 점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큰 경기일수록, 이렇게 정찬헌과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몫을 다하는 선수가 적재 적소에 배치되어야 한다.

- COLD PLAYER : 박동원
정규시즌, 그 누구보다도 '핫'한 시즌을 보냈던 포수 박동원. 포수로서 보여 준 것도 많았지만, 타선에서도 70타점을 기록하며 하위 타선에서 톡톡하게 제 몫을 다 했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준PO에서 박동원은 썩 유쾌하지 못한 기억을 안고 갈 가능성이 크다. 1차전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이더니, 3차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특히, 7회 말 수비에서 김용의가 안타를 치고 나간 후에 이천웅의 번트 때 1루 악송구를 한 장면은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정상적으로 플레이를 했다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 이 날 기록된 유일한 실책은 승부의 향방을 완전히 LG쪽으로 기울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국 박동원 본인도 이후 김재현으로 교체되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4차전 전망

양 팀 사령탑은 준PO 4차전 선발 투수로 류제국(LG)과 스캇 맥그레거(넥센)를 각각 예고했다. LG로서는 자신들의 안방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고, 넥센은 맥그레거의 각성을 기대한 이후, 시리즈 5차전에서 에이스 밴헤켄 카드를 꺼내겠다는 의지가 커 보인다. 일단, 급한 쪽은 넥센이다. 맥그레거가 1차전에서처럼 LG 타선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밴헤켄을 불펜 대기시킬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LG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박주현을 조금 더 길게 가져 갈 필요도 있어 보인다. 반면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환상투를 선보인 류제국으로 시리즈를 끝내야 5차전에서 밴헤켄을 만나지 않을 수 있다. 일단, 큰 경기 경험을 맛본 맥그레거가 이번에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번에도 '선취점'이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1차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