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주말 지상파 TV 안방극장에선 어떤 영화들이 시청자들을 맞이할까? 편안하게 집에서 TV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12월 16일 금 23시 35분 EBS1 '택시 드라이버' (1976년)
감독 - 마틴 스콜세지 / 출연 - 로버트 드 니로, 조디 포스터, 앨버트 브룩스 등
고독감과 좌절감으로 망상에 빠져드는 한 퇴역 군인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의 모습을 통해 1970년대 미국 사회가 앓고 있던 베트남전쟁 후유증을 탁월하게 그려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사회 심리 드라마다. 자신이 '성자'(오염된 도시의 구원자 또는 청소부)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살인자, 영웅이자 반영웅인 '트래비스'는 영화사상 가장 독창적인 인물 중 하나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르지만, 정작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영화로 상을 받지는 못했다.
 
   
 
 
12월 17일 토 1시 15분 KBS1 '호곡동 블루스' (2009년)
감독 - 허만재
2010년 서울창작애니메이션 대상 작품으로, 아파트 재개발로 인해 철거지인 호곡동을 배경으로 한다. 사람으로 둔갑한 여우, 귀신 등이 등장하는 이색적인 내용을 담았다. 화사한 봄날의 오후, 학원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버스에 오른 중학생 '몽희'는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옆자리의 누군가가 두고 내린 듯한 지갑을 발견하게 된다. 허만재 감독은 "이사 가는 사람은 누군가에게는 이사 오는 사람이 된다"며 "그리고 사람만이 지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건 아닐 것"이라는 제작 노트를 통해 밝혔다.
 
   
 
 
12월 17일 토 22시 45분 EBS1 '세렌디피티' (2001년)
감독 - 피터 첼섬 / 출연 - 존 쿠삭, 케이트 베킨세일, 몰리 샤논 등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로맨틱한 상상을 자극하는 작품이지만, 마냥 앉아서 그 운명의 사랑이 자신에게 오기만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아메리칸 스윗하트' 등의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유머를 잃지 않으며 사랑하는 마음을 절절히 전하던 존 쿠삭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출신인 케이트 베킨세일은 '사라'의 고집스러우면서도 재치 있는 모습을 완성하며 로맨틱한 여인의 모습을 선보인다. 한편, '세렌디피티'는 운명적인 사랑이란 적극적으로 그 사랑을 찾고자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이들 앞에 좀 더 가까이 오는 법임을 말한다.
 
   
 
 
12월 18일 일 0시 40분 KBS1 '글로리데이' (2015년)
감독 - 최정열 / 출연 - 지수, 김준면, 류준열 등
스무 살, 처음 여행을 떠난 네 친구의 시간이 멈춰버린 날을 담아냈다. 충무로가 주목하는 배우 지수, 김준면, 류준열, 김희찬이 장난기 넘치는 밝은 모습부터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단편 작품을 통해 로테르담 영화제, 청룡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최정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 감독은 "순수하기까지 한 친구들이 어른들을 통해 세상을 배워나가는 조금 다른 지점을 짚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오프닝은 네 청춘의 웃음과 대비되는 잿빛 하늘과 바다가 역설적으로 이들이 앞으로 함께 겪을 사건이 결코 '글로리'하지 않을 것을 암시한다.
 
   
 
 
12월 18일 일 14시 15분 EBS1 '이미테이션 게임' (2014년)
감독 - 모튼 틸덤 / 출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구드 등
컴퓨터의 시초가 되는 인공지능 개념을 발명한 수학자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전기 영화로, 그의 긴박하고 비극적인 생의 몇 토막을 극적으로 시각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앨런 튜링'은 뛰어난 두뇌를 가진 수학자였으나 성격적 결함, 당대 풍속으로는 '이상한 병'으로 간주했던 그의 성정체성으로 인해 비극적 삶을 살았던 불행한 천재였다. '조안'(키이라 나이틀리) 역시 훌륭한 암호 해독 능력을 지녔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무시당했던 실존 인물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을 해낸다"는 대사는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한다.
 
   
 
 
12월 18일 일 23시 EBS1 '아라한 장풍대작전' (2004년)
감독 - 류승완 / 출연 - 류승범, 윤소이, 안성기 등
형 류승완 감독과 동생 류승범 배우가 맹활약한 작품으로, 무협의 공간을 고스란히 서울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대입시킨 영화다. 덕분에 시공간을 초월한 국적 불명의 영화가 아닌, 현실감이 살아 있는 도시 무협 장르로 탄생했다. 작품 촬영의 98%가 서울에서 이뤄졌으며, 테헤란로와 명동, 용산, 서울 지하철, 종합운동장 등 서울을 대변할 수 있는 모든 지명과 공공시설이 촬영지로 활용됐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유구한 역사성과 '칠선'들의 역사가 공존하는 이 시대에, 새로운 '마루치', '아라치'를 탄생시켜야 하는 시대적 고충까지 담아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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