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에곤 쉴레'(노아 자베드라)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을 그의 단 하나의 사랑으로 알려진 '발리 노이질'(발레리 파흐너)을 포함, 그에게 영감을 준 네 명의 뮤즈와의 스토리를 통해 그린 '에곤 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의 명대사를 살펴봅니다.

 
전통을 고수하던 보수적인 오스트리아 미술에 반기를 든 '에곤 쉴레'는 뜻이 맞는 친구들과 '신예술가 그룹'을 결성, 다양한 작품 세계를 시도합니다. 특히 영감을 받기 위해 자주 들리던 프라터 극장에서 만나 두 번째 뮤즈가 된 댄서이자 팬터마임 연기자 모아 만두는 언제나 당돌하면서도 넘치는 자신감으로 '에곤 쉴레'에게 예술가로서의 자유를 만끽하게 합니다.
 
"욕망을 자유롭게 풀어줘"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이 장면은 작품활동을 위해 떠난 어머니의 고향인 체코의 크루마우(현재의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낮에는 자전거도 타고 물놀이를 즐기며 자연을 벗 삼아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억압된 욕망을 풀려는 '신예술가 그룹'의 강인한 의지가 담겨있죠.
 
   
 
 
'에곤 쉴레'를 아끼던 당대 최고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추천으로 만나게 된 '발리 노이질'은 예술가와 뮤즈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며 서로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소울메이트로 자리 잡습니다. '에곤 쉴레'의 모델일 뿐만 아니라 살림을 도맡고 그림 판매 및 재정 관리까지 하며 오로지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죠.
 
예술의 점화제로 여성 모델을 기용했던 '에곤 쉴레'는 결국 미성년자 납치 및 추행했다는 누명으로 고소를 당하게 됩니다. 모두가 그를 비난할 때 곁을 지킨 것도 역시 '발리 노이질'이었죠. 면회 시간에 만나 교관이 옆에 있다는 것도 까맣게 잊은 채 격렬한 키스를 나누기도 하고, 동생 '게르티 쉴레'(마레지 리크너)의 결혼식을 보며 "난 누구도 사랑 안 해"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꿀을 담은 듯 달콤하고 로맨틱합니다.
 
   
 
 
에로틱과 무상으로 점철되었던 '에곤 쉴레'의 그림은 보수적인 유럽 화단에 충격을 안기며 스캔들을 불러일으키고 법정에 서게 됩니다. 법원은 모델의 나체를 그린 그에게 도덕성 침해의 죄를 묻고 혐오스러운 포르노라는 평가와 함께 법정에 증거로 제출된 그림을 그 자리에서 불태우죠. 예술을 일반인의 사고방식을 잣대로 평가하거나 훼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에곤 쉴레'는 자신의 그림은 포르노가 아니고 예술작품이라고 강한 일침을 날립니다.
 
거기에 "전 화가예요, 표현의 자유를 지킬 책임이 있어요!"라는 대사와 분노에 찬 그의 눈빛은 예술가가 지녀야 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성공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고집이 묻어납니다. 이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며 소중한 예술적 가치를 억압하는 현 시국과 맞물리며 더욱 큰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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