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성북문화재단은 다양한 '무지개다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여성과 자녀, 유학생 등이 주된 대상이다. 이들과 함께 언어, 노래, 요리, 몸짓 등 문화를 통해 소통한다.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이들과 문화활동으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곽규섭 씨는 다섯 살 때부터 끊임없이 노트에 무언가를 그렸다. 약초, 허브, 100년 후 지하철 노선도 등 관심 분야도 다양했다. 말이 사람들의 소통수단이듯 그림은 곽 씨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리는 그림을 장애의 한 증상으로 생각해 주기적으로 박스에 버리곤 했다.
 
그러던 중 곽 씨는 2008년 비영리 예술단체 '로사이드(Raw+Side)'의 공동대표인 김효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곽 씨의 그림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가 편하게 그릴 수 있게 종이를 충분히 놓아두도록 했다. 빈 종이는 몇 달 사이에 수백 개의 캐릭터로 채워졌다. 박스 속에 있던 그의 그림은 '에이블 아트(장애인 예술)'로 거듭났다. 곽 씨가 그린 200여 명의 캐릭터로 <키티와 튤립>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도 했다.
 
'에이블 아트'를 지원하는 '경계 없는 프로젝트 : 결합'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성북문화재단이 함께하는 '무지개다리 사업' 중 하나이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문화재단이 로사이드를 후원하고 공동 주관하는 방식으로 처음 진행돼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로사이드는 '에이블 아트'가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의미로 이를 '어떤 아트'라 이름 짓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문화재단의 '경계 없는 프로젝트'를 통해 자폐성 장애를 가진 다수의 예술가가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가 아닌 '다름'으로 여기고 지켜봐 준 덕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아트 서포터로 함께하며 이들과 함께 창작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추진됐던 '돌곶이 노래단'은 대부분 결혼 이주 여성이면서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들로 구성돼 있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는 이들은 온종일 아무 말 없이 실밥을 뜯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어와 문화, 모국에 대한 향수 등으로 인한 외로움과 울분을 '돌곶이 노래단'은 노래로 풀어낸다. 단원들이 함께 노래 부르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우는 사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캄보디아에서 온 모으테비 씨는 "일도 육아도 힘들지만 춤추는 시간만큼은 정말 즐겁다"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팜몽우엔 씨도 "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을 만큼 노래를 좋아하는데 '돌곶이 노래단'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세상의 요리, 우리집 요리사'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주 여성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성북문화재단의 '무지개다리 사업'에 요리가 선정된 계기는 '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것'의 중요성이었다. 몽골,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강사들에게 매주 요리를 배우고, 다 만들면 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서로 간의 정을 키웠다. 강사로 활동하는 몽골 출신의 서드초롱 씨는 "몽골 문화도 알릴 수 있고, 선생이 되어 가르쳐 줄 수 있어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지개다리 사업'을 담당하는 성북문화재단의 김진만 대리는 "이주민, 유학생 예술가, 장애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주체들을 발굴해 지역주민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문화뉴스 신일섭 기자 invuni1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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