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체조계 구타-왕따-굶김 스캔들
미국 체조팀 피해자만 300여명

[문화뉴스 MHN 정지윤 기자] 전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최숙현 선수가 팀 내 상습적 폭력 끝에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며 많은 사람이 체육계에 남아 있는 폭력에 공분했다. 권위에 눌려 있던 다른 피해자들도 최숙현 선수 덕에 용기를 냈다.

영국 체조선수 트위터
출처: 캐서린 라이온스 트위터 캡처

이 가운데 영국 체조계도 새로운 폭력 스캔들로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체조계 전 유럽선수권 대회 주니어 챔피언 캐서린 라이온스(19)와 커먼웰스게임 금메달리스트 리사 메이슨(38)이 코치로부터 왕따, 구타, 굶김을 당해왔다고 TV 뉴스를 통해 폭로했다.

라이온스는 인터뷰에서 7~8세 때 벽장에 갇혔으며 그 몇 년 후에는 막대기로 구타를 당하는 등의 학대로 외상후스트레스 증후군(PTSD)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몸무게가 늘었다는 이유로 1주일간 굶김을 당했으며 이후에는 먹는 족족 토해내게 됐다고 했다. 

또 코치의 상습 구타로 다리에 막대기로 맞은 자국이 오랫동안 남았으며, 몸에 늘 멍자국이나 손자국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울면 코치는 연습장의 음악소리를 크게 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했고 벽장에 가둬 지쳐 쓰러지게 했다고도 했다.

메이슨도 10살 이전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치가 내 손바닥이 벗겨지고 피가 날 때까지 철봉에 매달려있게 했고 이후 소독용 알코올을 내 손에 들이부었다"고 말했다.

메이슨은 속옷차림으로 팀 앞에서 걸으라고 강요당했으며 체중을 줄여야 한다면서 방에 갇힌 채 굶김을 당했다고도 했다. 또한 발목 염좌와 정강이 골절에 시달렸지만 진통제를 먹고 훈련을 계속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메이슨은 현재 체육계 엘리트 선수들도 침묵 속에서 비슷한 학대를 당하고 있다면서 "몇몇 선수가 내게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했지만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3년 전에도 비슷한 폭로가 영국 체육계에서 터져 나왔지만 피해자들이 공개석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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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래리 나사르
출처: 넷플릭스

2016년 미국 체조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나사르는 30년 가까운 기간 여자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현직 체조 대표선수 150여명이 그로부터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그 가운데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체조계의 여왕으로 불리는 시몬 바일스와 2012년 기계체조 금메달리스트 조딘 위버 등 미국인이 사랑하는 스타들도 포함됐다.

침묵하던 피해자들도 스타 선수 등의 참여에 용기를 얻어 수면 밖으로 나왔고, 피해자가 300여명에 이르러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사건이다.

이에 스콧 블랙문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앨런 애슐리 USOC 경기향상 책임자 등 USOC 최고위층 인사들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케리 페리 전 미국체조협회장도 임기 중 물러났고 지난해 10월 그의 뒤를 이은 베리보노 회장도 올림픽 체조 스타들의 추가 폭로가 나온 지 나흘 만에 사퇴했다. 미시간주립대는 피해자들과 5억 달러라는 거금을 내고 가까스로 합의했다.

2017년 연방 재판에서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나사르는 2018년 1월 미시간주 법원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유죄를 인정해 최고 175년형을 추가로 받았다. 2018년 2월 판결에선 여기에 최대 125년 형이 보태졌다. 총 360년형으로 사실상 종신형이다.

당시 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미 언론들은 이전에도 성추행,폭행 문제가 불거져 왔음에도 스포츠계의 인식 및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점을 근본 문제로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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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영국도 미국도 고질적인 체육계 폭력
영국 체조계 구타-왕따-굶김 스캔들
미국 체조팀 피해자만 30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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