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실직에 내몰린 일용직 노동자들
생명의 위협에 내몰린 외주 전기원들
같은 장갑, 다른 처우 환경미화원들
과연 그들의 모습은?

[문화뉴스 MHN 송진영 기자] 장갑의 용도는 다양하다. 때로는 추위를 막기 위해, 혹은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장갑의 가장 주된 목적은 '보호' 기능이다. 그리고 손을 보호하기 위해 장갑이 가장 필수적으로 필요한 곳은 아마 노동현장일 것이다. 장갑을 낀 노동자들의 삶은 위태위태하다. 현장에서는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언제나 실직의 위기에 처해있다. EBS '다큐 잇it'에서는 노동자들의 위태롭고 불안한 환경을 조명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직에 내몰린 노동 취약계층

​사진 제공=EBS '다큐 잇it'​

 

“미칠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벌어 먹고살지 막막합니다. 너무나도 그립습니다. 장갑 끼고 일할 수 있다는 게….”
-허영학 / 일용직 근로자

허영학 씨는 14년 전 중국 청도 한국기업에서 건설업을 하다가 한국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형, 누나와 함께 한국으로 넘어온 조선족이다. 그는 한국에 온 이후 돈을 벌기 위해 일용직을 전전해왔으나 그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4평 남짓한 그의 단칸방에는 항상 목장갑들이 줄줄이 걸려있다. 목장갑을 주기적으로 살만한 형편이 안되는 영학씨는 웬만하면 장갑을 빨아서 다시 사용한다. 그런 그는 장갑을 끼고 일하던 날이 그립다. 허영학 씨는 일자리가 없어도 매일 새벽 인력사무소를 찾아갈 수 밖에 없다.

▶생명의 위험에 내몰린 외주 노동자들, 장갑 하나에 목숨을 건 전기원들

사진 제공=EBS '다큐 잇it'

“저희는 장갑 하나 가지고 생명 좌지우지하는 거예요. 사실은 좀 겁이 납니다. 장갑이 있다고 해도, 장갑을 껴도 사고 납니다”
-이정열 / 전기원

14살때부터 어느덧 26년 동안 전기를 다뤄온 이정열 씨는 매일 절연장갑을 끼고  22,900V의 살아있는 전선을 만진다. 고압선 사이로 들어가는 그는 늘 긴장감에 쌓여있다. 16년 전 개폐기가 터져 왼쪽 눈과 귀를 다친 이정열 씨는 사고의 트라우마로 상용직에서 일용직으로 형태를 바꿨다. 그나마 장갑 덕분에 더 큰 사고를 피했다. 하지만 장갑마저도 말썽이라는 그, 미제 또는 일제의 수입된 절연장갑밖에 없어 한국인의 손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장갑이 답답하고 불편해 고압전류가 흐르는 위험한 곳에서 장갑을 벗기 일쑤이다. 대부분 이정열 씨처럼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하청 업체 소속이 97%나 된다. 그들이 이토록 위험에 내몰린 이유는 무엇이고 그들에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같은 장갑, 다른 처우의 노동환경

​사진 제공=EBS '다큐 잇it'

“목장갑을 꼈다고 해서 우리가 천한 사람들은 아니니까요. 계약한 지 2년이 됐을 때 저희는 많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죠.”
-박용병 / 민간위탁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더럽고 악취나는 길거리의 쓰레기들을 치워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고마운 손들이 있다. 바로 조끼와 목장갑을 낀 환경미화원들이다. 민간위탁업체 소속 환경미화원인 박용병 씨는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한다. 그는 업무가 끝나면 지친 몸을 이끌고 매일같이 집회에 참여한다. 그가 집회에 참여하는 이유는 바로 같은 일을 하면서도 차별 대우를 받는 현실 때문. 환경미화원 대부분은 지자체에서 직접 고용된 형태가 아닌 민간업체에서 위탁받아 일하고 있다.  직영 환경미화원과 위탁 환경미화원은 임금을 물론 근로환경에서도 처우가 다르다. 직영에서는 깨진 병, 형광등 같은 위험한 물건의 재활용 파트의 경우 2인 1조 혹은 3인 1조를 이루어 실시하는 반면, 박용병 씨는 혼자 쓰레기를 수거하고 하차해야 한다. 같은 장갑을 끼고 같은 업무를 하지만 너무나도 다른 근로 환경에 놓여있는 환경미화원들의 현실을 조명한다.

장갑은 노동자들의 상징이다. 장갑은 노동자들의 손을 보호해주는 유일한 장비이자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시켜주는 안전 장치이다. 이러한 장갑을 통한 노동자들의 위태로운 삶을 담은 '다큐 잇it-장갑'은 30일 목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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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잇it] 장갑, 위험으로 내몰린 노동자들

코로나19로 인해 실직에 내몰린 일용직 노동자들
생명의 위협에 내몰린 외주 전기원들
같은 장갑, 다른 처우 환경미화원들
과연 그들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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