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주인공 & 각기 다른 이야기, 넷플릭스 영화 ‘페르소나’
남북 간의 화해와 통일 가능성을 이야기한 ‘우리 지금 만나’
15인 15색 다채로움의 향연 ‘이십일세기 소녀’

[문화뉴스 MHN 박혜빈 기자] '페르소나', '우리 지금 만나', '이십일세기 소녀' 등 동일한 주제나 테마로 연결된 단편 에피소드를 하나의 작품으로 묶은 옴니버스 영화가 주목 받고 있다.

옴니버스(omnibus)는 ‘합승버스’에서 유래한 단어로, 하나의 버스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탑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영화에서 사용되는 구성 요건인 옴니버스 형식은 이러한 버스 형식을 빗대어 나타내는 말로, 각기 다른 이야기를 그린 듯하지만 결국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하나의 이야기로써 통합된다.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갖고 있어 스토리를 완성하고 있는 것을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칭한다.

한 감독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모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다양한 감독들이 특정한 주제 아래 제작한 단편영화를 엮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동일한 주제에 대한 각기 다른 감독들의 스타일 및 스토리텔링 방식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페르소나, 넷플릭스 제공

▶ 페르소나

영화 '페르소나'는 넷플릭스 공개 이후 많은 화제를 모으며 옴니버스 영화라는 장르에 대중성을 가져다 주었다. 가수 아이유로도 유명한 배우 이지은에게 영감을 받은 서로 다른 네 명의 감독(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감독)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첫 번째 작품인 '러브세트'는 한 남자를 두고 테니스 코트 위에서 펼쳐지는 두 여인의 승부를 담았다. 아이유는 '아빠'의 애인 배두나에 대해 경쟁의식을 갖고 강한 소유욕을 느끼는 못된 소녀 역할을 소화했다. 두 번째 작품은 모든 걸 바칠 만큼 매혹적인 여자의 이야기인 `썩지 않게 아주 오래`다. 아이유는 비밀을 숨긴 매력을 지닌 '은' 역할을 맡았다. 그의 매력에 빠져 꼼짝 못 하는 평범한 남자와의 하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 '키스가 죄'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폭력을 당한 친구를 대신해 복수를 하는 귀여운 버디물이다. 마지막 네 번째 작품은 꿈에서 다시 만난 남녀의 미처 나누지 못했던 속마음이 그려진 `밤을 걷다`이다. 남자는 꿈속에서 죽은 여자친구를 만나 추억이 깃든 거리의 밤을 거닐며 그들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페르소나'라는 제목 아래 각기 다른 분위기로 아이유의 네 가지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우리 지금 만나, 제공: 인디스토리

▶ 우리 지금 만나

통일부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 영화 제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우리 지금 만나'는 각자의 개성이 담긴 남북통일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김서윤, 강이관, 부지영 감독의 단편들이 한데 모여 변화하고 있는 남북 관계 속에 ‘통일’이라는 거대한 물결과 그 아래 자리잡은 ‘사랑, 갈등, 소통’ 등의 일상적 소재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신선하고 다채로운 통일에 대한 드라마를 선보여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첫 번째 이야기 '기사선생'은 개성공단에서 만난 남남북녀의 짧은 사랑 이야기다. ‘남한 사람’ 성민과 다르게 ‘북한 사람’ 숙희는 거리낌 없이 성민을 대한다. 이제 성민 또한 숙희를 더 이상 낯설게 생각하지 않고 둘은 가까워진다. 

두 번째 이야기 '우리 잘 살 수 있을까?'는 두 남녀 주인공들이 함께 춤을 추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좁혀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남북통일’이라는 주제의식을 전면에 내비치지 않으면서도,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로 합쳐진다.’라는 통일의 본래 의미를 잘 드러내었다. 

마지막 영화 부지영 감독의 '여보세요'에서는 ‘기생충’에서 열연하기도 한 이정은 배우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우연히 북한에서 걸려온 전화에서 탈북 이후 남한에서 생활하다 연락이 두절된 아들의 행방을 알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처음에는 돈을 목적으로 들어준 부탁이지만 전화가 이어지며, 정은은 전화기 건너편에 있는 여성과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이십일세기 소녀, 제공: (주)디오시네마

▶ 이십일세기 소녀

'이십일세기 소녀'는 여성 감독의 비율이 3% 미만인 일본 영화계에서 15인의 젊은 여성 영화인들이 모여 만든 감성 옴니버스 영화다. 15인의 여성감독들이 여성의 시선으로 일과 미래에 대한 고민, 연애와 사랑, 일상적인 고뇌와 행복을 스크린에 담았다. 여성과 젠더를 주제로 21세기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생각하는지 각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질문을 던진다.

'이십일세기 소녀'는 이미 각종 영화제에서 소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23회 판타지아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리틀 포레스트'의 하시모토 아이, '도쿄의 밤하늘은 가장 짙은 블루'의 이시바시 시즈카, '소녀가 소녀에게'의 모토라 세리나 등 일본 유망주 여배우들이 기대감을 더한다. 

여성의 연대로 만들어지고 그들의 솔직한 시선과 생각을 담은 '이십일세기 소녀'는 오는 9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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