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비탈과 동양타이틀전을 치루는 정선용챔프(우측)

 

[조영섭의 복싱스토리] 며칠전 전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박종팔 챔프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다름이 아니라 역대 전 세계챔피언 명단을 뽑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선배 챔프인 유제두 관장이 전직 챔프들에게  연금을 지급받게 하기위해 절차를 밟아 국회에 신청할 예정인데 명단이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화급히 43명의 명단을 뽑아 박종팔 선배에게 전달하였다.  <서울> 홍수환 오민근 김지원 유명우 지인진 서성인 신희섭  <경기도> 김철호 권순천 <인천> 최점환 <충남> 변정일 .최용수. <충북>염동균 .이열우.이승훈 <전북>정비원. 최요삼.이형철.<강원도>전주도 김태식 <전남> 유제두 김기수 박종팔 정종관 최창호 조인주 장태일 김용강 장태일 박영균 조인주 문성길 백인천 <경북>이경연 .<대구>박찬희 .정기영.<부산>김성준 .김상현 . 장정구 최희용 <경남>김환진 유환길 백종권등 43명이 주인공이다 43명의 명단을 훍어보니 유난히 48.98kg인 라이트 플라이급에서 질량면에서 가장많은 챔피언이 탄생을 했다 가장 권있는 복싱 사이트중 하나인 복스렉<BOXREC>에서 LF급 올타임 랭킹1위를 선점하고 있는 장정구를 위시해서 17차 최다방어 성공의 주인공 유명우 .그리고 김성준 김환진 최점환 이열우 최희용등 7명의 챔프가 정상등극에 성공한 황금체급 였기 때문이다.

88서울 올림픽 금메달 김광선과 85년 월드컵 금메달 오광수(좌측)

 

아마츄어 무대로 시선을 옮겨봐도 아마복싱 3대 메이져대회< 월드컵. 올림픽. 세계선수권.>중 하나인 월드컵을  83년 최초로 석권한 복서가 바로 LF급의 김광선<동국대> 이였고 2년후인 85년 월드컵 에서도 오광수<한국체대>가 LF급 에서 금메달을 획득 한국은 이체급에서 대회 2연패를 성공한다. 또한  지용주와 신종훈이 68년 멕시코 올림픽과 2011년 바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 국위를 선양한 체급도 바로 LF급 임을 상기 시켜보면 이체급은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체형에 가장 적합한 체급이란 생각이 든다. 중요한 사실은 83년 로마 월드컵 최종결승에서 김광선<동국대>과 오광수<전남체고>가 맞붙어 김광선이 접전 끝에 신승<辛勝>을 거뒀는데 내용상 패했다고 해도 할말이 없는 일전이었고 84년 LA 올림픽 선발전에서도 김광선은 김용상<전남체고>에 힘겹게 판정승 본선에 진출한 사실을 유추해보면 양궁과 복싱은 국내선발전의 무게감이 여타종목에 비해 임팩트가 훨씬 강함을 알수 있겠다  김광선과 한국 아마복싱 LF급을 양분했던 쌍두마차 오광수도 82년 김명복배 준결승에서 부산협성실고 장경재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RSC로 패해 탈락할 정도로 국내복싱은 소리없이 강한 숨은 고수들이 많았다

장정구 챔프와 유명우 챔프(우측)

 

장경재는 결승에서 후에 프로에 전향 9전전승 <5KO승>을 기록한 신주섭<대구>을 완파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상>을 받는다. 이런  장경재는 그해 제63회 전국체전 선발전에서 부산체고의 최희용 과 강영수를 잡고  부산대표로 출전 준결승에서 최점환<경북>에게 판정패 했지만 값진 동메달을 획득한다. 2년전 61회 전국체전에서 허영모<순천 금당고>를 잡고 우승을 차지했던  최점환은 결승에서 허영모에게 3연패를 당한 오광수<전남체고> 에게 판정패 먹고 먹히는 묘한 생태계의 먹이사슬 관계를 형성했다 아마츄어 시절 오광수는 프로복싱  세계정상에 2차례씩 오른 최점환<경주상고>. 김용강<보인상고>. 최희용<부산체고>. 이열우<옥천고>.  잡은 베테랑 였지만 정작본인은 프로 세계에서는  김광선과 같이 무관으로 전락한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이처럼 한국복싱의 LF급은 아마나 프로 공히 화수분 처럼 쉼없이 좋은 유망주 들이 샘물처럼 솟아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처럼  두터운 선수층을 형성하고 있었다 장경재는 83년 5월 프로에 전향 후에 WBA 미니멈급 챔피언에 등극하는 김봉준에 자비없는 매서운 공세를 펼쳐 판정승을 거두는등 5연승을 기록한후 11전 전승<4KO승>의 최점환과 격돌 근소한 차의 판정으로 패한다  성장통을 격은 장경재는 86년 1월 18일 임하식<성남체>과 한국 jr 플라이급 타이틀전을  치러 10회 판정승 국내 jr 플라이급 정상에 오른다 임하식 역시 세계챔프 출신인 김봉준과 최창호를 각각 한차례씩 잡은 세계랭커 출신의 베테랑 복서였다 1차방어전 을 7승2무1패의 정창호<동아체>와 맞대결한 장경재는 3회KO승을 거두뒀고 첫 KO패한 정창호는 영역싸움에서 밀려 링을 떠난다 사우스포로 복싱감각이 뛰어난 장경재는 88년 1월24일 2차방어전을 치룬다 만20세의  도전자 홍창우<와룡체>는 86년 12월 제16회 신인왕전에서 손충렬을 잡고 우승을 차지한 당시 13전 12승<5KO승>을 기록한 유망주였다 홍창우에게 패한 손충렬도 동대문상고 재학시절 86.87년 전국체전 2연패를 달성한 리라공고의 박기홍을 잡은 숨은 실력자였고 87년 세계청소년대회 준우승자 이자 후에 WBC 슈퍼 플라이급 정상에 오른 조인주< 리라공고>와 맞대결에서도 팽팽한 접전 끝에 분패한 정상급복서였다  장경재 는 이런 경력을 지닌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한 도전자 홍창우 를 맞이하여 6회전까지 상대를 압도하며 무난한 승리가 예견되었지만 혼전중 시한폭탄처럼 터진 홍창우의 불의의 일격에 녹다운을 당한후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흔들리며  결국 종료 12초를 남기고 역전 KO패를 당한다.

 

최진석 관장과 장경재 챔프(우측)

 

장경재는 이후 플라이급으로 월장 후에 동양 밴텀급 챔피언 이은식<부산광명>에 2회 KO승을 거두며 프로세계의 매운맛을 보여준  난적 양찬우 와 국내 플라이급 타이틀 결정전에서 일방적인 공격으로 난타 7회 1분42초 KO승을 거두며 2체급을 석권하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90년 3월 필리핀에 원정 챔피언 로미 나바레테와 벌인  동양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지독한 홈타운에 의한 텃세 판정으로 경기에 패하자 미련없이 은퇴를 선언한다 한편 장경재 를 잡고 국내 jr 플라이급 챔피언에 등극한 홍창우도 3연속 KO승을 기록한후 만난 상대가 89년 신인왕전 jr 플라이급 4강전에서 박조운<88체>에 판정패 탈락 은퇴를 한후 직업군인 으로 입대 3년2개월만에 군복무중 이색적으로 링에 컴백한 정선용<태양체> 하사였다 공교롭게도 홍창우는 정선용의 서울 북공고 2년 후배였다.

최갑철(좌측)과 정선용

 

이경기는 현역군인 인 관계로 정상적인 훈련을 할수 없는 프로경력 5년의 언더독인 정선용이 탑독인 2년 경력의 홍창우를 철저히 연구분석 반복적인 이미지 트레이닝<image training>을 통해 실전에서 정밀기계 <精密機械> 처럼 적재적소에 터지는 좌우연타로 예상을 뒤업고 챔피언 홍창우에 2회 KO승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한다 경험이 길러준 날선 감각은 결코 무시할수 없다 탄력을 받은  정선용은 이후 김용강이 반납한 동양 jr플라이급 결정전 에서 소니 비탈에 9회KO승 동양챔피언 에 등극한다 3차방어에서 벨트를 푼 정선용은 90년 11월 13전 전승 5KO승을 기록한 88년 최우수신인왕 최갑철과 국내 플라이급 타이틀 결정전을 치룬다 최갑철은 신인왕 플라이급 결승에서 88체육관의 박성구 에게 신인답지 않은 세련된 테크닉과 칼날같이 예리한 카운터펀치를 거푸 성공시키며 주도권을 잡고  6회 KO승을 거뒀는데 박성구는 통산 18전 15승1무2패 6KO승을 기록한 당시 88체육관의 유망주였다.

이런 기대주인 박성구를 KO로  잡고 최우수복서에 선정된 가파른 상승세의  최갑철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었지만 죽을수는 있어도 질수는 없다는 <수사불패>의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정선용의 일타에 최갑철이  한차례 녹다운을 당하면서 근소한 판정에 고개를 숙이며 이후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링을 떠난다  승자 정선용 역시  그경기를 마지막으로 미련없이 링과의 작별인사를 나눈다 30년전 을 전후한 사각의 링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복서들이  사각의 링에서 벌인 육체의 퍼포먼스인  무용담 을 회고 해보면 지나간 추억은 아름답게 채색된다 왜냐면  설혹 잊을수 없는 모멸의 추억을 가졌다해도 되돌아보는 순간 만큼은 아름다운게 추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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