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압 상태에서 영상 15도 초전도체 발견
1913년 오네스의 초전도 현상 발견부터 고온 초전도체까지

출처: J. Adam Fenster, 실제 실험에 사용되었던 다이아몬드 모루

[문화뉴스 MHN 권성준기자] 지난 15일 발간된 네이처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동안 공상과학의 영역으로만 알려졌었던 상온 초전도체가 만들어졌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여기서 상온이란 섭씨 15도 정도의 온도를 말한다.

이 발견이 놀라운 점은 그 이전까지 초전도성이 나타난 가장 높은 온도는 영하 120도 정도였다. 물론 이번 발견은 270 기가 파스칼이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압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그 가치는 충분히 있다.

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이 구현된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초전도 현상은 극저온으로 가기 위한 노력 속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발견 이후 초전도체를 일상에서 상용화 시킬 수 있도록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물질을 찾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극저온으로 갔던 노력이 이젠 반대로 고온으로 올라오려는 노력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빈번한 실패와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인해 최근에는 상온 초전도체에 대해 회의적인 관점이 생겨나고 있었다. 이번 발견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고온으로 올라가려던 노력에서 이젠 압력을 낮추는 노력으로 변하면 되는 것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초전도체

도대체 초전도체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관심이 많을 것일까? 초전도체의 신기한 성질들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사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초전도체는 1911년 카메를링 오네스에 의해 발견되었다. 당시 카메를링 오너스의 연구실은 세계 최초로 액체 헬륨을 개발하여 영하 270도 보다 낮은 영역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연구실이었다.

오네스는 극저온 상태의 물질들을 연구하면서 액체 헬륨 속의 수은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최초의 초전도 현상의 발견이었다. 이 발견으로 오네스는 191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출처: 픽사베이

이 발견에서 알 수 있듯이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없는 물질이다. 전기 저항이 없다는 것은 에너지 손실이 전혀 없이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초전도체 발견 이후 상온 초전도체를 찾기 위한 노력이 끊이질 않았던 것이다.

물리학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 발견이었다. 당시에는 금속에서 전기 저항을 금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던 전자가 금속 이온들에 충돌하여 생기는 현상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극저온이 된다고 이온이 사라지지 않으므로 저항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부터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에 큰 흥미를 가졌던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오네스의 연구실로 대학원을 진학하였으나 탈락했다고 전해진다. 양자역학이 만들어지고 전기 전도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초전도 현상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늦게 이루어졌다.

출처: J. Adam Fenster, 마이스너 효과로 인한 반자성

한편 이론적인 발견이 이루어지기 전에 많은 과학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초전도체를 연구하였었다. 1933년 발터 마이스너는 초전도체에서 전기 저항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물체 내부의 자기장도 완전히 사라지고 자기장을 밀어내는 반자성을 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효과를 마이스너 효과라고 하며 부가적인 효과로 단순 전기 저항이 0인 물질과 초전도체의 차이는 마이스너 효과로 구분한다. 마이스너 효과는 1935년 프리츠 런던과 하인츠 런던 형제가 런던 방정식을 만들어 이론적으로 설명하였다.

출처: 위키피디아, 마이스너 효과

1950년이 되어서야 레프 란다우, 비탈리 긴즈부르크가 슈뢰딩거 방정식을 통해 초전도체의 이론을 만들기 시작했다. 란다우와 긴즈부르크는 자신들의 이론을 통해 초전도체의 여러 가지 성질을 규명하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이론은 근본적인 설명은 되지 못했고 현상에 국한되어 설명하는데 그쳤다.

한편 알렉세이 아브리코소프는 란다우의 상전이 이론을 통해 초전도체의 성질에 따라 1종 초전도체, 2종 초전도체를 나눴으며 긴즈부르크와 아브리코소프는 이 업적으로 200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처음으로 초전도체를 설명하는 이론이 등장한 때는 1957년이었다. 존 바딘, 리언 쿠퍼, 로버트 슈리퍼는 자신들의 이름 앞 글자를 딴 BCS 이론을 만들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금속 내부의 전자들은 극저온 상태에서 보존의 성질을 띄기 때문에 전기 저항이 사라진다고 설명하였다. 이 이론으로 셋은 197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출처: 노벨 재단
게오르그 베드노르츠, 알렉스 뮐러

BCS 이론이 등장하면서 초전도체는 무조건 영하 243도 보다 낮은 온도에서만 생긴다고 여겨졌다. 이렇게 고온 초전도체의 꿈은 좌절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986년 게오르그 베드노르츠와 알렉스 뮐러는 영하 238도에서 구리 세라믹 물질이 초전도성을 지닌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들은 발견을 하자마자 1987년 바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고 고온 초전도체에 대한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다시 한번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를 높이는 시도가가 이루어졌고 드디어 2020년 15도에서 초전도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1987년 발견 이후로 BCS 이론은 저온 초전도체만 설명할 수 있는 한정적인 이론이 되었고 새로운 초전도 이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해서 이루어졌으나 아직까지 성공적인 이론이 등장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번 발견이 새로운 초전도 이론으로 가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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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SF속 상온 초전도체가 현실로? 초전도체란? 성질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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