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한성필 작가, 설경숙 프로그래머, 최열 집행위원장, 배우 노영학, 진경, 김원 조직위원장, 오동진 부집행위원장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환경영화제가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7일 오전 서울시 중구에 있는 환경재단 1층 레이첼카슨홀에서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엔 이지현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김원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최열 집행위원장, 오동진 부집행위원장, 설경숙 프로그래머, 한성필 작가가 참석했다. 또한, 홍보대사인 에코프렌즈로 배우 진경과 노영학의 위촉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상영작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 개요와 특징,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과 상영작 소개, 에코프렌즈 소개와 위촉식 등으로 구성됐다.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는 5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간 열리며, 부문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진행된다. 47개국 113편이 상영되며, 경선엔 19개국 19편이 출품됐다.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규모의 국제환경영화제다.

김원 조직위원장은 "옛날과 생각하면 규모가 많이 커졌다. 환경영화제라는 특성상 정부와 대기업과는 성격상 안 맞아서 고생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최열 집행위원장은 "21세기는 환경과 문화의 세계라고 생각한다"며 입을 열었다. 환경재단 대표이기도 한 최열 집행위원장은 "환경운동을 한지 25년이 넘었지만, 직접 국민에게 다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환경영화제를 12번째로 진행하는데, 처음 할 때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엘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이 출연한 '불편한 진실'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다큐멘터리상과 노벨상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상영작인 '댐네이션'도 댐이 생기면 많은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것을 알려내 댐을 허무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여러 스태프의 도움 덕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환경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더 큰 노력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더 환경친화적이고 자연을 사랑하게끔 하려 한다"고 밝혔다.

오동진 부집행위원장은 "'댐 네이션' 영화를 초청해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4대강과 연관이 있어 '정부에서 탄압받겠구나!'라는 생각을 들었는데, 자연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국가에 대한 도전적인 의미를 준 작품이라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난해 작품에 대해 회상했다.

이어 그는 "환경영화제가 재밌어졌다. 대중 친화적인 의미가 있게 된 것은 환경 영화들이 정치적 본색에서 탈피해 다가가지 않기 때문인가 싶다.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언젠가 영화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것을 변용해 '환경 영화가 영화 전체를 지배하고 환경이 영화를 지배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세월호 사태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올해는 세월호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제를 많이 참관하셨으면 좋겠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끝나고 서울에서 이어지는 느낌이 강하다. 서울을 메인으로 영화제가 열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환경이라는 콘셉트를 뛰어넘어, 세상 전체를 담는 주제를 포괄하기 때문에 단연코 서울을 대표하는 영화제라고 할 수 있겠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 (왼쪽부터) 오동진 부집행위원장, 김원 조직위원장, 최열 집행위원장, 설경숙 프로그래머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오동진 부집행위원장은 "비속어로 이야기해서 죄송하지만, 영화 '때깔'이 좋다"며 참석한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기존 환경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칙칙하고 거칠고,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있었지만, 요즘은 완성도가 뛰어나 즐길 작품이 많다. '우리 삶을 다시 생각하자'는 모토가 있다. 환경 문제가 극복되지 않으면, 영화도 존재하지 않다. 대중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은 '사랑해, 리우'로 선정됐다. '사랑해, 파리', '뉴욕 아이 러브 유'에 이은 옴니버스 영화로 사랑의 도시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이다. 파울로 소렌티노, 나딘 라바키, 존 터투로, 카를로스 살다나, 스티븐 엘리어트,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길예르모 아리아가, 호세 파딜라, 앤드류차 웨딩턴, 비센테 아모림 감독이 참여했으며, 한국인으론 임상수 감독이 동참했다. 다양한 리우 사람들의 감정과 관계를 옴니버스로 즐길 수 있다.

설경숙 프로그래머는 개막작을 선정한 이유로 "개막식이라는 잔치에 초대하는 작품"이라며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골랐다. 환경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이 변하고 있다. 심각한 환경이슈에 대해 논쟁하는 영화들이 중요하지만, 감성적으로 아름답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그런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동물 인권을 심각하게 다루기보다 반려동물의 모습을 친숙하게 전하는 것이 관객들에게 더 빨리 받아들인다. '사랑해, 리우'는 재미있는 사람 이야기를 감상하며 그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도시 리오와 자연환경에 밀접하게 연관을 지어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 외 섹션 구성은 기존 경쟁섹션이 국제환경영화경선, 최근 환경영화를 보여주는 그린 파노라마, 한국 환경영화의 흐름, 지구의 아이들,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중남미 환경영화특별전, 두 포커스 섹션인 또 다른 사회, 다시 보는 농사, 다시 보는 GFFIS 화제작, 시네마그린틴 등으로 구성됐다. 설경숙 프로그래머는 "그린 파노라마 섹션에선 '기후변화를 위한 연대'에서 영상 공모전 수상작을 선별해서 한 섹션으로 모아서 진행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포커스에선 대안 공동체와 농사를 중점으로 구성했다. 자본주의에 인해 도시에 쫓겨 살면서 달려가는 것보다, 뒤를 돌아보며 전통적인 삶에서의 공동체 연대라는 내용이 많이 있었다. 이와 밀접한 것이 농사다. 사람들이 귀농하거나 먹거리의 투명성에 관심이 많은데, 이에 대한 영화를 상영하며 GV를 통해 깊이 있게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제엔 지역 특별전으로 중남미 환경영화특별전이 준비됐다. 그는 "지구 상 마지막 열대우림이 있는 지역인데, 파괴되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영화도 비교적 접하지 못한 곳이다. 전체 지구 상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지역인데, 여기에 우리에겐 생소한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을 기회"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최열 집행위원장, 배우 노영학, 진경, 김원 조직위원장이 에코프렌즈 위촉식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영화제 외압논란과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정부나 정보기관에서 어떤 작품을 상영하는지 전화가 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설경숙 프로그래머는 "특별히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 프로그램하는 입장에서 그것을 미리 주의해서 영화를 빼거나 신경을 쓴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최열 집행위원장도 "대부분의 환경 영화제는 지자체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제약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그런 압력에 굴하지 않는다"며 "환경이라는 내용 아래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가진 모순 등이 예술로 녹여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사전 검열로 상영을 못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편 이번 영화제의 트레일러를 제작한 한성필 작가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트레일러를 제작한 배경에 대해 그는 '2013년과 지난해 남극과 북극을 작업 때문에 다녀왔다. 극지방을 생각하면 춥다는 고정관념, 빙하나 얼음에 대한 이야기, 펭귄이나 북극곰 같은 아이콘을 생각하신다. 하지만 환경 문제도 많은 곳이다. 실제로 북극은 16세기부터 포경 산업이 시작됐다. 지금은 고래가 거의 씨가 마른 상태다. 여기에 20세기 들어와서 석탄을 채굴하기 시작했다. 남극 펭귄은 18세기에 발견이 되면서, 펭귄의 기름이 윤활유로 좋다는 인식에 잡기 시작했다. 극지의 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땅이라 생각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현명하게 환경을 지킬 수 있는지, 더 나은 미래를 가질 수 있을지라는 생각에 트레일러를 만들었다"고 제작 후기를 밝혔다.

이번 영화제엔 홍보대사 '에코프렌즈'로 최근 KBS 드라마 '징비록'에서 '광해군' 역을 맡은 노영학과 SBS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송차옥'을 연기한 진경이 선정됐다. 노영학은 "환경이라는 주제가 무겁게 다가갈 수 있는데, 가장 친근한 매체인 영화를 통해 환경에 대해 알릴 수 있어서 좋다"며 "환경영화제가 환영받기 힘든 사회에서 12회까지 끌고 와주신 최열 집행위원장 아래 스태프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저부터 환경사랑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진경은 "저는 대단한 실천가가 아니지만, 항상 환경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며 "환경에 관해 관심을 가진 것도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다. 해양 쓰레기 관련 EBS 다큐멘터리를 통해 심각성을 깨달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쓸 때 재활용 컵을 쓰자고 이야기하면 '그걸 다 신경 쓰면 어떻게 사느냐'고 이야기를 해주신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같은 걱정을 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영광이다. 더 책임감 있는 소비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선정 소감을 말했다.

   
▲ 배우 노영학(왼쪽)과 진경(오른쪽)이 에코프렌즈에 위촉됐다.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는 오는 5월 7일 오후 7시 씨네큐브 1관에서 개막식이 진행되며, 씨네큐브, 인디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 및 광장 일대,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관람할 수 있다. 환경부, 서울특별시, 산림청, 서울특별시교육청, 영화진흥위원회, 주한미국대사관이 후원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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