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투게더 등

중경삼림 스틸컷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중경삼림 스틸컷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문화뉴스 유수빈 기자] 90년대 홍콩 영화를 떠올릴 때 장국영, 장만옥, 양조위, 유덕화 등 배우들과 더불어 왕가위 감독이 빠질 수 없다.

최근 들어 그의 영화들이 리마스터링 되어 재개봉 되고 있어 그 시대 왕가위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름다운 미쟝센과 특유의 연출로도 유명한 그의 작품은 옛 홍콩에 대한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홍콩을 대표하는 명배우들의 전성기 시절을 엿볼 수 있어 더욱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높다.

90년대 홍콩 영화의 아이콘 왕가위 감독의 명작들을 살펴보자.

열혈남아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열혈남아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 열혈남아 旺角卡門 As Tears Go By

유덕화와 장만옥 주연의 열혈남아는 왕가위표 홍콩 느와르물이다.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이자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의 풋풋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홍콩 느와르물이지만 그 속에서 뒷골목 인생들의 허무와 홍콩의 불안정하고 어두운 미래를 이야기한다.

어느 날 홍콩에 사는 뒷골목 건달 소화의 집에 대만에서 온 먼 친척 아화가 머물게 된다. 어색한 동거가 이어지던 가운데, 소화와 아화는 서로에게 점점 이끌린다. 그러나 소화의 의형제인 창파가 저지르는 사고들을 수습하느라 매번 다쳐서 돌아오는 소화를 견딜 수 없었던 아화는 그를 떠나게 된다. 그러던 중 창파가 이웃 조직에 의해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오자 소화는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아비정전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아비정전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 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장국영, 장만옥, 유덕화 주연의 아비정전은 왕가위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주연 배우들을 비롯해 유가령, 장학우, 양조위 등 당시 홍콩 청춘 스타들이 총 출동했다. 지금은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작품이지만 개봉 당시에는 어두운 주제와 분위기 때문에 흥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영화는 당시 홍콩 반환을 앞둔 홍콩인들의 불안함과 허무를 내재하고 있다. 아비정전은 홍콩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홍콩금장상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어릴 적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사랑을 믿지 않는 바람둥이 아비는 매일 오후 3시 매표소 직원 수리진에게 찾아간다. 결국 그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리진을 거부하는 아비의 모습에 수리진은 그를 떠난다. 그녀와 헤어진 후 아비는 또 다른 여자 루루와 만난다. 하지만 둘의 관계도 오래 가지 않고 그는 자신의 친모를 찾기 위해 필리핀으로 훌쩍 떠난다.

중경삼림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중경삼림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 중경삼림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왕가위 감독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으로 임청하, 양조위, 금성무, 왕페이 주연의 영화다. "사랑이 통조림에 들어 있다면, 유통기한이 없기를 바란다. 만약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의 사랑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라는 명대사와 영화 주제가인 'California Dreaming'으로도 유명하다. 1995년 홍콩금장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편집상 등을 수상했다.  

중경삼림은 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식 영화로 1부는 마약 밀매업자와 경찰 223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하룻밤의 만남을 2부는 식당 직원 페이와 경찰 663의 교감을 그린다. 1997년 홍콩반환을 앞둔 불안정함을 영화 속 소재를 통해 나타낸다. 

타락천사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타락천사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 타락천사 墮落天使 Fallen Angels

여명, 이가흔, 금성무, 양채위 주연의 영화다. 타락천사는 원래 왕가위 감독의 전작인 중경삼림의 세번째 이야기로 구성하려 했으나, 길어지는 러닝타임에 대한 염려로 별개의 영화로 독립시킨 작품이다. 중경삼림과 타락천사의 센세이션한 연출 기법은 이후 수많은 영화,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에 영향을 주었다. 홍콩 금상장영화제를 비롯해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도 수상했다.

중경삼림과 마찬가지로 타락천사도 2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살인 청부업자와 그의 파트너 이야기, 5살 때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고 말을 잃은 하지무, 실연당한 여인 체리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해피투게더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해피투게더 /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 해피투게더 春光乍洩 Happy Together

장국영과 양조위 주연의 영화로 제50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34회 금마장 영화제에서 촬영상을 수상했다. 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퀴어영화로 너무나 다른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의 사랑과 이별이 영화의 중심이 된다.  

헤어짐을 반복하던 연인 아휘와 보영은 관계 회복을 위해 홍콩을 떠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여행을 떠난다. 이과수 폭포로 가는 도중 둘은 사소한 다툼 끝에 또 다시 이별한다. 얼마 후 아휘는 자신의 앞에 상처투성이로 나타난 보영을 간호하고 돌보며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 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 또 다시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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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홍콩 영화의 아이콘, '왕가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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