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협력을 통한 사업 강화 및 확장
'백기사' 효과 기대...적대적 인수합병의 위협에서 경영권 보호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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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경민경 기자] 16일 네이버와 신세계·이마트가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작년 10월 네이버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 교환을 단행한 바 있다.

기업 간의 협력 방법은 다양하다. 양해각서를 체결할 수도 있고,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으며, 서로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도 협력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번 지분 교환에 앞서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한 바가 있고, 2019년 말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로부터 8000억원의 지분투자를 받아 네이버파이낸셜을 세웠다.

네이버는 왜 지분교환 방식의 협력을 선택했을까?

◇ 나의 회사를 상대의 회사로 

지분 맞교환을 '혈맹'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피를 나눈 사이라는 뜻의 '혈맹'에서 알 수 있듯, 지분 교환은 이익도 공유하는 동시에 피해도 공유하게 되는 긴밀한 협력을 맺는 것이다.

지분 교환, 주식 교환은 말 그대로 서로의 주식을 확보해 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즉, 나의 회사를 상대의 회사로 만드는 것으로, 회사가 얻는 이익까지 주주로서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욱 협력하게 만든다.

사진=신세계,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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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 확장·강화 토대 마련...'시너지 효과'

기업은 지분투자를 통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서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그룹과 6000억 규모의 주식 교환을 체결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3000억, 스튜디오드래곤과 1500억, CJ ENM과 1500억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교환했다. 

쇼핑과 콘텐츠 사업을 밀고 있는 네이버. 네이버는 쿠팡과 함께 업계 1, 2위를 다투는 거대한 쇼핑 플랫폼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물류를 자체적으로 운용하지 않아 CJ대한통운과 같은 외부 물류업체의 손을 빌려왔다.

지분 교환을 통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안정적인 물류 통로를 확보해 이커머스 장악력을 높일 수 있게 됐고, CJ대한통운은 네이버의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네이버는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배급사 CJENM의 역량을 통해 네이버의 보유 IP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와 SKT의 지분 교환에서도 사업의 확장을 엿볼 수 있다. 2019년 카카오와 SKT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카카오와 SKT는 지도, 이커머스 등 겹치는 분야가 많다. 하지만 카카오가 연예기획사를 운영하고 콘텐츠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SKT가 웨이브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점 등에서 협력 가능성과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이번 네이버와 신세계·이마트의 지분교환에서도 사업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상황. 이에 맞서기 위해 온라인 거래 1위 업체 네이버와 오프라인 쇼핑계의 강자 신세계가 협력에 나선 것이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네이버쇼핑과 협력함으로써 신세계는 온라인 쇼핑몰인 쓱닷컴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고, 네이버는 신세계의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당일 배송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신세계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로봇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됐고, 네이버는 스타벅스, 스타필드 등 신세계 사업장을 통한 네이버 스마트 주문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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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호지분율 높여...적대적 인수합병(M&A)로부터 경영권 방어

지분 교환은 협력을 넘어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에도 효과적이다. 일명 '백기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2007년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업계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포스코는 현대중공업, 동국제강, KB금융 등과 지분을 교환하며 우호지분율을 높일 수 있었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비할 수 있었다. 

2015년 초 넥슨과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던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를 백기사로 끌어들였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와 38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업은 지분 교환을 통해 백기사를 확보함으로써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에서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지분 교환 방식의 협력은 협력사와 이해관계가 틀어지면 경영권 차원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온∙오프라인을 선도하는 두 기업의 협력. 네이버와 신세계가 유통 전 분야에서 강력한 협력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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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경제] '지분 교환' 의미와 효과는? 사례로 알아보는 지분교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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