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윈', '유니레버', 'MS 재팬' 주 4일 근무 시행 중..."생산성 높다"

[문화뉴스 경민경 기자] 코로나19가 '주 4일 근무'를 앞당기고 있다.

코로나19의 상황 속, 재택근무의 확산과 함께 일과 삶 균형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주 4일 근무제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레혼 '마스 파이스' 창립자/사진=연합뉴스 제공
에레혼 '마스 파이스' 창립자/사진=연합뉴스 제공

■ 스페인·일본 정부 '주 4일 근무제' 논의 중 

日 리크루트, 내달 '주 4일 근무제' 도입

지난 1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가 주 4일 근무제 시범운영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좌파 소수당 마스파이스(Mas Pais)의 제안을 정부가 받아들인 데 따른 결과로, '주 4일 근무제' 도입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게 됐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희망업체는 향후 3년간 주 4일, 3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큰 피해가 가지 않도록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부담은 정부가 첫해는 전액, 둘째 해엔 50%, 마지막 해엔 33% 보상한다. 

일본의 자민당도 지난 1월 코로나19로 인한 유연한 근무 시스템이 요구된다며 주 4일 근무 방안을 만들어 정부에 실시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의 '주 4일 근무제' 도입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요미우리신문은 22일 일본의 인력파견 사업 등을 하는 기업 리크루트가 내달 1일부터 직원 16,000명을 대상으로 주당 휴일을 약 3일로 하는 인사 제도를 도입한다고 보도했다. 

리크루트는 '연간 휴일'을 15일 늘림으로써 평일 일하는 날을 평균 4.2일로 줄이겠다는 것으로, 급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근로시간을 7시간 30분에서 8시간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새 제도를 통해 근무에 유연성을 제고함으로써 직원들의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리크루트 측은 설명했다.  

사진=아윈, 유니레버 제공
사진=아윈, 유니레버 제공

■ 주 4일 근무제, 어느 기업이 시행 중인가? '아윈', '유니레버', 'MS 재팬'

독일 정보기술(IT) 기업 ‘아윈(Awin)’은 올해 1월 급여와 복지혜택 삭감 없이 주 4일 근무를 시행했다. 아담 로스 아윈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행복하고, 참여도 높은 균형 잡힌 직원이 훨씬 더 나은 업무를 수행한다고 믿고 있다"라며 "더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만큼 생산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도브 비누로 유명한인 ‘유니레버’는 지난해 12월부터 뉴질랜드 사무소 직원 대상, 급여와 복지혜택 등 삭감 없이 주 4일 근무를 시행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닉 뱅스 유니레버 뉴질랜드의 전무는 "우리의 목표는 시간이 아니라 생산량에 대한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라며 "즉 동일한 급여로 더 적은 시간에 동일한 양의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의 시범적인 시행으로 과연 주 4일제가 가능할 것이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앞서 2019년 주 4일 근무를 시행한 MS 재팬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Microsoft Japan
사진=Microsoft Japan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8월 일본 자사에서 급여 삭감 없는 주 4일 근무를 시행했다. 그 결과 생산성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MS 재팬은 회의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했고, 의사소통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원격 통신을 장려했다. 사무실의 자원을 아끼는 형태로 재정적 부담을 줄였고, 그 결과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력 소비량은 줄일 수 있었다. 

MS 재팬이 선도적으로 주 4일 근무를 시행하며 긍정적 효과를 거두자, 각국 정계에서도 반응했다. 지난해 11월 존 맥도넬 전 영국 노동당 그림자 내각 총리 등은 코로나19의 위기를 주 4일제로 극복할 수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을 촉구하는 서한을 공개했고, 지난 12월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스페인 부총리도 '주 4일 8시간 근무'를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 주 4일 근무제, 우리나라는?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러 후보가 주 4일 근무제 공약을 발표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주 4일제를 시행하는 기업들에게 서울시가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며 논의에 불을 지폈고, 이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후보는 주 4.5일제 확립을 공약으로 들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장 생계가 걱정인 청년들에게 4.5일제 공약은 청년을 두 번 울리는 공약”이라며 주 4일 근무제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 주 4일 근무제 도입 가능할까

주 4일 근무제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크다. 

주 52시간 근무제도 안착하지 않은 상황 속, 주 4일 근무제의 도입은 무리라는 의견이다.

또한 코로나19발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근무시간 단축은 비상식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스페인 최대 경제단체인 경영자총연합회(CEOE) 아라곤 지부의 리카르도 무르 회장은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일을 더 해야지, 적게 해선 안 된다”라며 “미친 짓”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주 4일 근무제는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직장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는 주 4일 근무제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고, 근무시간의 단축은 기업의 생산량 감소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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