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루시, 하이퍼리얼리즘 봄꽃 작품으로 인생샷 찍자
헤르난 바스 등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전시 이어져

사진=엘리제레 갤러리, 무스타파 훌루시 개인전 Blossoms In Spiritual Time 작품 
사진=엘리제레 갤러리, 무스타파 훌루시 개인전 Blossoms In Spiritual Time 작품 

[문화뉴스 노만영 기자] 미술관에도 꽃이 활짝 피었다.  

이번 주말 비소식으로 벚꽃은 떨어지겠지만 미술관은 여전히 봄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이번 봄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국내외 화가들의 작품들이 우리를 찾아온다. 

 

엘리제레 갤러리(eligere gallery) - 무스타파 훌루시 : Blossoms In Spiritual Time

패널 한쪽에는 착시를 일으키는 추상화가 그려져 있고 바로 옆에 극사실주의로 표현된 꽃이 만개해있다. 무스타파 훌루시(Mustafa Hulusi)는 무한성을 상징하는 '익스펜더(Expander)'라는 디자인과 함께 목련, 동백, 장미 등을 병치함으로써 감상자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엘리제레 갤러리, 무스타파 훌루시 개인전 Blossoms In Spiritual Time 전경
사진=엘리제레 갤러리, 무스타파 훌루시 개인전 Blossoms In Spiritual Time 전경

영국에서 미술 공부를 한 훌루시는 미술명문 골드스미스칼리지(Goldsmiths College)와 세인트마틴칼리지(Saint Martins College)에서 순수미술과 철학을 배운 뒤 개념미술 작가로 활동했다.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40대에 이미 세계 미술시장에서 인기있는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두 폭의 제단화를 양분하고 있는 상반된 스타일의 작품들은 그의 작품을 처음 감상하는 이들을 당혹시킨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둘 사이에는 상당한 유사점들이 존재한다. 한 점에서 뻗어나가는 '익스펜더'의 디자인은 꽃의 구조와 유사하다. 개념적으로도 연속성이라는 공통점을 띤다. 꽃은 식물의 생식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생의 연장'이라는 의미와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사진=엘리제레 갤러리, 무스타파 훌루시 개인전 Blossoms In Spiritual Time 전경2
사진=엘리제레 갤러리, 무스타파 훌루시 개인전 Blossoms In Spiritual Time 전경2

추상과 구상이라는 이질적인 두 이미지가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은 훌루시 개인의 삶으로까지도 확장된다. 터키계 키프로스인 가정에서 태어난 훌루시는 영국에서 성장했다. 이슬람적인 전통과 앵글로색슨 문화를 모두 경험한 작가는 뿌리가 다른 두 문명의 대립과 통합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을 것이다. 아마도 언밸런스한 두 폭의 제단화는 그 과정에서 탄생한 산물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말 전국에 내린 봄비로 벚꽃사진을 찍지 못한 이들은 훌루시의 하이퍼리얼리즘 꽃그림으로 봄감성을 흠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엘리제레 갤러리에서 오는 5월 22일까지 전시되며 네이버를 통해 사전예약을 한 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스페이스K 서울 - 헤르난 바스 : 모험, 나의 선택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화가들 가운데 한명인 헤르난 바스(Hernan Bas)의 작품이 서울에서 전시 중이다. 미국 마이매미 출신의 쿠바계 작가인 바스는 20대 때에 이미 LA현대미술관, 브루클린미술관, 베니스비엔날레 등에서 작품 전시를 열었으며 그의 주요 작품들은 휘트니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스페이스K 서울 인스타그램, 헤르난 바스 : 모험, 나의 선택
사진=스페이스K 서울 인스타그램, 헤르난 바스 : 모험, 나의 선택

바스는 세계적인 명화나 문학 혹은 신화에서 영감받은 주제를 19세기 유미주의 스타일로 표현해왔다. 그러나 '모험'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주제의 면에서 차이가 있다.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에서 받은 상상력을 고전적인 스타일로 그려낸 것이다. 40대가 되어서도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바스는 그가 그린 항해하는 소년의 이미지처럼 여전히 젊고 용감하다.

사진=스페이스K 서울 인스타그램, 헤르난 바스 개인전 포스터
사진=스페이스K 서울 인스타그램, 헤르난 바스 개인전 포스터

한편 바스 작품은 경매시장에서 그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고 알려져있다. 이번 기회에 그의 작품을 감상하며 새로운 자극과 지치지 않는 도전정신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헤르난 바스 개인전: 모험, 나의 선택'은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스페이스K 서울에서 오는 5월 27일까지 진행한다.

 

소울아트스페이스 - 김덕기: 봄을 그리다

화려한 색채로 봄을 기록한 김덕기 작가의 개인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서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덕기 화가는 능숙한 톤온톤(tone on tone: 동일 색상에 톤 차이를 두는 것) 배색으로 유명하다. 원색을 과감히 사용하되 미세한 톤의 차이로 그림자를 표현함으로써 원근감을 살리고 있다. 

사진=소울스페이스갤러리, 김덕기, 니스 해변-팜트리가 보이는 풍경(2021)
사진=소울스페이스갤러리, 김덕기, 니스 해변-팜트리가 보이는 풍경(2021)

전시작 '니스해변-팜트리가 보이는 풍경'은 초록과 파랑을 주로 사용해 청량감을 주는 작품이다.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푸른 바다는 전형적인 수평이 아닌 수직의 구도를 취함으로써 깊이감을 살리고 있으며 푸른색의 톤 차이를 바다의 깊이감을 표현하고 있다. 야자수의 풍성한 잎들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것 역시 톤온톤 배색을 잘 사용했기 때문이다.  

사진=소울스페이스갤러리, 김덕기, 햇살이 내려오는 호수의 아침(2020)
사진=소울스페이스갤러리, 김덕기, 햇살이 내려오는 호수의 아침(2020)

화려한 원색과 함께 점묘를 연상시키는 붓터치는 신인상주의미술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조르주 쇠라의 대표작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떠올리게 한다. 김덕기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인상주의 화풍의 전통을 잇고 있다. '햇살이 내려오는 호수의 아침', '여주-황금물결', '플로리다 키웨스트-아름다운 해돋이와 석양' 등의 작품은 노란색을 극단적으로 사용하여 빛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국내외의 도시풍경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김덕기 개인전 '봄을 그리다'는 부산 해운대 '소울스페이스갤러리'에서 6월 16일까지 전시된다.

----

벚꽃사진 놓친 당신을 위한 미술전시

훌루시, 하이퍼리얼리즘 봄꽃 작품으로 인생샷 찍자
헤르난 바스 등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전시 이어져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