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청춘을 살아가는 꽃중년
'좋은 걸 어떻게', '대문 밖은 초록 바다', '나의 작은 힐링 숲', '그렇게 농부가 되다', '산으로 간 형제들' 총 5부작
4월 12일부터 4월 16일, 오후 9시 30분 EBS1 방송

EBS '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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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박한나 기자] EBS 아주 각별한 기행이 '꽃보다 중년'이라는 주제로 늦깎이 청춘을 사는 이들을 찾아간다. 

"청춘은 늘 과거형이거나 미래형이다" 누군가 말했다. 청춘의 시기엔 청춘이 온 줄도 모르고 밥벌이에 부모 자식 노릇 하다 보면 어느덧 저만치 가고 없어 사무치는 게 청춘이라고 말한다. 중년이 되어 문득 돌아보니 나는 없던 나의 청춘, 나의 인생의 청춘은 어디로 갔을까.

조금 늦었더라도 이제부터는 나답게,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주연이 되어 인생을 살아가고픈 이들이 여기 있다. 저무는 해, 지는 꽃이 아닌 가슴 쿵쿵 뛰는 늦깎이 청춘으로 살아가는 5, 60대 삶의 풍경을 만나 본다.

1부. 좋은 걸 어떡해

1951년에 지어졌으니 사람 나이로 치면 칠순. 조훈 씨 부부는 70년 된 부여의 고택을 2년간 직접 수리한 끝에 살림집 겸 작은 찻집으로 꾸몄다. 오십이 되어갈 무렵, ‘아,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인생 고민을 하던 차 인연처럼 옛집을 만난 것이다. 

오늘은 마당에 하늘하늘 수선화 빛깔의 차양을 내거는 날. 평상엔 개나리색 장판도 깔고, 꽃밭에는 데모르후세카, 안개꽃 등도 심는다. 옛집에 어울리게 땅에 장독도 묻었다는데, 항아리를 깨뜨리는 바람에 플라스틱 김치통이 빼꼼. 도시에선 누려보지 못한 평화로운 풍경, 부부의 손길로 반들반들해지는 옛집에서 부부도 곱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

자칭 ‘촌놈’이라는 김수영 씨. 어린 시절 숲을 쏘다니기를 즐겼고, 한번은 톰 소여가 되겠다며 숲에 얼렁뚱땅 트리 하우스도 지었다. 도시에 나가 살던 때에도 항상 숲을 그리워했는데, 고향에 편백숲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에 덜컥 대출을 받아 숲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내일모레 오십이 되던 즈음부터 전북 완주의 편백숲 지기로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반신반의했던 아내 김선용 씨도, 이제는 손가락만 한 허브 새싹에도 가슴이 두근거린단다. 편백잎으로 편백 오일을 추출하고, 편백숲 아래 동화 같은 집도 짓고 사는 부부. “그저 좋은 걸 어떡합니까. 지금 내 인생은 100점을 줘도 안 아깝죠”란다.

2부. 대문 밖은 초록 바다

“가슴이 떨려요. 집에 갈 생각에요” 경남 통영에서 작은 도선을 타고 들어가는 아담한 섬, 곤리도. 권홍규, 김정희 씨 부부는 우연히 낚시차 들렀다가 섬 맨 꼭대기 오두막집에 반해 주말의 집으로 삼았다. 멀리 부산에서부터 직접 들고 왔다는 가마솥부터 닦고, 창 너머 자그마한 콩란에도 인사를 잊지 않는다. 

햇부추와 두릅 따고, 자연산 돌미역도 건지는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이 부부에게는 소.확.행. 홍규 씨는 귀띔한다. “육십 평생 돈에만 매달려 살았는데, 이젠 욕심 내려놓고 좋아하는 것 하며 살아야죠”

서울의 교통 체증에 지쳤었다는 김영진, 전채원 씨 부부. 대물 참돔을 잡고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충남 태안으로 귀어한 지 올해로 19년째다. 그 사이 낚싯배도 두 척이나 장만하고, 마흔여덟 살이 되던 해엔 늦둥이 딸까지 얻었다. 

모자로 민머리 살짝 가리면 마음만은 50대라는 남편 영진 씨. 물 빠지면 모래펄에서 동죽을 잡고, 물 찰박이면 바다에서 우럭을 낚는 매 순간이 행복하다. 드넓은 바다에선 세레나데가 절로 흥얼흥얼. 나이 육십에 가장 행복한 사나이, 넓고 넓은 바닷가에 그가 산다.

한편, EBS '한국기행' 1부 '좋은 걸 어떻게' 편은 12일 오후 9시 30분에 EBS1에서 볼 수 있다.

[사진=EBS '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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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어떻게', '대문 밖은 초록 바다', '나의 작은 힐링 숲', '그렇게 농부가 되다', '산으로 간 형제들' 총 5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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