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썹 ‘판’, 멍 때리다 100분 순삭
전통연희와 현대 음악이 결합한 한 판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판' 프레스콜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판' 프레스콜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100분 동안 지루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웃어 본 게 얼마 만인가 싶었다. 폭염과 마스크, 코로나19라는 현실을 잠시 잊게 해준 뮤지컬 ‘판’은 말 그대로 휴식, 즐거움, 풍자와 해학의 판이었다. 

‘판’에는 우리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라에 역병이 퍼져 외출이 자유롭지 않고, 주막에 들어가면 ‘백신’을 맞아 괜찮다고 하는 장면, 주모가 출입자명부를 작성하라고 하는 장면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었다. 

이야기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양반 ‘달수’가 전문적으로 소설을 읽어주는 전기수 ‘호태’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요즘에도 이야기꾼들이 있다. 요즘은 이야기꾼이 주제를 갖고 하는 말을 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사용하는 용어는 달라지지만, 근본적인 의미는 일맥상통한다.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판' 프레스콜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판' 프레스콜

 

조선시대는 신분에 따라 직업을 선택해야 했다. 노비, 상인 등이 과거를 볼 수 없어 신분제를 성토하는 드라마와 영화는 많이 있었다. ‘판’에서는 반대로 양반이기에 전기수가 될 수 없다는 상황을 불러 온다. 양반이 전기수인 ‘호태’를 스승으로 모시며, 전기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전기수가 활동하는 이야기방인 매설방에는 전기수가 읽는 책을 필사하는 ‘이덕’이 있다. 표지도 제목도 없는 책이지만, 이덕은 꾸준히 필사를 하고 자신만의 스토리가 담겨 있는 책을 집필한다.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 이덕의 책이 지금 발간됐으면 베스트셀러가 됐을까?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판' 프레스콜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판' 프레스콜

매설방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에게 위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극은 전통연희 양식과 서양 음악이 결합하고, 국악 퍼커션과 대금 등 우리 소리를 기반으로 스윙, 보사노바, 클래식, 탱고 등 서양 음악 요소를 추가해 색다른 연출을 선보인다.

국립정동극장(대표이사:김희철) 레퍼토리 뮤지컬 ‘판’은 9월 5일까지 관객들과 신명나는 ‘판’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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