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글 : 여홍일(음악칼럼니스트)

서울시향은 국내에서 월드클래스가 거론돼온 국내 교향악계의 대표적 사례다. 그러던 것이 정명훈 시절 이후 이런 얘기가 좀 잦아들었고, 이러던 차에 지난 10월 28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은 예전의 서울시향 연주회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서울시향의 월드클래스 연주에 대한 불을 지피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10월 28일 이날 공연은 서울시향 시즌 3 공연 중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의 첫 무대여서 나로서도 지난 8월 중순 롯데콘서트홀을 찾았던 클래식 레볼루션 2021의 선우예권과의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제1번과 브람스 교향곡 제1번 연주의 조우 이후 나름대로 오랜만이었다.

낯섦과 익숙함이 한자리에 공존한 레퍼토리들로 구성된 이 날 연주회에서 첫 곡 신동훈의 ‘쥐와 인간의’는 관객에게 상상력을 펴도록 하는 곡이었다. ‘쥐와 인간의’는 2019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카라얀 아카데미의 위촉으로 작곡되어 그해 12월 페테르 외트뵈시의 지휘로 베를린 필하모니에 초연되었다고 한다.

초연은 설렌다. 초연 연주는 아무 연주단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자신감의 연주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믿는다.

지난해 2020년 11월 1일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연주를 통해 실내악적 소편성이었음에도 신동훈의 ‘사냥꾼의 장례식’ 연주를 서울시향은 긴장이 넘치는 소품을 체험케 했는데 아시아 초연의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신동훈의 ‘쥐와 인간의’에의 연주를 서울시향은 예의 그런 감동을 줄 수 있을 초연을 했다.

 

카를 닐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서울시향과 협연하고 있다. (사진=서울시향)
카를 닐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서울시향과 협연하고 있다. (사진=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을 사운드의 음량을 풍성히 살려주는 지휘로 이끌어

전반부 카를 닐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기 위해 입장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역시 내게는 1년 전 보무당당하게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입장, 그녀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이 힘과 활력이 넘치고 신선해 “관객이 대면 연주를 보는 맛은 바로 이런 것 때문이야!”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한 연주를 들려줬었다.

강렬한 짙은 청색의 연주복을 입고 나온 이지윤은 카를 닐센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연주 내내 북구의 스산함과 이지윤의 당당한 바이올니즘 연주가 교차하는 느낌을 내게 불러일으켰다. 

후반부에 서울시향이 연주한 레퍼토리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 역시 내게는 2013년 7월 초에 있었던 서울시향의 러시안나이트의 연주와 대비되는 느낌이 연주 내내 뇌리에 맴돌았다.

당시 서울시향과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5번을 지휘했던 슬로바키아 출신 유라이 발추하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지휘에서 늘어짐이 없이 바짝 끌어당기는 힘과 아기자기하게 지휘하는 스타일이 아직도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이에 반해 오스모 벤스케의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의 지휘는 풍성하게 사운드를 펼치게 하며 서울시향 관현악의 음량을 풍성히 살려주는 지휘를 이끌었다는 느낌이다.

서울시향 연주의 월드클래스 반열 재논의에 대한 불을 다시 지피는 심정을 필자가 그동안 써온 서울시향 연주회들에 대한 리뷰를 중심으로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

내 개인적으로 본격 서울시향 연주에 관심을 두고 서울시향 연주에 대한 공연리뷰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13년 1월 초 무렵으로 이때는 서울시향 연주 기량이 절정기라고 회자하는 시기였는데 서울시향의 회원카페인 SPO Friends (cafe.daum.net/SPOFriends)의 콘서트 후기 코너에 실린 내 공연리뷰들도 2013년과 2014년에 집중돼 있다.

당시 내가 썼던 서울시향 공연 후기에 대한 일반 관객들의 클릭 수를 보면 공연리뷰/서울시향 특별음악회 베토벤이 77, <공연리뷰>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 II가 51, <공연리뷰> 서울시향의 그레이트 시리즈 I 바그너 스페셜이 78, 당시 클래식 고어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공연리뷰> 서울시향의 그레이트 시리즈 III-말러교향곡 4번이 무려 138번의 클릭 회수를 보였다. 

 

서울시향 연주력, 2013년과 2014년 관객의 서울시향 연주에 대해 뜨겁고 높았던 열기로 정명훈 시절 최고조에 달해

2013년 12월에 있었던 <공연리뷰> 서울시향 그레이트 시리즈 IV-카라비츠의 봄의 제전은 100, <공연리뷰> 정명훈&서울시향 송년 음악회 베토벤 “합창” 97, 2014년 들어서 연초 서울시향의 연주로서 관객이 놓칠 수 없었던 한스 그라프의 말러교향곡 제10번 및 요엘 레비의 말러교향곡 제1번은 79,

(공연리뷰) 서울시향-엘리아후 인발의 쇼스타코비치 64, <공연리뷰> 말러5번-숨 막히는 아름다움의 선율 선사 131, 2014년 6월에 있었던 서울시향 공연의 기록인 <공연리뷰> 서울시향의 브루크너와 바르토크 108, 8월의 서울시향의 BBC 프롬스 데뷔 연주를 듣고 공연리뷰 기사가 187, 서울시향의 정명훈과 바그너 리뷰기사가 47회의 클릭 횟수를 각각 보였다. 

이어 2015년 9월의 정명훈과 서울시향 결속 보여준 ‘크레디아 파크콘서트’는 51, 2016년 3월의 (공연리뷰) 엘리아후 인발 지휘 서울시향 말러교향곡 제7번 95, <리뷰> 서울시향의 송년 합창교향곡 35, 2017년 3월의 <공연리뷰> “서울시향의 바그너의 반지: 관현악 모험 공연을 보고” 기사는 39,

2017년 말의 <리뷰> 서울시향 베토벤 교향곡 제9번 56, 2018년 연초의 공연리뷰: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향이 함께 한 2018 신년 음악회 34, <공연리뷰>서울시향 2018 쇼팽과 드뷔시를 듣고 35, 2019년 7월의 <공연리뷰 >2019 서울시향 바딤 글루즈만의 프로코피예프 25, 2019년 10월의 (공연리뷰) 서울시향 장이브 티보데의 생상스 43회의 클릭 회수였다.

2020년과 2021년 SPO Friends 콘서트 후기의 클릭 회수가 요즈음 보통 20~30회의 낮은 클릭 횟수에 그치는 것을 고려하면 필자가 썼던 2013년 8월의 서울시향 말러교향곡 4번의 클릭회수 138회나 2014년 8월 서울시향이 런던 BBC프롬스에 데뷔했던 공연리뷰의 클릭 횟수 187회는 서울시향의 연주력이 정명훈 시절 최고조에 달했던 2013년과 2014년의 관객의 서울시향 연주에 대해 뜨겁고 높았던 열기를 방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서울시향 연주에 대한 월드클래스 논의가 재점화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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