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개최
'물리학자들', '몽땅 털어놉시다', 건널목 삽화', '메리 크리스마스, 엄마!'

(왼쪽부터) 송훈상 연출, 배우 정욱, 주호성 연출, 장경남 제작감독
(왼쪽부터) 송훈상 연출, 배우 정욱, 주호성 연출, 장경남 제작감독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연극계를 묵묵히 지켜온 거장들의 무대가 꽃을 피우듯 실현된다.

지난 9일 제6회 늘푸른연극제 '그래도, 봄' 기자간담회가 서울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렸다.

'그래도, 봄'을 부제로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개최하는 '늘푸른연극제'는 국내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며 그들의 새로운 도전과 경험치를 무대에서 볼 수 있다. 2016년부터 매해 열리고 있던 '늘푸른 연극제'는 극심한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12월에 진행되지 못하고 미뤄져 올해 2월 개최했다.

올해는 극단 춘추 '물리학자들', 극단 시민극장 '몽땅 털어놉시다', 방태수 연출의 '건널목 삽화', 독일 해롤드 뮐러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메리 크리스마스, 엄마!'(원제 고요한 밤) 등 총 4편이 무대에 오른다.

송훈상 연출
송훈상 연출

17일(목)부터 20일(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하는 '물리학자들'은 냉전 시대 속 천재 물리학자와 그에게 정보를 캐내기 위해 잠입한 물리학자 두 인물의 신경전을 통해 가치 중립과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 출연하는 정욱은 "평생 연극을 사랑하고 늙어온 배우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명 깊다"면서도 "육체의 기량이 많이 떨어져 있어 연극의 수준을 낮추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운 생각이 앞서 무거운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8일(금)부터 20일(일)까지 JTN 아트홀 1관에서 공연하는 '몽땅 털어놉시다'는 충북 연극계를 이끌어온 50여 년 역사의 극단 시민극장이 지난해 별세한 고(故) 장남수 연출을 기리는 추모 공연이다. 장 연출의 오랜 친구 주호성이 연출을, 장 연출의 아들 장경남이 제작감독을 맡았다.

주호성 연출
주호성 연출

주 연출은 "극단 시민극장을 창단하고 운영해온 친구를 위해 연극을 만들게 됐다. 친구의 추모 공연을 마련하다 보니 친구가 생전 좋아했던 노래와 배우들을 모아서 연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23일(수)부터 27일(일)까지 씨어터 쿰에서 개막하는 '건널목 삽화'는 마임과 사이코드라마를 한국에 소개하고 최초로 극단 전용 소극장을 만들었던 방태수 연출의 1972년 작이다. 마임계 대가 유진규와 기주봉이 출연한다.

방 연출은 "'건널목 삽화'는 우리 극단과 함께한 작품이다. 당시 소극장 전용 연극을 만들어 파격적인 시도를 해보려 했다. 실험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배우 유진규
배우 유진규

유진규는 대사가 있는 연극에 50년 만에 출연한다. 그는 "50년 전 역할을 다시 하는데, 다행히 사실주의 작품이 아닌 부조리극이어서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냉탕과 온탕, 젊음과 늙음, 20대와 70대를 오가며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극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메리 크리스마스, 엄마!' 는 24일(목)부터 27일(일)까지 개막힌디. 배우 손숙이 출연하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기대에 부푼 어머니와 다른 목적을 지닌 채 방문한 아들의 만남을 통해 인간의 연민과 무관심, 자비와 잔인함, 이기심과 사랑의 가치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현대 사회 속 소외되는 계층을 가시화시킨다. 

(왼쪽부터)  이강선 대표, 박웅 운영위원, 송훈상, 정욱, 주호성. 장경민,,방태수, 유진규
(왼쪽부터)  이강선 대표, 박웅 운영위원, 송훈상, 정욱, 주호성. 장경민,,방태수, 유진규

이번 연극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진행된다. 주호성 연출은 "어둡고 침침한 시기에 관객에게 충분한 웃음을 드릴 수 있는 밝은 연극을 만들려고 한다. 우리의 문화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오히려 더 환하게 웃지 않나. 그런 걸 잘 살려내 재미있는 연극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배우 정욱은 최근 이순재, 신구, 오영수 등 원로 연극인들의 활발한 활약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배우 정욱

"원로들이 연극을 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자기관리가 되어 있고 무대를 사랑해서 찾는 거라 생각합니다. 배우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뛰어드는 거죠. (최근 원로 연극인의 활약은) 아주 좋은 현상이다"고 말했다.

'늘푸른 연극제' 운영위원회 박웅 위원은 "원로 예술인들은 말년에 무대에 설 기회가 드물고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하는데, 이들을 위한 지원과 활동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 연극제가 지속돼 공연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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