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 감정들
긍정적인 시각으로 감정을 들여다 보길
나를 성장하게 하는 건,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

어렸을 적 사고로 바이크를 타게 된 김수정 작가 (사진=김수정 작가 제공)
어렸을 적 사고로 바이크를 타게 된 김수정 작가 (사진=김수정 작가 제공)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어린 시절 두 번의 교통사고로 인해 트라우마성 멀미가 생겨 차를 타는데 어려움이 있어요. 그로 인해 바이크를 타게 됐죠. 처음에는 부모님 치킨 가게 배달을 도와드리는 용도로만 바이크를 탔는데, 어느 날 바이크를 탈 때 멀미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 본격적으로 바이크를 타게 되었어요.”

김수정 작가는 대학 상경학부를 졸업하고 10년 동안 개인사업을 했다. 바이크와 빨간색을 좋아해서 빨간색 바이크로 200,000km를 여행했으며, 개인 블로그에 1,000편 이상의 여행후기를 업로드하고 있다. 

네이버 베스트에 ‘이딴여행’이라는 여행 포토툰을 연재하고 있으며, 그 인연으로 시골 중학교 웹툰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2021년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 345%로 첫 번째 소설 <기억이 도착했다>를 출간하였고, 두 번째로 청소년 소설 <감정을 파는 소년>을 최근에 출간했다. 

바이크로 여행을 하며, 포토툰과 소설을 집필하고 있는 김수정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바이크로 여행하며 직접 찍은 사진으로 포토툰을 연재하고 있다. 
바이크로 여행하며 직접 찍은 사진으로 포토툰을 연재하고 있다. 

 

바이크 여행가, 포토툰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소설을 쓴 이유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집합금지로 바이크를 타지 못했어요. 바이크투어를 하면 많게는 몇십명이 모이기도 하거든요. 투어를 못하니 ‘글 한 번 써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억이 도착했다>를 쓰고, 아이디어가 하나 더 생겨 공모전 출품하기 위해 <감정을 파는 소년>을 쓰기 시작했죠. 

청소년 소설을 쓴 이유가 있으신가요?

‘자기감정에 서투른 나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인은 이런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를 성장하게 한다는 점을 알잖아요. 청소년들에게 여러 감정이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 쓰게 됐어요.

 

바이크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 감정들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하며 다양한 여행객의 삶을 만나게 됐다.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하며 다양한 여행객의 삶을 만나게 됐다. 

 

여행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셨을텐데 인상적으로 남아 있던 추억은?

바이크를 배에 선적해, 제주 공천포로 가서 한 달 살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곳에서의 한 달이 제 생에서 가장 진한 기억인 것 같아요. 최고령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여행객들을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만남은 찰나였으나, 그들의 인생이 함께 오는 것 같았어요. 함께 일했던 스텝들, 사장님 역시 너무나 그리운 추억의 한 페이지죠. 지금도 연락하고 있어요.

여행 중 에피소드가 책에도 녹아 있나요?
<감정을 파는 소년>은 100% 창작소설이에요. 제가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은 들어가 있지만, 에피소드는 창작이에요. 소설에 필요한 부분은 인터뷰를 통해 정보를 수집했어요.

책에서는 사랑, 증오, 열등감 등의 감정을 사고 팔던데, 감정을 주제로 책을 집필하신 동기는? 

개인적으로 중고거래를 상당히 좋아해요. 중고나라&당근마켓 열성유저인데요. 당근 마켓 99도에요. 주로 구입보다는 판매나 나눔을 하는 쪽이에요. 제겐 더 이상 쓸모가 없지만, 아직은 구실을 할 수 있는 물건들을 버리는 게 아까워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뚝섬 나눔 장터나 서초 토요 벼룩시장에 참가하곤 했어요. 물건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쓰임이 생기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감정도 이처럼 매매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긍정적인 시각으로 감정을 들여다 보길

 

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들여다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들여다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 중, 자신과 갈등에서 생기는 감정이 힘든 것 같습니다. 자아와 감정 때문에 힘들었을 때와 이를 해소하는 방법도 궁금하네요.

열등감, 인생이 안 풀릴 때 불행함 등 다양하죠. 이런 감정을 느끼면서 깨닫는 건, 인생은 길게 봐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제 인생의 좋은 일은 항상 나쁜 일 다음에 왔어요. 사람이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고로 차를 타지 못하고 바이크를 알게 됐어요. 이를 통해 네이버 베스트 도전을 하게 됐고, 제주도로 가서 사람들을 만났어요. 제주에서 올라왔더니 중학교에서 웹툰 강사로 와 달라는 제안도 받았고, 며칠 전에는 북토크 초청도 받았어요.

해소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친구들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좋은 친구가 많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에 동의하는 친구도 있고, ‘네 잘못은 없었어?’라고 물어보는 친구도 있어요. 제가 잘못한 게 생각나면 사과하고 풀어요. 

요즘 코로나로 원격수업, 활동 제한 등으로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는 청소년들도 다수 있습니다.

저도 본 글인데, MZ세대 특징이 감정 소모를 싫어한다는 글을 봤어요. 갈등이 있을 때 손절하는 세대란 말도 있더군요. 

저는 오래된 친구가 있는데, 22년이 지나니까 이제 안 싸우게 됐어요. 싸우면서 이해하고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 MZ세대의 방식이 틀렸다는 건 아니에요. 세대마다의 방식이 있으니까요.

 

궁극적으로 나를 성장하게 하는 건,

나를 몰아세우듯 힘들게 하는 감정

 

스토리텔링을 강의하고 있는 김수정 작가
스토리텔링을 강의하고 있는 김수정 작가

 

중학교에서 수업할 때는 어떠셨나요?

양평에서 수업할 때는 학생들이 너무 착했어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죠. 바이크를 타고 여행하는 기분으로 수업을 했어요. 요즘 중학생 중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이 많아요. 저는 스토리텔링하는 방법을 가르쳤어요. 

책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보통은 기쁨, 즐거움, 환희 등 좋은 감정만 집중하고 살아요. 나를 성장하게 하는 건 열등감, 증오, 분노 등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감정을 시간을 들여 들여다보면 좋겠어요. 저는 사고 난 후, 바이크를 타기까지 20년이 걸렸어요. 하지만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고가 제 삶을 더 풍성하게 해줬죠. 

나를 몰아세우듯 힘들게 하는 감정이야말로 궁극적으로 나를 성장하게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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