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연극 산실'서 창작 실험공간으로
극장 보수 비용, 국립정동극장과 성공회 양측이 공동 부담
국립정동극장이 5년간 운영, 7월 개관작 연극 '카사노바'

세실 정동극장 외관/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세실 정동극장 외관/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1976년 개관한 세실극장. 1977부터 1980년까지 연극인회관으로 사용되며 서울연극제의 대표 축제인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된 공간이다.

6·10 민주화 선언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2020년 한국연극협회 제 59차 정기총회가 정동 세실극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코로나19 확산여파로 무기한 연기했다.

극장의 건물주는 대한성공회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도 등록돼 있는 세실극장은 개·폐관을 반복하며 위태롭게 버텨왔고 2022년 7월부터 국립정동극장이 맡아 운영한다.

 

이수현 공연기획팀장,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이수현 공연기획팀장,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국립정동극장은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세실극장 임대를 확정했다면서 노후 시설을 보수한 후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세실극장 운영을 통해 한국 공연 역사의 근간을 이어가려 한다"며 "창작 활성화는 물론 공연 생태계에 직접 기여하는 국립 공공기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재정난으로 운영 주체가 여러 차례 바뀌고 개·폐관을 반복하며 위기를 겪었다. 2018년부터 서울연극협회가 서울시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았지만, 지난해 말 “무대 상부에서 심각한 전기합선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운영을 중단한 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회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조명기와 디머 등 장비를 모두 철수했고 세실극장은 극장 기능을 상실했다"며 폐관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동 세실극장 옥상 마루에서 내려다보는 덕수궁 돌담길/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정동 세실극장 옥상 마루에서 내려다보는 덕수궁 돌담길/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이런 과정에서 오는 8월 극장 재건축에 들어가는 국립정동극장은 대한성공회와 서울정동협의체가 세실극장 운영을 제안하면서 새 운영 주체가 됐다. 임대 기간은 5년이다.

김희철 대표는 "세실극장이 국립정동극장과 함께 정동을 다시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1차 계약기간은 5년이지만 운영에 실효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후에도 지속적인 운영 체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설 노후화에 따른 극장 보수 비용은 국립정동극장과 성공회 양측이 공동 부담하기로 했다.

세실극장은 오는 7월부터 '국립정동극장 세실'로 새롭게 출발한다. 연극, 뮤지컬, 전통예술, 무용 등 우수작을 생산하는 창작 핵심 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김희철 대표는 "아티스트들이 자유롭게 창작하고 실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국립정동극장이 2차 제작극장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세실극장이 중간 단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국립정동극장 세실은 사업 및 작품 선정에 있어 다각적인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전문위원 추천으로 작품을 선정하는 '초이스 온'과 상시 지원 제도를 통하는 '스테이지 온', '기관 및 단체와의 협력'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공동 협력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수현 공연기획팀장은 "정동극장은 현재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기획, 제작하고 있다"면서 "세실에서도 장르와 스타일에 한계를 두지 않는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세실 정동극장 내부/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세실 정동극장 내부/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국립정동극장 세실은 오는 7월 공식 개관 작품인 연극 '카사노바'(7월 14~24일)를 포함해 국악 '청춘만발(8월 2~6일), 뮤지컬 '인간탐구생활'(8월 13~28일), 뮤지컬 '우주에게 보내는 편지'(9월 1~11일), 음악극 '괴물'(11월 17~27일), 뮤지컬 '달쿠샤'(12월 8~31일) 등 9개 공연을 차례로 올린다.

김희철 대표는 "국내에는 '창작산실' 등 창작 초기 단계의 지원사업들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비교적 소규모, 단시간 내 제약조건이 존재해 본격적인 완성도를 높일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 세실은 앞으로 단계적 지원을 통해 우수작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실극장의 탈바꿈을 기대한다
세실극장의 탈바꿈을 기대한다

세실 극장은 종로구 시청역에 위치해있다. 우측에 위치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2층 테라스에서 나열된 시청역의 주요건물들을 볼 수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2층 테라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2층 테라스

돌담길을 따라 덕수궁을 한바퀴 돌아오는 재미도 있다. 정동 세실극장은 위치적으로 적합한 자리에 있다. 다양한 코스를 따라 많은 시민들이 46년의 역사가 숨쉬는 정동 세실극장으로 찾아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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