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원작 탄탄한 구성, 영상 비주얼 돋보이는 작품
SF9 유태양, AI 안드로이드 아오 役...준수한 연기 펼쳐
'인간의 법정', 오는 12월 4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창작뮤지컬 '인간의 법정' 초연이 진행 중이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부분적으로 아쉬움은 남지만, 충분히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은 조광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가까운 미래, 주인을 살해한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법정에 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형 AI를 통해 인간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이야기는 SF 장르 콘텐츠의 단골 소재다. 그 안에서 어떤 새로운 포인트를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인간의 법정'은 의식을 가진 AI가 인간과 동등하게 취급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 해석의 충돌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물음들이 SF 장르 특유의 철학적 사유들을 가능하게 한다.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AI 판사와 로봇인 피고, 그리고 인간 변호사들. 이들의 관계의 여타 SF 장르와 구별짓는 '인간의 법정'만의 차별화 지점이겠다. 법정 공방과 더불어 인간과 안드로이드 사이 필연적으로 생기는 갈등, 위기 등이 이어진다. 탄탄한 구성을 갖췄지만 SF 팬들에겐 익숙한 요소들이 많아 신선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법정 공방을 좀 더 부각시켰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충분히 흥미롭다. 관객을 붙드는 힘이 있고 메시지도 명확히 와닿는다. '어쩌면 좋을까요'를 비롯한 넘버들도 중독성이 있다. 다만 부분적으로 대사와 멜로디가 어색하게 매칭된 순간들이 있다. 법정물에서 흔히 볼 수 있듯 많은 양의 대사를 속사포로 쏟아내는데, 거기에 음과 박자를 입히다 보니 벅찬 느낌이다. 초연 작품의 낯섦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가장 돋보이는 건 극장 전체를 몰입감 있게 채우는 영상 비주얼이다. 무대에는 LED 디스플레이와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콘텐츠를 활용한 다중측면 몰입식 환경을 구축했다. 3D 영화관에 온 듯한 순간들이 펼쳐지며 SF 뮤지컬로서의 매력을 과시한다.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 장면 / 대로컴퍼니 제공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하다. 아오를 돕는 변호사 호윤표 역의 오종혁, 각각 1인 2역을 소화한 김승용, 이상아는 다수 경험이 있는 배우들답게 안정적이다. 궁금한 건 안드로이드 아오 역 배우. 이번 초연에는 이재환(빅스), 유태양(SF9), 류찬열, 최하람이 캐스팅됐다. 

이중 유태양은 꽤 괜찮은 연기를 펼친다. AI로서 가지는 혼란과 고뇌를 충분히 전달한다. '수십 년 전 인기가수' SF9의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극장을 찾은 FANTASY(SF9 팬클럽)를 위한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12월 4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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