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진실한 감정 보여주고자 노력"
올해 '스핏 파이어 그릴' '렛미플라이' '모래시계' '킹키부츠' '사랑의 불시착' 5개 작품 출연 '열일'
"연기는 항상 초면...미지의 세계 같아요"

①에 이어서...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운명적인 사랑과 애틋한 재회, 애절한 이별까지. 우여곡절 많은 인물을 표현하다 보니 그만큼 무대에서의 감정 소모도 많았다. 게다가 한두 번도 아니고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같은 감정을 보여줘야 하니 더욱이. 나하나는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고충"이라면서도 "매번 진실한 감정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진실로 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트라우마를 보여줄 때도, 리정혁과 헤어질 때도 정말 리얼로 들어가야 관객분들이 보실 때 설득력이 생기거든요. 특히나 저희는 원작이 압축되다 보니 배우들이 쌓아둔 감정으로 보여드리지 않으면 몰입해서 보기 힘들어요"

"엔딩신이 세리의 뒷모습이에요. 근데 전 뒷모습이라도 진짜로 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성비는 떨어지지만.(웃음) 실제로 그 상황이면 주체가 안 됐을 것 같아요. 정말 마지막이니까. 등으로 우는 연기를 해도 진짜가 아니면 그 공기가 안 만들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매번 정말 리얼로 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더 어렵기도 하고요"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이번 작품은 원작에서 사용됐던 음악을 포함해 대부분 넘버가 드라마 OST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일반적인 뮤지컬 넘버들과 다른 '사랑의 불시착'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뮤지컬배우로서 낯설기도 했지만 실용음악을 전공했던 나하나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작업이었다.

"가요는 표현을 섬세하게 해야 듣는 사람한테 더 전달력이 생겨요. 소리적인 표현들도 중요하고요. 뮤지컬 넘버들은 더 연기적인 호흡을 투영해야 해요. 그걸 어느 정도 선까지 섞어야 할지 고민이 됐어요. 고민 끝에 지금은 그냥 가요처럼 부르는 것 같아요. 저도 실용음악을 먼저 접했기에 그게 더 편한 느낌도 있고요. 근데 아직도 계속 다듬어가는 중인 것 같아요"

"세리가 북한의 마을에 정착하고 사람들과 가족화가 되는 과정이 드라마에서 긴 호흡으로 그려져요. 근데 그걸 뮤지컬 언어로 잘 압축해 표현한 장면이 '내조의 여왕'이라고 생각해요. 리정혁과 하는 듀엣들도 너무 좋아요. '한 걸음만 더' 같은 노래들. 음악이 많은 걸 설명해주죠. 남북으로 갈려서 다시 볼 수 없는 상황. 평범한 연인일 수 있었던 사랑을 함축적으로 가사에 잘 녹여낸 것 같아요"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랑의 불시착'은 윤세리와 리정혁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을 그린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드라마'지만, 운명적 사랑을 꿈꾸는 이들이 많기에 사랑을 받은 것도 사실. 극에서 이를 경험한 나하나는 실제로 운명을 믿을까.

"전 사람을 되게 오래 봐야 해요 그래서 '사랑의 불시착'을 더 재밌게 보는 것 같기도 해요. 저랑은 상반된 사랑의 방식이라서. 전 오래 지켜보고, 그 사람에 대해 많이 알고서 교제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첫눈에 반하는 운명 같은 건 항상 탈이 있더라고요(웃음)"

나하나는 지난해 8월 뮤지컬 '금악' 공연을 앞두고 목디스크가 발생해 공연 하차 후 휴식에 들어갔다. 반년 가까이 쉬면서 무대에 대한 갈증이 쌓였고, 2022년에는 '스핏 파이어 그릴' '렛미플라이' '모래시계' '킹키부츠' '사랑의 불시착'까지 무려 5개 작품에 연달아 출연했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재밌었다고 전했다.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사진=배우 나하나 / 이현지 기자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은 있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캐릭터도 다 다르고 작품마다 매력도 다르니까. 그래서 오히려 리프레시된 것 같아요. 근데 너무 겹쳐서 많이 하면 컨디션 조절이나 같이하는 팀한테 연습할 때 폐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너무 겹쳐서 하는 건 멀리하려고요"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접하면서 경험치를 늘렸다. 게다가 올해 참여한 '모래시계'와 '사랑의 불시착' 모두 인기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작품. 배우 입장에서는 특히나 연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나하나는 "아직도 연기는 갈 길이 구만리고 항상 초면이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기는 매일 다르고 매일 처음 보는 사람 같아요. 하지만 그래서 재밌어요. 미지의 세계인 것 같거든요. 그게 오히려 안전한 상태인 것도 같아요. 불완전하고 확신이 없는 상태임에도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상태. 그걸 받아들여야 비로소 완전하고 안정된 상태가 되는 게 아닌가 싶고요. 내년에는 연기를 더 열심히 파보려고 해요. 연기 수업도 꾸준히 받고 있고, 연극도 해보려고 준비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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