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스치는 이 대화들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행지에서 다양한 대화를 한다.

햇살 비치는 그랑 플라스(Grand Place) 광장. 사방에서 들리는 종소리가 싱그러움을 연출한다.
햇살 비치는 그랑 플라스(Grand Place) 광장. 사방에서 들리는 종소리가 싱그러움을 연출한다.

터키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벨기에 여행을 갔다. 브뤼셀은 광장이 멋지다. 들어가자마자 사방에서 싱그러운 종소리가 들렸다. 날씨가 유난히 좋았다. 겨울 유럽 여행에서는 보통 흐린 날씨를 만났는데 모처럼 햇살에 비치는 광장을 보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 며칠 뒤 2021년이 끝난다. 이곳에서 맞이하는 새해에 나는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벨기에에서 브뤼셀 못지 않게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곳이 근교 겐트(Ghent)다.
벨기에에서 브뤼셀 못지 않게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곳이 근교 겐트(Ghent)다.

카페에 들어갔다. “Bonjour!” 불어가 들렸다. 벨기에는 불어가 일반적인 곳이다. 프랑스에서 온 친구는 능숙하게 주문했다. 나는 영어로 주문했다. 샌드위치를 시켰다. 창밖에는 브뤼셀의 한 거리가 보였다. 날씨는 다시 흐려졌다. 맑은 날은 유럽에서 그렇게 오래가지 않는 듯 보였다. 대화가 시작됐다. 여행지에서 스치는 이 대화들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터키 친구가 말을 꺼냈다. “너희 나라 통화는 안정적이니?” 터키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지 못한다고 했다. 나라 경제를 잘 이끌지 못한 결과는 참담하다고 했다. 흥미로웠다. 통화가치의 차이는 환전할 때만 느끼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그걸 생활 속에서 느끼고 있었다. 통화가치 변동에 따른 피해 사례를 줄줄이 듣게 되었다.

며칠 새에 터키 통화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다. 국가경제는 혼란에 휩싸였다. 친구들은 조언까지 덧붙였다. 지금이 터키를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라고도 말해줬다. 터키의 통화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같은 돈으로도 비교적 나은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로의 가치는 독일보다 터키에서 훨씬 높았다. 비슷한 제품을 절반 정도의 돈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브뤼셀에는 여전히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브뤼셀에는 여전히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었다.

여행지에서 다양한 대화를 한다.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고 있는 친구와 대화했다. 코로나 방역 정책에 사람들이 무심하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은 매우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고 다들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대화들은 한국을 다시 기억하게 됐다. 해가 저물고 금세 밤이 됐다. 벨기에에서 2021년의 마지막 날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건물의 표면에서 쉴새 없이 움직이는 빛 퍼모먼스는 예고없이 갑자기 시작됐다.
건물의 표면에서 쉴새 없이 움직이는 빛 퍼모먼스는 예고없이 갑자기 시작됐다.

벨기에 브뤼셀 그랑플라스(Grand Place) 광장은 도시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화려한 불빛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 새해 카운트다운을 기대하고 있던 우리는 광장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코로나로 인해 새해 행사는 취소된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숙소로 향하는데,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새해 첫날 우연히 만난 브뤼셀 광장의 빛 퍼포먼스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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