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뮤지컬 스크린으로...윤제균 감독 8년 만 신작
높은 완성도의 음악, 비주얼, 연기...감동 유발 방식은 호불호 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오는 12월 21일 개봉

사진=영화 '영웅' 스틸
사진=영화 '영웅' 스틸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국내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인 '영웅'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결과는 성공적인 한국형 뮤지컬 영화의 탄생. 다만 윤제균 감독 특유의 신파성을 싫어하는 관객에게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는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2009년 초연 이후 13년간 여덟 시즌을 거친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다.

사진=영화 '영웅' 스틸
사진=영화 '영웅' 스틸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대한민국 최초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이다. 오랜만에 연출한 작품이지만 윤 감독 특유의 색깔이 묻어있다. 좋게 보면 감동, 나쁘게 보면 신파다.

조국을 향한 안중근과 독립군의 마음은 분명 뜨거운 울림을 준다. 다만 눈물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너무 전면에 드러난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충분히 지루함 없이 즐길 수 있다.

뮤지컬영화로서의 완성도는 높다. 깔끔하고 풍부한 사운드는 극장에서도 충분히 무대 못지않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사진=영화 '영웅' 스틸
사진=영화 '영웅' 스틸

'누가 죄인인가' '장부가'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 등 대표 넘버들이 모두 수록됐다. 여기에 설희의 솔로 넘버 '그대 향한 나의 꿈'이 추가돼 새로움을 더했다. 단체 넘버는 장엄하고 웅장하다.

한국영화 최초로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라이브 녹음 방식을 택했다. 무려 영화의 70%를 현장에서 녹음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노래에는 인물들의 감정이 한껏 담겼다. 뮤지컬이 전문이 아닌 배우들은 테크닉적인 부분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호흡과 떨림이 담긴 연기와 맞물려 무대와는 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영상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미장센, 롱테이크를 적극 활용한 카메라 무빙이 돋보인다. 한국과 라트비아를 넘나드는 로케이션 촬영 및 대규모 세트로 스펙터클함을 더했다. 무대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영화 '영웅'만의 장점이라 할만하다.

사진=영화 '영웅' 스틸
사진=영화 '영웅' 스틸

정성화는 2009년 초연 이후 2019년 10주년 기념공연까지 총 7번의 시즌에서 안중근 역으로 참여했다. '영웅'을 대표하는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도 기대만큼, 어쩌면 그 이상을 보여준다. 무대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섬세한 표현들을 확인할 수 있다.

독립군 정보원 설희 역의 김고은의 노래 실력도 궁금한 부분이었다. 슬픔과 분노 가득 담긴 인물에는 제격인 보이스다. 조우진,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등은 무난하게, 박진주의 감초 연기는 일품. 

한편 '영웅'은 오는 12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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